전국 곳곳 초유의 `정전대란`

발전소ㆍ원전 정비가 원인… 늦더위에 수요예측 못해 사고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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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 15일 오후 3시쯤부터 정전이 발생했다. 예상치 못한 늦더위로 전력 수요가 급증해 과부하가 걸리자 전력 당국이 지역별로 강제 순환정전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전력 수요 급증을 예측하지 못하고, 상당수의 발전소 가동을 중단한 채 예비점검에 나선 당국의 안일한 판단이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이날 소셜네트워크(SNS)와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와 영등포, 마포, 종로, 강남, 송파 일부지역과 경기도 분당, 인천 가좌동 등 전국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정전이 발생했다. 한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30분 현재 전국 약 162만호가 정전된 상태다. 지역별로는 영남이 60만호로 가장 많고, 수도권 46만호, 호남 34만호, 강원ㆍ충청 22만호 등이다. 이 날 갑작스러운 정전이 발생하면서 사람들이 건물 엘리베이터에 갇히고 은행ㆍ병원ㆍ편의점 등 각종 편의시설에서 혼란이 발생하는 등 각종 피해가 속출했다.

이 날 정전은 전력공급능력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진 전력거래소가 오후 3시부터 30분 단위로 지역별 순환정전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는 지난 9일로 하절기 전력수급기간이 종료되면서 발전기 계획예방정비 시행으로 834만㎾ 가량의 수요 공백이 발생한 상황에서 이상 고온으로 계획대비 수요가 320만㎾ 증가해 순환정전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순환정전은 이 날 오후 8시부터 순차적으로 해제됐다. 지역별 순환정전은 위 2가지 조치로 예비력 400만㎾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 사전 작성된 매뉴얼에 따라 지역별로 전력공급을 순차 차단하는 조치다.

전력거래소측은 "3시에 전력예비력이 안정유지수준인 400만㎾이하로 하락하자 95만㎾의 자율절전과 89만㎾의 직접부하제어를 시행했지만 수요 증가로 회복되지 않자 지역별 순환정전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상 조치를 통해 오후4시35분쯤 전력수요를 6260만㎾로 내리며 411만㎾의 예비력(공급능력 6671만㎾)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전사태로 전력 당국의 수요량 오판에 따른 책임론이 제기될 전망이다. 전력거래소에서 밝힌 이 날 최대 전력수요는 6721만㎾ 안팎으로 올 여름철 최대전력수요량을 기록했던 지난달 31일의 7219만㎾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였지만 당국의 오판으로 예비력을 거의 소진할 정도로 떨어졌다. 전력당국은 하계수급 비상기간 종료로 정비를 보류했던 발전소 23개를 예방정비하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설명했지만 이 또한 최대전력 수요를 제대로 예상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 특히 올 여름철에는 유난히 많았던 집중호우와 늦더위 등 기상 변화가 심했던 점과 추석 이후 무더위가 재현된다는 기상 예보가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염명천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하계 전력 수급기간이 지난 상태에서 갑자기 이상 고온 현상이 발생해 순환정전에 대해 사전경고를 하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정전 상황을 미리 예상해 사전에 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염 이사장은 "현재 계획예방정비 중인 발전기 중 일부를 순차 가동하고 수요자원시장을 개설하는 한편 430만㎾의 양수발전을 가동할 예정이어서 오늘 같은 수급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승룡기자ㆍ이홍석기자 srkim@

◆사진설명 : 15일 늦은 더위로 전력 수요가 일시에 몰리면서 전국적으로 곳곳에 정전이 일어나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서울 청계천 주변 도로 신호등이 정전으로 작동을 멈춰 차량이 길게 정체되고 있다.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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