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다. 배신을 때렸다느니, 글로벌 IT세상에 쿠데타를 일으켰다느니. 표현이야 어떻든 구글이 큰 사고를 친 것만은 사실이다. 2년도 안돼서 전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의 절반을 차지한 회사가 돌연, 한때 세계 시장 2위의 지위까지 누렸던 제조업체를 인수한다니 그 행보가 놀랍다.
구글 안드로이드는 개방성을 지향하며 폐쇄적인 운영체제 IOS의 아이폰을 들고 온 애플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었고, 그래서 삼성전자 등 모든 휴대폰 업체들이 열심히 그들을 따랐다. 유선 검색부문의 강자에 불과했던 구글이 단기간에 모바일부문에서 애플과 동격의 지위를 거머쥔 것도 따지고 보면 애플에 위협받던 단말회사들의 강력한 하드웨어 영향력 덕분이었다. 그런데 구글이 단말회사를 인수해 직접 하드웨어까지 만들겠단다.
처음엔 모토로라 특허를 확보함으로써 범 안드로이드 진영이 애플의 특허공세에 맞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글의 발표가 그럴듯해 보였다. 이 거룩한 일에 무려 125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니 대단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그들의 속셈이 드러나고 있다. OS-안드로이드마켓이라는 콘텐츠-제조를 아우르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수직계열화 모바일 거대기업이 그들의 노림수였다. 때에 따라선 애플보다 더 파괴적일 수 있다.
동지였던 구글이 순식간에 적군이 되어버렸다. 이제 구글은 가장 최신의 안드로이드버전을 자기 식구인 모토로라에 우선 공급하고, 모토로라폰에 최적화해 안드로이드를 진화시킬 게 분명하다. 지난 2년 동안 실질적으로 안드로이드를 키워왔던 삼성전자 등 단말제조업체들은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판이다.
물론 당장의 변화는 없다. 단말업체들의 안드로이드 진영이탈은 구글에게도 좋을 게 없을 테니. 하지만 한동안 다독임은 있을지라도, 그런 불완전한 관계가 얼마나 가겠는가.
구글의 `도발'은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며 전 세계 모바일시장에 던졌던 충격에 버금간다.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아이폰도 처음엔 그런 안일한 분석이 많았다. 곶감 빼먹는 재미에 빠져 멍 때리는 동안 혁명은 거침없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제 모바일시장은 하드웨어파워나 소프트파워 가운데, 하나만으로 세상을 지배할 수 없다. 또, 그 어떤 하나의 파워아래 종속되면 결코 홀로 설 수도 없다.
우린, 우리의 것이 미숙해 늘 다른 이의 것을 이용해 왔다. CDMA 원천기술도 그랬다. 우리의 선택에 작은 벤처기업 퀄컴은 세계적 기업이 되기도 했다. 2009년 안드로이드OS의 스마트폰 첫버전 컵케익(1.5)이 지금 진저브레드(2.3)까지 진화하는 동안 이를 테스트하고 시장에 안정화시켜준 일등 공신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리 기업들이다.
이 정도면 배신이라고 할만하다. 그렇다고 이미 다른 데 마음이 가 있는 이를 붙들 일은 아니다. 그들의 선택은 전략적 판단이며, 이런 이별은 늘 있는 일이니까. 배신에 대처하는 법은 기업도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내 힘을 키워 복수하는 것, 그 복수의 형태가 다를 뿐이다. 그 혹은 그녀가 어느 날 당신에게 이별을 고하더라도 서러워하거나 분노할 일이 아니다. 더 초라해지고 구차해질 뿐이니까. 돌이켜 보면 미련은 한시라도, 일초라도 더 빨리 쓰레기통에 내다 버리는 것이 아프지만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아직은 미약한 OS역량, 이제는 이 세상 휴대폰시장에서 절반의 영향력을 가진 코리아 제조업체들이 우리의 것으로 키워 갈 수는 정녕 없는가. 정부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생각이 더 많이 바뀌고 M&A규제도 유연해져야겠다. 기업의 답답한 칸막이식 사고방식은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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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안드로이드는 개방성을 지향하며 폐쇄적인 운영체제 IOS의 아이폰을 들고 온 애플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었고, 그래서 삼성전자 등 모든 휴대폰 업체들이 열심히 그들을 따랐다. 유선 검색부문의 강자에 불과했던 구글이 단기간에 모바일부문에서 애플과 동격의 지위를 거머쥔 것도 따지고 보면 애플에 위협받던 단말회사들의 강력한 하드웨어 영향력 덕분이었다. 그런데 구글이 단말회사를 인수해 직접 하드웨어까지 만들겠단다.
처음엔 모토로라 특허를 확보함으로써 범 안드로이드 진영이 애플의 특허공세에 맞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글의 발표가 그럴듯해 보였다. 이 거룩한 일에 무려 125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니 대단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그들의 속셈이 드러나고 있다. OS-안드로이드마켓이라는 콘텐츠-제조를 아우르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수직계열화 모바일 거대기업이 그들의 노림수였다. 때에 따라선 애플보다 더 파괴적일 수 있다.
동지였던 구글이 순식간에 적군이 되어버렸다. 이제 구글은 가장 최신의 안드로이드버전을 자기 식구인 모토로라에 우선 공급하고, 모토로라폰에 최적화해 안드로이드를 진화시킬 게 분명하다. 지난 2년 동안 실질적으로 안드로이드를 키워왔던 삼성전자 등 단말제조업체들은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판이다.
물론 당장의 변화는 없다. 단말업체들의 안드로이드 진영이탈은 구글에게도 좋을 게 없을 테니. 하지만 한동안 다독임은 있을지라도, 그런 불완전한 관계가 얼마나 가겠는가.
구글의 `도발'은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며 전 세계 모바일시장에 던졌던 충격에 버금간다.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아이폰도 처음엔 그런 안일한 분석이 많았다. 곶감 빼먹는 재미에 빠져 멍 때리는 동안 혁명은 거침없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제 모바일시장은 하드웨어파워나 소프트파워 가운데, 하나만으로 세상을 지배할 수 없다. 또, 그 어떤 하나의 파워아래 종속되면 결코 홀로 설 수도 없다.
우린, 우리의 것이 미숙해 늘 다른 이의 것을 이용해 왔다. CDMA 원천기술도 그랬다. 우리의 선택에 작은 벤처기업 퀄컴은 세계적 기업이 되기도 했다. 2009년 안드로이드OS의 스마트폰 첫버전 컵케익(1.5)이 지금 진저브레드(2.3)까지 진화하는 동안 이를 테스트하고 시장에 안정화시켜준 일등 공신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리 기업들이다.
이 정도면 배신이라고 할만하다. 그렇다고 이미 다른 데 마음이 가 있는 이를 붙들 일은 아니다. 그들의 선택은 전략적 판단이며, 이런 이별은 늘 있는 일이니까. 배신에 대처하는 법은 기업도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내 힘을 키워 복수하는 것, 그 복수의 형태가 다를 뿐이다. 그 혹은 그녀가 어느 날 당신에게 이별을 고하더라도 서러워하거나 분노할 일이 아니다. 더 초라해지고 구차해질 뿐이니까. 돌이켜 보면 미련은 한시라도, 일초라도 더 빨리 쓰레기통에 내다 버리는 것이 아프지만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아직은 미약한 OS역량, 이제는 이 세상 휴대폰시장에서 절반의 영향력을 가진 코리아 제조업체들이 우리의 것으로 키워 갈 수는 정녕 없는가. 정부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생각이 더 많이 바뀌고 M&A규제도 유연해져야겠다. 기업의 답답한 칸막이식 사고방식은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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