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사업분사로 업계 메가톤급 후폭풍 예고… 삼성전자엔 호재
지난 30년간 세계 IT시장의 `빅뱅'을 주도해왔던 PC산업이 `소프트파워'가 주도하는 IT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몰락하며 단순 하드웨어 조립산업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HP, IBM 등 PC의 본고장인 미국 IT기업들이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는 PC 하드웨어 사업을 접고, 기업용 소프트웨어(솔루션) 사업에 집중하는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제 PC산업은 중국과 대만 등 소위 가격과 제조 경쟁력을 갖춘 국가의 하청산업으로 변모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어찌됐든 가까운 미래 세계 PC산업계에 메가톤급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예측에는 이견이 없다.
세계 1위 PC업체인 HP가 최근 PC사업 분사를 전격 발표함에 따라 HP와 델 등 미국 업체들이 이끌어왔던 PC업계 변화가 예상된다. HP와 델에 이어 PC업계 3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레노버와 대만 에이서 등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업체들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단기적으론 최근 PC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시장조사업체 IDC가 발표한 2011년 2분기 세계 PC 출하량 점유 현황에 따르면 HP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3% 늘어 18.1%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델은 2.8% 증가해 12.9% 점유율로 2위, 레노버는 22.9% 성장한 12.2%로 3위에 올랐다. 4위는 보급형 노트북PC 부문에서 성장세가 둔화한 에이서가 차지했다.
2006년 3분기부터 처음으로 델을 제치고 PC부문 1위에 오른 HP는 6년간 세계 PC 1위를 지켜왔지만 결국 PC사업 분사를 선택했다. HP의 이번 결정은 그만큼 PC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2007년 세계 PC출하량은 2억5000만대에서 지난해 3억6800만대로 매년 15% 이상 성장해 왔지만, PC업체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 운영체제(OS), 인텔 CPU 교체와 함께 주기적으로 성장해온 PC업체들은 지난 2001년 윈도XP 출시 이후 성장세를 놓쳤으며, 이후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여왔다.
MS가 윈도 비스타와 윈도7을 차례로 내놨지만 이전 OS 교체시만큼 PC 신수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때문에 선두업체들조차 영업이익률이 5% 전후인 무의미한 가격경쟁이 계속됐다. 하위권 PC업체들도 HP와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인텔이 신흥시장 부흥을 위해 의욕적으로 출시한 저가 넷북은 오히려 북미와 유럽 PC시장에 간섭효과를 가져왔다.
HP의 이번 PC 부문 분사가 단기적으론 다른 PC제조사에 호재로 작용할 듯 하다. 특히 세계 PC 시장점유율 약 5%인 업계 7위 삼성전자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 초 `시리즈 9'으로 프리미엄 노트북PC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구글 크롬 운영체제를 탑재한 `시리즈 5'를 출시해 클라우드 기반 노트북PC 시장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회사는 내달 고성능 게임용PC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알려져, HP PC사업부 분사가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가 다음달 출시할 예정인 `시리즈 7'은 인텔 최신 쿼드코어 CPU i7을 탑재하고 17.3인치 대형 LCD(1980X1080), 레이디언 6970 그래픽카드(2GB 메모리), 여기에 16GB 메모리, 블루레이 드라이브, USB 3.0, HDMI, 블루투스3.0, 백라이트 키보드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도 2600달러로 최근 낮아진 PC가격을 감안할 때 최고 수준이다.
PC시장은 전반적으로 위축하고 있지만, 게임용 PC시장은 CPU와 그래픽카드 등 주요 부품 교체주기가 빨라 각 PC업체들이 군침을 삼키는 수익성 높은 부분이다. 델은 `에일리언웨어'라는 게임용 PC만을 위한 전문 브랜드를 가지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장과 함께 PC산업의 무게 중심이 빠르게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이동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론 기존 PC제조사들도 단순 하드웨어에서 벗어난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PC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세계 PC시장 성장은 OS와 부품성능 개선을 통한 3년 안팎의 교체주기로 이뤄져왔으나, 이제 PC사양은 이미 상향평준화 된데다 CPU 성능보다 네크워크 속도와 콘텐츠가 더 중요해졌다"며 "하드웨어 제조만 고집하면 중국과 신흥시장을 발판으로 성장하는 중국PC업체들도 결국 HP와 같은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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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IBM 등 PC의 본고장인 미국 IT기업들이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는 PC 하드웨어 사업을 접고, 기업용 소프트웨어(솔루션) 사업에 집중하는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제 PC산업은 중국과 대만 등 소위 가격과 제조 경쟁력을 갖춘 국가의 하청산업으로 변모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어찌됐든 가까운 미래 세계 PC산업계에 메가톤급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예측에는 이견이 없다.
세계 1위 PC업체인 HP가 최근 PC사업 분사를 전격 발표함에 따라 HP와 델 등 미국 업체들이 이끌어왔던 PC업계 변화가 예상된다. HP와 델에 이어 PC업계 3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레노버와 대만 에이서 등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업체들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단기적으론 최근 PC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시장조사업체 IDC가 발표한 2011년 2분기 세계 PC 출하량 점유 현황에 따르면 HP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3% 늘어 18.1%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델은 2.8% 증가해 12.9% 점유율로 2위, 레노버는 22.9% 성장한 12.2%로 3위에 올랐다. 4위는 보급형 노트북PC 부문에서 성장세가 둔화한 에이서가 차지했다.
2006년 3분기부터 처음으로 델을 제치고 PC부문 1위에 오른 HP는 6년간 세계 PC 1위를 지켜왔지만 결국 PC사업 분사를 선택했다. HP의 이번 결정은 그만큼 PC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2007년 세계 PC출하량은 2억5000만대에서 지난해 3억6800만대로 매년 15% 이상 성장해 왔지만, PC업체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 운영체제(OS), 인텔 CPU 교체와 함께 주기적으로 성장해온 PC업체들은 지난 2001년 윈도XP 출시 이후 성장세를 놓쳤으며, 이후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여왔다.
MS가 윈도 비스타와 윈도7을 차례로 내놨지만 이전 OS 교체시만큼 PC 신수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때문에 선두업체들조차 영업이익률이 5% 전후인 무의미한 가격경쟁이 계속됐다. 하위권 PC업체들도 HP와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인텔이 신흥시장 부흥을 위해 의욕적으로 출시한 저가 넷북은 오히려 북미와 유럽 PC시장에 간섭효과를 가져왔다.
HP의 이번 PC 부문 분사가 단기적으론 다른 PC제조사에 호재로 작용할 듯 하다. 특히 세계 PC 시장점유율 약 5%인 업계 7위 삼성전자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 초 `시리즈 9'으로 프리미엄 노트북PC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구글 크롬 운영체제를 탑재한 `시리즈 5'를 출시해 클라우드 기반 노트북PC 시장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회사는 내달 고성능 게임용PC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알려져, HP PC사업부 분사가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가 다음달 출시할 예정인 `시리즈 7'은 인텔 최신 쿼드코어 CPU i7을 탑재하고 17.3인치 대형 LCD(1980X1080), 레이디언 6970 그래픽카드(2GB 메모리), 여기에 16GB 메모리, 블루레이 드라이브, USB 3.0, HDMI, 블루투스3.0, 백라이트 키보드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도 2600달러로 최근 낮아진 PC가격을 감안할 때 최고 수준이다.
PC시장은 전반적으로 위축하고 있지만, 게임용 PC시장은 CPU와 그래픽카드 등 주요 부품 교체주기가 빨라 각 PC업체들이 군침을 삼키는 수익성 높은 부분이다. 델은 `에일리언웨어'라는 게임용 PC만을 위한 전문 브랜드를 가지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장과 함께 PC산업의 무게 중심이 빠르게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이동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론 기존 PC제조사들도 단순 하드웨어에서 벗어난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PC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세계 PC시장 성장은 OS와 부품성능 개선을 통한 3년 안팎의 교체주기로 이뤄져왔으나, 이제 PC사양은 이미 상향평준화 된데다 CPU 성능보다 네크워크 속도와 콘텐츠가 더 중요해졌다"며 "하드웨어 제조만 고집하면 중국과 신흥시장을 발판으로 성장하는 중국PC업체들도 결국 HP와 같은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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