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성 떨어져 '전부'서 '일부'로… 금융권 반발 등 작용도
오는 9월 말 발효를 앞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중에서 암호화 등 핵심사항이 수정된다. 당초 행정안전부가 제시했던 1차 시행령안의 전부 암호화 조치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과 업계의 반발로 일부 암호화로 변경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본지가 입수한 행안부 시행령안 2차 초안과 업계에 따르면 시행령안 1차 때 발표된 암호화 조치 관련 부분이 현실적 상황을 반영해 크게 완화된다.
당초 1차안으로 발표된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제33조 `개인정보의 안전성 확보조치 조항' 4항에는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저장, 전송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암호화 등 조치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2차안에서는 암호화 조치를 전송시와 저장시 두개로 분류해 규정하고 있다. 전송시에는 개인정보든 고유식별정보든 모두 암호화해서 전송하도록 했고, 저장시에는 별도로 암호화 규정을 두지는 않지만 주민등록번호만 암호화하도록 했다. 이밖에 신용카드, 계좌정보 등은 부처별 법령에서 정하도록 했다. 이처럼 행안부가 당초 입장을 바꿔 암호화 수준을 변경한 것은 금융권의 반발이 예상외로 강력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와중에 암호화관련 외산기업들만 특수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을 가능성이 높다.
행안부는 개인정보보호법 제정 후 개인정보의 전송, 저장 영역의 모든 개인정보 데이터를 암호화하겠다며 높은 수준의 보안 수위를 시행령 안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이같은 보안 수준을 맞추기 위해서 은행의 경우 1조원 이상의 예산과 수년에 걸친 준비 기간이 필요할 정도로 현실성이 없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보험사도 모든 프로세스를 단시일내에 암호화 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고, 심지어 고객 주민등록번호까지 암호화하지 않는 곳이 상당수여서 행안부의 보안수준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처럼 암호화 조치와 관련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자 행안부는 당초 입장을 수정해 암호화 부분에 있어 업계 의견을 반영하고, 암호화 이외 개인정보보호 강화 방안을 허용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했다.
행안부는 시행령 2차안을 다음주 중 최종 확정하고 일반에 알린 후 다시 의견 수렴 등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암호화 이외 다양한 보안 강화 방법이 있기 때문에 암호화 조치가 없어졌다고 해서 개인정보보호법 의미가 축소되는 건 아니다"며 "기존 정보통신망법이 커버하지 못했던 금융권의 계좌번호, 카드번호 등 금융 정보에 대한 암호화 조치가 또 한번 벽에 부딪혀 좌절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권이 이번 시행령안을 빌미로 암호화를 미흡하게 하거나, 개인정보보호 투자를 줄이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길재식ㆍ김지선기자 osolgil@ㆍdubs45@
▶김지선기자의 블로그 : http://blog.dt.co.kr/blog/?mb_id=dubsr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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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본지가 입수한 행안부 시행령안 2차 초안과 업계에 따르면 시행령안 1차 때 발표된 암호화 조치 관련 부분이 현실적 상황을 반영해 크게 완화된다.
당초 1차안으로 발표된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제33조 `개인정보의 안전성 확보조치 조항' 4항에는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저장, 전송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암호화 등 조치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2차안에서는 암호화 조치를 전송시와 저장시 두개로 분류해 규정하고 있다. 전송시에는 개인정보든 고유식별정보든 모두 암호화해서 전송하도록 했고, 저장시에는 별도로 암호화 규정을 두지는 않지만 주민등록번호만 암호화하도록 했다. 이밖에 신용카드, 계좌정보 등은 부처별 법령에서 정하도록 했다. 이처럼 행안부가 당초 입장을 바꿔 암호화 수준을 변경한 것은 금융권의 반발이 예상외로 강력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와중에 암호화관련 외산기업들만 특수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을 가능성이 높다.
행안부는 개인정보보호법 제정 후 개인정보의 전송, 저장 영역의 모든 개인정보 데이터를 암호화하겠다며 높은 수준의 보안 수위를 시행령 안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이같은 보안 수준을 맞추기 위해서 은행의 경우 1조원 이상의 예산과 수년에 걸친 준비 기간이 필요할 정도로 현실성이 없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보험사도 모든 프로세스를 단시일내에 암호화 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고, 심지어 고객 주민등록번호까지 암호화하지 않는 곳이 상당수여서 행안부의 보안수준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처럼 암호화 조치와 관련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자 행안부는 당초 입장을 수정해 암호화 부분에 있어 업계 의견을 반영하고, 암호화 이외 개인정보보호 강화 방안을 허용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했다.
행안부는 시행령 2차안을 다음주 중 최종 확정하고 일반에 알린 후 다시 의견 수렴 등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암호화 이외 다양한 보안 강화 방법이 있기 때문에 암호화 조치가 없어졌다고 해서 개인정보보호법 의미가 축소되는 건 아니다"며 "기존 정보통신망법이 커버하지 못했던 금융권의 계좌번호, 카드번호 등 금융 정보에 대한 암호화 조치가 또 한번 벽에 부딪혀 좌절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권이 이번 시행령안을 빌미로 암호화를 미흡하게 하거나, 개인정보보호 투자를 줄이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길재식ㆍ김지선기자 osolgil@ㆍ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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