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클라우드 사업 성공 조건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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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7-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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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클라우드 사업 성공 조건
최근 IT업계에 클라우드 컴퓨팅 화두가 뜨겁다. 이미 오래 전부터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이 주목을 받아왔지만 최근 KT가 소프트뱅크와 합작하여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키로 한 사실과 애플 스티브 잡스가 자사 클라우드 컴퓨팅 아이클라우드를 소개하면서 일반인에게도 이 새로운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KT와 소프트뱅크의 합작과 애플의 단말기를 연결하는 iCould의 계획은 이제 IT 서비스의 글로벌 경쟁이 코앞에 와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IT 기기의 제조 외에는 이렇다 할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출혈 경쟁을 해온 IT 업계는 이 새로운 기술이 업계의 숨통을 틔울 수 있을까 기대하는 눈치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거의 모든 IT 자산을 기업과 개인들은 소유하지 않고 전기나 가스ㆍ수돗물 등과 같은 유틸리티 서비스로 공급받음으로써 막대한 고정자산 투자의 부담을 덜고, 기술의 관리와 운영의 비용도 줄이자는 것이다. 즉사업적으로 보면 IT 서비스 업계가 오랫동안 시도하고 주장해온 IT 아웃소싱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할 것인가를 판단하려면 왜 국내에서 아웃소싱이 IT 서비스 사업으로 성공하지 못하였는지를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의 IT 서비스업, 특히 아웃소싱 사업의 부진은 한국경제의 투명성 부족이라는 구조적 한계과 서비스 제공업자들이 신뢰라는 무형자산의 결핍에 대해 간과하고 있는 면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기업집단들은 거의 모두 그 주력사업과는 무관하게 IT 관련 자회사를 두고 있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은 부의 편법적 상속 수단으로 전락한 MRO와 SI회사들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는 의심을 두고 있다. IT 투자의 의사결정이 기업의 경쟁력과 경제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주의 상속과 부의 편법적 수단이 된다면 기업들은 그 경쟁력과 무관하게 IT 관련 기업을 계속 유지할 것이고 이는 전문화된 기업이 공개적으로 경쟁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한국경제 전반의 투명성 제고없이는 IT 서비스업이 제대로 된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없을 것이다. 80년대에 정부는 창업투자사를 장려하기 창투사의 자본금에 한해 자금원을 불문에 부치는 조치를 취하였다. 그래서 우후죽순처럼 설립된 창투사들이 벤처 생태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증거는 희박하다. 오늘날 IT 산업은 과거 창투사가 했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받고 있다.

이게 아니라면 IT 서비스 업체들의 사업모델에 근본적 취약점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본격적인 기업의 IT 아웃소싱은 자사의 정보자산을 통째로 타사에 위탁하는 것이고 고객 서비스의 중단의 위험을 타사에 의존하는 것이다. 고객이 돈을 금융기업에 맡길 수 있는 것은 은행이 돈을 되돌려 준다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경제개발 시절 한국의 대기업들은 외환 거래를 국내 금융회사를 통하지 않고 외국계 은행을 선호하였다. 그 배경에는 한국 금융기관들이 외부의 압력에 금융정보 거래의 기밀을 지켜주지 못할 것이라는 의구심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정보자산의 위탁은 돈의 위탁보다 더 높은 수준의 신뢰를 요구한다. 또한 IT 서비스 장애로 인한 업무의 마비에서 오는 운영위험(Operation Risk)을 감내할 수 있는 재정적 능력이 있느냐는 신뢰가 필요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서비스이나 불행하게도 한국의 IT 서비스 업체들은 매우 영세하며 계약금액을 초과하는 운영리스크에 대해 재정적 위험을 부담할 능력을 의심받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 IT 서비스 사업이 `저부가가치 고급노동력 공급사업'을 피하려면 IT 서비스 산업이 기술회사가 아니라 신뢰공여자라는 사업모형에 대한 경영자의 인식과 경제의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이슈와 전망' 필진으로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학장이 합류합니다.

△현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장 △전 한국경영학회ㆍ경영정보학회 이사△전 일리노이대학 경영대학 교수 △전 애리조나대학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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