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게임심의 민간이관 로드맵

스마트폰ㆍ태블릿PC 넘어 온라인ㆍ비디오ㆍ아케이드까지
표현의 자유 날개 달고 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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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스토어 흥행'으로 물꼬 텄지만
셧다운제 도입은 새로운 변수로


6일부터 T스토어나 올레마켓, OZ스토어 등을 통해 유통되는 모바일 게임의 경우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아닌 SK텔레콤이나 KT, LG U+같은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심의를 진행해 서비스할 수 있게 됩니다.

정부가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기간통신사업 허가를 받은 자가 제공하는 것으로, 이동통신단말기 또는 이동통신단말기에 구동되는 것과 같은 종류의 운영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무선인터넷 접속단말기기에 의해 제공되는 게임은 사전심의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르면 휴대폰용 게임과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을 통해 즐기는 태블릿PC용 게임까지 사전등급 분류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자신들의 오픈마켓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할 게임의 경우 스스로 심의를 해 유통하면 됩니다.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사업자들도 의지만 있으면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 한국 계정을 통해 유통되는 게임을 스스로 심의해 서비스 할 수 있습니다.

과거 게임물의 심의는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담당해왔습니다. 게임심의 관련 법규는 `음반, 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이하 음비게법)'을 통해 규율됐었지요. 2005년 들어 음비게법이 그 수명을 다하고 음반과 영상물, 게임물 관련 법규가 각각 새롭게 생겨나면서 게임물의 심의는 보다 전문성 있는 기관에게 맡겨졌습니다. 2006년 11월 설립된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신설 게임산업진흥법의 규율을 통해 게임물을 심의하게 됐습니다.

사실 이러한 전환 자체가 게임심의를 장기적으로 정부가 아닌 민간이 진행하는 심의자율화를 염두에 둔 포석이었습니다. 민간심의 이관은 지난 2004년부터 논의되어온 일입니다. 다만, 2006년 들어 바다이야기 파문이 터져 나오고 사행성에 대한 사회 일각의 우려가 극에 달해 심의 민간 이관을 위한 로드맵 자체가 사실상 멈춰버렸고,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엄격한 심의 잣대를 적용해 오며 관련업계의 `원성'을 샀습니다. 민간 이관을 앞둔 과도기적인 준 정부 심의기구였을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성격이 당초 예상보다 `터프한'존재로 산업계에 각인됐습니다. 이는 바다이야기 사태로 인한 특수환경 탓이니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심의 민간 이관의 이유는 역시 사실상 정부기구가 콘텐츠의 유통 이전 단계에서 사실상 사전검열을 단행하는 것이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품을 공급하는 사업자들이 스스로 자기검열을 통해 등급을 부여하고 부작용이 있으면 정부나 관련기관이 사후검열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것이니까요.

바다이야기 이후 사행성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지면서 게임심의 업무가 정부기구의 손에서 떠나는 것이 쉽지 않은 양상이 되면서 민간이관은 사실상 물 건너가는 양상이었습니다. 이 와중에서 물꼬를 터준 것이 앱스토어의 `흥행폭발'이었지요. 누구나 자유롭게 게임을 만들어 세계 시장을 상대로 유통하는 이 모델이 각광받으면서 사전심의 체계에 얽매여 있는 한국의 심의모델이 시대착오적인 것이라는 여론이 팽배해졌습니다.

결국 정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통해 유통될 게임은 사전심의를 받지 않아도 좋다는 `변칙'적인 형태의 법제화를 통해 심의 민간 이관의 물꼬를 텄습니다. 이제 휴대폰 게임 외에 온라인, 비디오게임, 나아가 아케이드 게임도 민간사업자가 직접 심의를 하는 것이 순리가 됐습니다.

물론 이는 절대 간단치 않을 전망입니다. 이를 위해선 게임산업진흥법을 또 한 차례 개정해야 하는데 문화체육관광부 측에서 국회의원들과 접촉해도 이 사안을 주된 내용으로 법안을 발의해줄 사람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총선을 앞두고 게임 과몰입 이슈에 예민한 학부모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영향을 미친 듯 합니다.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9월 국회에서 심의 민간 이관을 위해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정부 입법으로 내놓아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9월 임시국회에서야 발의가 가능할 텐데, 국정감사와 총선을 앞둔 시기를 감안하면 해당 법안의 처리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내년 4월이 되면 새롭게 국회가 구성돼 상임위원회 편제까지 새롭게 바뀝니다.

또 다른 변수도 있습니다. 변수라기 보다 상수(常數)라고 해야 할 사안입니다. 셧다운제도의 도입이 바로 그것이지요. 셧다운제는 오는 11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며, 여성가족부가 셧다운제도의 적용대상 범위를 청소년보호법 시행령을 통해 준비할 것입니다. 현재까진 모바일 게임은 ?용대상에서 일단 제외, 2년간 유예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혀 있습니다만 태블릿PC를 통해 구현되는 게임을 온라인게임의 범주에 두고 규제대상에 포함시킬지 애매한 상황입니다. 모바일게임도 2년 후에는 셧다운제도의 적용대상이 될지도 모릅니다. 이 때문에 구글이나 애플이 게임 카테고리를 개방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심의 민간이관의 첫 주자인 오픈마켓용 모바일게임이 규제리스크 때문에 이를 통해 산업진흥이라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요. 모바일-온라인-비디오게임이 순차적으로 그 심의 작업이 민간으로 이관된다 해도 아케이드 게임의 경우는 민간심의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도 개변조를 통한 사행화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서정근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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