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자사결제 강요 `앱 대란` 오나

자사결제방식 안쓰는 앱은 내달부터 퇴출… 콘텐츠업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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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다음 달 1일부터 자사 결제방식을 도입하지 않은 앱스토어 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퇴출할 방침이어서 디지털 음원에 이어 전자책, 게임, 그리고 스마트폰 시대의 핵심 서비스로 부상한 모바일 메신저까지 국내 디지털 콘텐츠 전반에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앱스토어에서 유통되는 모든 앱에 대해 디지털 콘텐츠 거래가 이뤄질 경우 이달 말까지 자사 신용카드 결제모듈인 `인 앱 퍼체이스'(In App Purchase)를 적용할 것과, 이를 어길 경우 해당 앱을 삭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인 앱 퍼체이스를 적용하면 앱스토어와 아이튠스를 비롯해 앱 자체 내에서 유통되는 영상이나 게임 아이템 등에 대해서도 수익의 30%를 애플에 내야한다.

한 앱 개발사 관계자는 "애플 본사 직원이라고 밝힌 한국 사람으로부터 이달 안으로 애플의 앱 내 결제방식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 앱스토어 등록을 취소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국내 디지털 콘텐츠 업체 대부분이 같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애플의 결제방식이 아닌 휴대폰 결제나 온라인 송금 또는 웹페이지 링크를 활용한 여타 결제수단을 적용한 앱은 다음달 1일부터 앱스토어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재 국내ㆍ외적으로 2000만여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인기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경우 웹사이트 링크를 활용한 별도의 결제방식을 이용해 각종 물품과 교환할 수 있는 모바일상품권(`기프티쇼') 거래를 중개하고 있다. 만약 이달 말까지 결제방식을 애플로 바꾸지 않으면 앱스토어에서 쫓겨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디지털 콘텐츠 업체들은 당장 비상이 걸렸다.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 측은 "기프티쇼는 카카오톡의 유일한 수익모델로 애플 방식으로 변경할 경우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현재 임원진이 긴급히 대응책을 찾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개발사들은 애플이 독자적인 결제방식만 허용하고, 외부 결제수단 적용에 따른 삭제 및 등록거부 과정에서 앱별로 형평성이 어긋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불공정거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최근 애플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한국이퍼브 측은 "애플의 행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와 유사한 `끼워팔기`에 해당하는 사안으로 일반 소비자의 선택권에도 제약을 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애플코리아 측은 "공식적으로 밝힐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애플은 외부 결제가 활성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앱스토어 수익모델 기반 자체가 흔들릴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유료 앱에 대해서만 서버 관리비와 심사비, 카드 수수료 등 명목으로 30%의 수익을 가져가고 있으며, 무료 앱에 대해서는 수익을 배분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현재 대부분의 앱 제공업체들은 무료 앱을 뷰어형태로만 제공하고, 애플에 별도 이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바로 이 점이 애플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부가 애플의 `횡포'를 방관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전자책 업체 한 관계자는 "애플의 행위는 시장 지배력을 앞세운 폭력에 가깝다"며 "정부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6일 WWDC에서 발표한 애플의 약관에는 앱 내 구매 조항이 들어가 있지 않다"며 "가이드라인이라고 하는 모호한 규정 통해 사실상 업체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민옥ㆍ박지성기자 mo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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