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근 지식산업부 기자
매년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개발자회의(WWDC)는 IT 개발자들이라면 누구나 참석하고 싶어하는 행사다.
특히 IT 역사를 만들고 있는 스티브 잡스의 기조연설을 본다는 것은 개발자 입장에서는 종교인 성지순례와 같은 느낌이다. 행사 시작하기 하루 전부터 모스콘 센터 주변에는 애플 제품을 들고 행사 시작을 기다리는 개발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티브 잡스를 직접 볼 수 있는 3층 행사장에 입장하기 위해선 행사 시작 전인 새벽 4시에는 나와야 한다.
행사가 시작되고 스티브 잡스가 등장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개발자들이 기립박수로 맞는다. 그가 준비한 발표가 시작되면 여기저기 탄성이 이어진다. 애플은 뭐가 다른 걸까. 무엇이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드는가. 어떤 행사를 가봐도 이렇게 즐기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
다른 기업 행사를 가보고서야 애플과 차이점을 발견했다. 스티브 잡스는 발표를 마치고 바로 무대 뒤로 사라진다. 다른 기업들이 행사를 마치고 의례 진행하는 사진촬영을 하지 않는다. 새롭게 협력한 회사 대표와 악수를 나누거나 새로운 제품을 다시 들어 보이지 않는다. 대신 새로운 제품에 대한 핵심 내용만 설명하고, 시장 평가를 기다린다.
애플은 기존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애플은 핵심 단어만 나열한 프리젠테이션 발표자료처럼 제품 그 자체로 평가받길 원한다. 사소한 것에도 `왜'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한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진정 그것이 필요한지' 질문을 던지고, 필요없는 것은 과감하게 없애 단순함을 추구한다.
힘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것은 애플이 원하는 방향으로 시장을 이끌어 준다. 2억대에 달하는 iOS 기기들은 국가와 이동통신업체에 상관없이 아이튠스 스토어와 앱스토어를 통해 일괄 관리된다. 이미 많은 업체들이 애플보다 더 많은 휴대전화를 판매하고 있지만, 이들은 해당제품의 힘을 한곳에 모으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나 휴대전화 업체들이 일관된 전략을 쓰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최종고객을 소비자가 아닌 개별 이동통신사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방식은 `관행을 따르지 않는 다르게 생각하기', `핵심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혁신'에서 시작된다. 역설적으로 이런 애플과 경쟁하기 위해선 애플과는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하지만 많은 업체들이 애플과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정작 실제는 애플을 답습하고 있다. 기존 관행을 없애고, 혁신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해당 시장에서 리더와 추종자를 구분하는 기준이다. 우리는 어떤 혁신을 하고 있나.
샌프란시스코(미국)=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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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IT 역사를 만들고 있는 스티브 잡스의 기조연설을 본다는 것은 개발자 입장에서는 종교인 성지순례와 같은 느낌이다. 행사 시작하기 하루 전부터 모스콘 센터 주변에는 애플 제품을 들고 행사 시작을 기다리는 개발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티브 잡스를 직접 볼 수 있는 3층 행사장에 입장하기 위해선 행사 시작 전인 새벽 4시에는 나와야 한다.
행사가 시작되고 스티브 잡스가 등장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개발자들이 기립박수로 맞는다. 그가 준비한 발표가 시작되면 여기저기 탄성이 이어진다. 애플은 뭐가 다른 걸까. 무엇이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드는가. 어떤 행사를 가봐도 이렇게 즐기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
다른 기업 행사를 가보고서야 애플과 차이점을 발견했다. 스티브 잡스는 발표를 마치고 바로 무대 뒤로 사라진다. 다른 기업들이 행사를 마치고 의례 진행하는 사진촬영을 하지 않는다. 새롭게 협력한 회사 대표와 악수를 나누거나 새로운 제품을 다시 들어 보이지 않는다. 대신 새로운 제품에 대한 핵심 내용만 설명하고, 시장 평가를 기다린다.
애플은 기존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애플은 핵심 단어만 나열한 프리젠테이션 발표자료처럼 제품 그 자체로 평가받길 원한다. 사소한 것에도 `왜'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한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진정 그것이 필요한지' 질문을 던지고, 필요없는 것은 과감하게 없애 단순함을 추구한다.
힘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것은 애플이 원하는 방향으로 시장을 이끌어 준다. 2억대에 달하는 iOS 기기들은 국가와 이동통신업체에 상관없이 아이튠스 스토어와 앱스토어를 통해 일괄 관리된다. 이미 많은 업체들이 애플보다 더 많은 휴대전화를 판매하고 있지만, 이들은 해당제품의 힘을 한곳에 모으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나 휴대전화 업체들이 일관된 전략을 쓰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최종고객을 소비자가 아닌 개별 이동통신사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방식은 `관행을 따르지 않는 다르게 생각하기', `핵심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혁신'에서 시작된다. 역설적으로 이런 애플과 경쟁하기 위해선 애플과는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하지만 많은 업체들이 애플과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정작 실제는 애플을 답습하고 있다. 기존 관행을 없애고, 혁신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해당 시장에서 리더와 추종자를 구분하는 기준이다. 우리는 어떤 혁신을 하고 있나.
샌프란시스코(미국)=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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