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료 인하 정치권 지나친 요구…4G 투자축소 불가피

"정치권서 요금인하 압박 우리나라뿐"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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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반발로 통신요금 인하 논의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LTE(롱텀에볼루션) 등 통신업계의 4G(세대)이동통신 투자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정치권의 요구대로 기본료와 가입비 등 요금체계의 근간을 흔들 경우 투자여력이 급속히 약화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기본료 3000원만 인하해도 가입자 5000만명 기준으로 통신업계는 연간 1조8000억원의 투자여력을 잃게된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마련한 통신요금 인하방안에 대해 한나라당이 일종의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마무리단계이던 요금인하 논의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양상이다.

특히 한나라당이 요구하고 있는 기본료 인하의 경우 이동통신사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배수진을 친 사안이어서 통신요금 인하를 둘러싼 포풀리즘 논쟁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정치권과 이통사간에 기본료 인하 줄다리기가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23일 당정협의를 거쳐 통신요금 인하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기본료 및 가입비 인하를 요구하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따라 방통위나 통신업계 모두 올 하반기로 예정된 LTE 투자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당초 7월부터 4G LTE 상용서비스에 나서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올해 각각 2조3000억원, 1조7000억원을 투자하고, 올 연말부터 LTE 서비스를 준비중인 KT도 차세대 망 구축 등에 3조2000억원을 집행할 예정이었다. 이같은 투자규모는 지난 2010년 대비 최대 48%까지 확대한 규모로, 향후 2010년 중반까지 4G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매년 투자규모가 두 자리수 이상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식 통신요금인하 압박이 거세지면서 당초 계획했던 투자계획도 전면 손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통 3사 모두 올 하반기 LTE 전국망 구축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예고해 놓은 상황에서, 요금인하가 단행될 경우 어떤 형태로든 투자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방통위와 통신업계에서는 문자무료 확대, 모듈형요금제 도입만으로도 이통3사를 합해 연간 1조원 이상의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 정치권이 요구하는 대로 기본료까지 손댈 경우, 총 1조6000억∼2조원대로 순익감소가 불가피한 상태다.

방통위도 요금인하가 자칫 4G망을 비롯한 통신사들의 투자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을 크게 염려하고 있다. 통신 3사는 최근 요금인하 압박이 거세지면서 IR실적발표는 물론 마케팅, 정례적인 프로모션 활동을 전개하면서 방통위나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자칫 실적이 높게 나오거나 과열마케팅이 드러나면 정치권의 직접적인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IT전문가들은 "정치권이 표를 의식, 시도 때도 없이 통신요금 인하를 요구하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며 "IT선순환 구조까지 흔들리는 식의 요금인하는 곤란하다"고 우려했다. 통신사들의 주가 역시 이같은 요금인하 압력으로 10여년째 제자리걸음이다. 통신사들은 정치권의 압력으로 2007년부터 현재까지 9차례나 요금인하를 단행했다.

한 이통사 CR 관계자는 "지금은 이통3사 모두 비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본사 차원에서 돌출적인 마케팅활동 등도 가급적 자제하라는 엄명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최경섭기자 ks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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