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 금융IT 최대위기

금융권 프로젝트 수행 잇단 실패…'농협사태'로 업계 기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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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국내 금융IT 최대 강자로 불렸던 한국IBM이 잇따른 사업수행 실패로 금융IT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금융 전산장애로 파문을 불러일으킨 `농협사태'로 인해 기피대상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1967년 한국 진출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한국 IBM은 농협의 중계서버를 공급, 유지ㆍ보수해왔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과거 동부생명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과 국민은행 자본시장통합시스템(CMBS) 구축 사업에 이어 최근 비씨카드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 한국투자증권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에서도 한국IBM이 수행한 작업에 문제가 발생, 가동이 연기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들 사업들은 대부분 중장기정보화전략(ISP) 및 분석 설계가 잘못 이뤄져 그 여파가 컸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씨카드는 당초 이 달 말 차세대시스템 가동을 목표로 뒀으나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가동하기에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가동 시점을 8월로 연기한 상태다. 이 중 대표적인 부분이 승인계시스템의 문제이다.

이는 지난 2009년 한국IBM이 ISP를 수립하면서 카드계 및 승인계의 서버 용량을 잘못 산정했고, 이후 승인시스템 개발과정에서도 일부가 잘못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승인계시스템 개발에 대한 문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불거져 사업 수행자가 한국IBM에서 LG CNS로 변경되기도 했다. 비씨카드 고위관계자는 "승인계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 "시스템을 보다 안정적으로 가동하기 위해 시점을 연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업자 선정을 연기한 한국투자증권도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대한 ISP사업과 1단계로 분석ㆍ설계를 한국IBM이 수행했다. 이 프로젝트에서도 한국IBM의 분석ㆍ설계가 문제가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프로젝트 과정에서 사용자 화면 등 60%에 해당되는 부분이 설계 변경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07년 5월 국내 은행권 최초로 진행된 국민은행 자본시장통합시스템(CMBS) 구축 사업도 수행 2년 만에 결국 사업이 중단돼 2010년 다른 사업자로 변경돼 프로젝트가 재추진되기도 했다.

당시 한국IBM은 CMBS 시스템 설계와 일부 개발을 진행했지만 회계처리나 결산 영역은 기본적인 개발도 수행하지 못했다. 또 성과관리, 한도관리 등 미들 오피스 영역에 대해서도 진행이 미흡했던 것으로 국민은행은 판단한 바 있다. 당시 이 건으로 인해 국민은행은 한국IBM에게 지체보상금 요구를 검토하기도 했다.

이외에 한국IBM은 지난 2007년 주사업자인 동부CNI의 하청형태로 참여한 동부생명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에서도 인력 투입에 문제가 발생해 그동안 진행한 결과물들이 수준 미달이라고 판단돼 수행하기로 했던 사업영역을 동부CNI에게 이관하고 철수했다.

한국IBM 출신의 금융IT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한국IBM의 컨설턴트 및 시스템통합(SI) 인력들에 대한 변화가 많다"면서 "과거 사업 수행 경험이 많은 인력들은 대다수 다른 곳으로 이동한 상태"라고 전했다.

신혜권기자 hk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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