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전산망 `삭제명령` 한달전 심었다

노트북에 저장했다 지정된 시간되자 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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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4-1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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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전산망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김영대 부장검사)가 농협 협력업체인 한국 IBM직원 노트북에서 파일 삭제 명령이 사건 발생 최소 한달전에 저장됐다가 지정된 시간에 작동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이번 사건이 치밀하게 꾸며진 사이버 테러일 뿐 아니라 농협 내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내부자의 주도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검찰 관계자는 19일 "삭제된 프로그램을 조사해보니 삭제 명령 실행 프로그램이 최소한 한 달 이상 치밀한 준비 끝에 작동한 사실이 있다"며 "사건이 발생한 12일 이전에 심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농협 전산망 사태가 발생한 12일 오후 당시에 이미 삭제 명령어가 한국 IBM직원 노트북에 저장돼 있었고 키보드 입력 없이도 작동이 가능하게끔 계획돼 있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전산 장애를 일으킨 삭제 명령이 복잡한 과정을 거쳐 작동되고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된 점과 삭제 명령어가 한 달 이상의 장기간에 걸쳐 노트북에 심어져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해 `최고 접근 권한`을 보유한 직원을 중심으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삭제 명령이 실행된 노트북을 관리한 직원이 누구인지 알고, 서버에 접속되는 시간까지 파악할 수 인물이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검찰은 최고 접근 권한을 가진 직원이 한국 IBM 직원 3∼4명을 비롯, 농협 직원을 포함해 5명 안팎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노트북 키보드에서 명령어가 직접 입력되지 않았기 때문에 명령어 실행 경로 파악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통해 명령어가 노트북에 저장된 후 삭제 명령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새로운 수법이어서 정확한 수법과 가담자 등을 밝히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사건 연루자들의 도피를 막기 위해 핵심 관련자 2∼3명을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서울 양재동의 농협 전산센터에 수사관들을 보내 방화벽 설치 등과 관련된 자료를 센터 측으로부터 넘겨받아 분석 중이다. 검찰은 또 전산망 마비 사태 전후의 직원들의 구체적인 동선 파악을 위해 폐쇄회로(CC)TV분석에도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파일 삭제에 가담한 직원들이 확인될 경우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일보=김백기ㆍ현일훈기자 bki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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