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보안사고 대응체계 혼선… 범정부 IT컨트롤타워 복원 시급
IT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결국 금융대란을 몰고 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해체된 이후 IT 산업진흥은 물론 IT를 기반으로 한 사이버 보안체계에도 구멍이 생겼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IT 기능 분산과 함께 보안 기능도 부처별로 나눠 맡으면서, 갈수록 지능화하는 사이버테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현대캐피탈 해킹 사건과 농협 전산장애 사고로 정부 사이버 보안체계에 허점이 적나라하게 노출되면서, 위기관리를 총괄할 수 있는 범정부적 IT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기반의 전자금융에 이어 스마트폰 활성화로 스마트 금융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당장 IT 컨트롤타워의 복원이 어렵다면 최소한 금융거래의 안정성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보안 컨트롤타워라도 서둘러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술을 활용해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전자금융 시대를 열었지만, 보안에 대한 인식이나 수준은 낙제점에 가깝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권을 비롯한 기업들의 보안 의식은 여전히 무사안일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정부도 정통부 해체 이후 사실상 보안을 등한시 해왔다.
보안 전문가도 턱없이 부족하다. 금융권 등 일부 기업에 최고보안책임자(CSO)를 두고는 있으나, 대부분 최고정보책임자(CIO)가 겸직하고 있다. 그나마도 책임만 있지, 권한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내부적으로 보안 전문가를 키우기보다 외부 업체에 보안을 아웃소싱하고 있다. 이번에 전산장애를 일으킨 농협도 IBM에 시스템 운영을 아웃소싱해 왔다.
정부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부처별로 보안 기능이 분산돼 있는 상황에서 보안 담당자들마저 순환 근무를 하고 있다. 알 만하면 사람이 바뀌고 보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오면 다시 배워야 한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경영공학전문대학원장은 "중요한 것은 최고책임자의 보안에 대한 의지와 함께 전문성을 갖춘 보안 전문가가 책임과 권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현재 정부나 기업 모두 이 부분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컨트롤타워의 혼선이다. 현재 사이버 보안은 민간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정부기관은 행정안전부가, 군은 국방부가, 금융회사는 금융위원회가, 국가 비상사태시는 국가정보원이 맡기로 돼 있다. 실질적인 사이버 보안 업무 역시 방통위 산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국정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 금융감독원, 검찰 등으로 분산돼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이버테러 대응체제가 복잡해졌을 뿐 아니라, 부처간 주도권 다툼도 비일비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공학과장은 "정통부 해체 이후 보안 업무가 부처별로 분산되면서 협조와 공유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비정상적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며 "컨트롤타워를 만들지 않으려면 부처간 협력체계라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종인 원장도 "보안 전문인력 양성과 함께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검찰 등이 참여하는 금융보안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청와대 직속의 사이버안보좌관의 신설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민옥기자 mo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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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현대캐피탈 해킹 사건과 농협 전산장애 사고로 정부 사이버 보안체계에 허점이 적나라하게 노출되면서, 위기관리를 총괄할 수 있는 범정부적 IT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기반의 전자금융에 이어 스마트폰 활성화로 스마트 금융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당장 IT 컨트롤타워의 복원이 어렵다면 최소한 금융거래의 안정성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보안 컨트롤타워라도 서둘러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술을 활용해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전자금융 시대를 열었지만, 보안에 대한 인식이나 수준은 낙제점에 가깝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권을 비롯한 기업들의 보안 의식은 여전히 무사안일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정부도 정통부 해체 이후 사실상 보안을 등한시 해왔다.
보안 전문가도 턱없이 부족하다. 금융권 등 일부 기업에 최고보안책임자(CSO)를 두고는 있으나, 대부분 최고정보책임자(CIO)가 겸직하고 있다. 그나마도 책임만 있지, 권한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내부적으로 보안 전문가를 키우기보다 외부 업체에 보안을 아웃소싱하고 있다. 이번에 전산장애를 일으킨 농협도 IBM에 시스템 운영을 아웃소싱해 왔다.
정부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부처별로 보안 기능이 분산돼 있는 상황에서 보안 담당자들마저 순환 근무를 하고 있다. 알 만하면 사람이 바뀌고 보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오면 다시 배워야 한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경영공학전문대학원장은 "중요한 것은 최고책임자의 보안에 대한 의지와 함께 전문성을 갖춘 보안 전문가가 책임과 권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현재 정부나 기업 모두 이 부분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컨트롤타워의 혼선이다. 현재 사이버 보안은 민간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정부기관은 행정안전부가, 군은 국방부가, 금융회사는 금융위원회가, 국가 비상사태시는 국가정보원이 맡기로 돼 있다. 실질적인 사이버 보안 업무 역시 방통위 산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국정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 금융감독원, 검찰 등으로 분산돼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이버테러 대응체제가 복잡해졌을 뿐 아니라, 부처간 주도권 다툼도 비일비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공학과장은 "정통부 해체 이후 보안 업무가 부처별로 분산되면서 협조와 공유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비정상적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며 "컨트롤타워를 만들지 않으려면 부처간 협력체계라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종인 원장도 "보안 전문인력 양성과 함께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검찰 등이 참여하는 금융보안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청와대 직속의 사이버안보좌관의 신설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민옥기자 mo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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