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전 생각? `스마트`하게 쓰면 본전 뽑고 남네!

(上) 스마트폰 이용사례로 본 `통신비 가치`

  •  
  • 입력: 2011-04-04 14:43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최근 통신비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정부 일각에서는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통신비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통신업계는 "통신비는 이미 내릴 만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화일보는 상반된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통신비에 대한 쟁점과 최근 논쟁에서 간과된 중요한 요소는 없는지 등을 집중 점검하고, 바람직한 해법을 모색하는 기획시리즈를 3회에 걸쳐 게재한다.

`통신비, 과연 비싼가?`최근 국내에서 통신비 인하가 논쟁의 대상이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통계청 통계를 인용해 "통신비가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8%로 상당히 높다"며 "통신비의 추가 인하, 통신시장 재편,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가격인가 방식 재검토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통신업계는 "최근 통신 요금은 오히려 하락했다"며 "최근 통신비가 인상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디바이스(기기)의 보급이 크게 늘면서 사용자들이 음성통화와 데이터 등을 많이 썼기 때문이지, 통신요금이 올랐기 때문이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통신비 논쟁은 지나치게 통계 등 양적인 면에 의존해 질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양측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통계만 인용하고 있을 뿐, 통신이라는 서비스가 제공하는 `부가가치(value added)`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 사례 1 = 지난해 4월 스마트폰을 장만한 C(45ㆍ서울 성동구 성수동)씨는 요즘 스마트폰(아이폰3GS)이 `제값을 톡톡히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장만하기 전 C씨의 한 달 이동통신료는 2만원 남짓.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바꾼 뒤 이동통신 요금이 6만원 안팎으로 뛰었다.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한 달 기본료 5만5000원짜리 요금제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C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날씨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으로 `오늘의 날씨`를 확인한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하교할 때 비가 오면 가족 중에 누가 데리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 지하철을 타고 출근할 때는 미국의 내셔널퍼블릭라디오(NPR)가 제공하는 `뉴스 캐스트`를 들으며 현재 전세계의 `핫 이슈`를 파악한다. 귀로 들으면 눈이 안 아파서 좋고, 못 알아들은 부분은 반복 청취도 가능해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그 뒤 국내 신문ㆍ방송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요 뉴스를 파악하고, e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회사 공지사항 등을 살핀다. 일정관리 프로그램으로 오늘의 약속과 처리해야 할 일도 숙지한다. 출근하기 전에 오늘 해야 할 일과 알아야 할 중요 사항들을 대부분 머릿속에 집어넣고 회사로 온다는 뜻이다.

그는 요즘 스마트폰의 중국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막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딸의 숙제를 돕는다. 손으로 쓰기만 하면 한자와 발음, 의미, 용례 등을 모두 알려주기 때문에 중국어를 전혀 못 하는 데도 가능하다. 영어는 `딕셔너리닷컴(Dictionary.com)` 애플리케이션을 주로 쓴다. 단어의 뜻뿐만 아니라 발음까지 간편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새로운 장소를 갈 때는 습관적으로 `네이버 지도`를 구동시킨다. 자동차, 대중교통, 자전거, 도보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는 길을 자세히 알려준다. 얼마 전 해외출장을 갔을 때는 구글 지도를 이용, 초행길이었지만 외국인에게 길 한 번 묻지 않고 목적지를 찾아간 적도 있다. 가끔씩 `아이튠즈U`를 통해 마이클 샌델 미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론(Justice)`이나 버클리대의 `서양문명사` 강의를 듣기도 한다.

주말에는 `해설 클래식`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딸에게 클래식에 재미를 붙이도록 유도하고, 악기와 미술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예술에 관심을 가지도록 가르치고 있다. 스마트폰 뱅킹을 사용하면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계좌조회나 이체 등을 한다.

그는 무료 애플리케이션만 내려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별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있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뒤에는 집에 있던 초고속 인터넷망을 없애고 스마트폰을 모뎀처럼 쓰는 `테더링` 기능을 활용한다. 최근에는 집 전화도 없앴다. 가족이 모두 휴대전화를 갖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C씨는 가끔 "스마트폰 요금이 더 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스마트폰 요금이 혜택에 비해 본전을 뽑지 못할 정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비용과 혜택을 비교하면 크게 비싸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 사례 2 = 올 2월 회사에서 초기 구입비를 부담해 준다고 해서 스마트폰을 구입한 K(47ㆍ서울 성동구 금호동)씨는 "스마트폰을 왜 샀나?" 하는 생각을 가끔한다. 회사에서 초기 구입비를 지원해 준다기에 구입하기는 했지만, 주로 쓰는 것은 음성통화와 문자 메시지뿐이다. 가끔씩 인터넷을 하지만, 정말 드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씨의 이동전화 요금은 과거 일반 휴대전화(피처폰)를 쓸 때 3만원 남짓 나오던 것이, 요즘에는 7만원 안팎으로 크게 늘었다. 월 기본료 4만5000원 요금제에 가입했지만, 음성통화는 매달 무료 사용량을 넘기고, 데이터는 쓰지 않아 항상 남아돈다. 이통사마다 무료로 제공하는 사용량 점검 애플리케이션을 쓸 줄 몰라 음성 통화량을 얼마나 썼는지, 한 달 데이터 사용량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른다. 더구나 가끔 스마트폰 음성통화가 잘 되지 않거나 끊기는 경우도 있어 "이럴 거면 왜 비싼 돈 내고 스마트폰을 쓰나?" 하는 생각을 한다. 물론 친구들이나 거래처 사람들과 만날 때 남들은 모두 스마트폰을 꺼내는데 자신만 일반 휴대전화를 꺼내지 않아도 되고, 다른 사람들이 스마트폰 이야기를 할 때 잘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점이다. 그는 가끔 "요즘 통신비, 특히 스마트폰 요금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특정 재화나 서비스가 싸냐 비싸냐 하는 문제는, 지불하는 대가와 발생하는 부가가치를 비교해서 판단해야 한다"며 "사용자가 스마트폰 등 첨단 통신 기기를 통해 투입 비용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얻었다면 통신비가 과거보다 늘었다고 해도 일률적으로 비싸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일보=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

[저작권자 ⓒ문화일보,AM7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