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IT와 만나 초일류 `조선강국` 신시대 개막

ETRI-현대중, 융합기술 결실…선박제조-운용 디지털화
"향후 원격 선박 보수ㆍ자율운항시스템으로 발전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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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IT와 만나 초일류 `조선강국` 신시대 개막
■ 세계 바다를 호령하는 스마트조선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세계 조선강국으로 명성을 날렸다. 선박 건조분야에서 35% 이상을 차지하며 세계 1위의 명맥을 이어갔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저렴한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과 조선산업의 수성을 탈환하기 위한 일본의 도전은 더욱 거세졌다. 그야말로 `샌드위치 형국'에 빠진 우리로서는 미래의 조선산업을 이끌어 갈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했던 시기였다. 이러다간 자칫 그간 쌓아온 조선강국의 명성을 중국과 일본에 넘겨줘야 한다는 우려감 마저 나왔다.

이런 와중에 `IT-조선 융합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조선'이 우리나라 조선산업을 되살릴 구원투수로 주목받으며 전면에 등장했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조선산업과 IT산업의 접목을 통해 성장한계에 달한 IT산업을 되살리고 중국과 일본의 추격을 따돌려 명실상부한 조선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가 `IT-조선 융합'에서 촉발된 것이다. <편집자주>

◇스마트조선 융합연구의 첫 단추=지난 25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IT융합연구에 착수한 이래 알토란같은 첫 결실을 맺었다. 지난 2008년부터 지난 2월말까지 현대중공업과 3년간의 공동연구 끝에 `IT기반 선박용 토털 솔루션' 개발을 성공적으로 끝마쳤기 때문이다. 이날 울산 현대중공업 현장에서는 ETRI의 첨단 IT-조선 융합기술이 적용된 40척의 선박이 세계 최고의 해운선사인 덴마크 A.P Moller에 인도,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하며 IT-조선 융합기술의 신시대 개막을 세상에 널리 알렸다.

조선산업의 초일류화 달성을 비전으로 추진된 이 프로젝트는 첨단 IT를 조선에 접목해 선박건조 생산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디지털 선박개발을 통한 첨단 디지털 선박을 구현,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중단기 목표로 야심차게 진행됐다.

더 나아가 첨단 이동 및 위성통신기술 개발을 근간으로 원격 선박 유지ㆍ보수 서비스를 실현함으로써 원격 선박정보 모니터링, 글로벌 선박 유지ㆍ보수 서비스, 국내 선박 기재자산업 활성화 등 새로운 서비스 시장창출을 중장기 목표로 수행됐다.

◇스마트조선 융합기술의 첫 결실=ETRI와 현대중공업이 공동으로 개발한 `IT기반 선박용 토털 솔루션'은 크게 선박 제조과정에서의 `디지털 조선 야드기술'과 선박 운용과정에서의 `스마트 선박기술'로 구성된다.

디지털 조선 야드기술은 선박 건조의 주작업공간인 야드(Yard)와 건조 중인 선박 내부를 무선 통신망인 와이브로(WiBro)로 연결해 효율적인 물류작업과 작업자간 협업통신을 가능케 하는 첨단 선박 건조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술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선박의 블록 구조물과 자재, 장비, 트랜스포터 등의 실시간 위치 및 상태를 추적 가능하게 해 주는 `조선소 블록 구조물 추적 및 통합관리기술'과 현장 작업자들이 작업 중에 활용하던 무전기, 주파수공용통신(TRS), 휴대폰 등의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복합단말을 통해 이동 작업환경에서도 다양한 통신업무를 가능하게 해 주는 `조선 산업용 그룹 통신시스템'도 포함된다.

기존 야드에서 일하는 현장 작업자는 그룹 통신용 무전기와 개별 또는 일반그룹 통신용 TRS, 개인 통신용 휴대폰 등을 각각 사용해야 했기에 행동제약과 함께 통화혼선 및 통신간섭 등으로 협업통신이 어려웠다.

이러한 디지털 조선 야드 기술은 야드 공간의 효율화 등 작업환경 개선과 협업 작업시 생산성 향상, 통신비용 절감 등의 기대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선박 운영상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스마트 선박기술'도 확보했다. 이 기술은 선박 내 모든 기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유무선 선박통합 네트워크(SAN)를 의미한다. 즉 SAN은 선박 건조 생산성 향상을 목적으로 조선소 야드에서 와이브로를 기반으로 한 그룹통신과 주요 물류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지원하는 기술을 뜻한다.

기존 선박 내에는 무려 460개의 장치들이 8개의 그룹으로 구성돼 작업자는 각 그룹 모니터를 통해 각각의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밖에 없었고, 선박 내 설치된 유선 케이블 길이만도 80㎞에 달했다.

그러나 SAN 기술의 상용화로 운행 중인 선박 내 관리자는 물론 원격지에 있는 관리자도 선박의 엔진, 항해 시스템, 각종 센서, 제어기의 상태를 통합된 하나의 화면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 및 통제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선박의 경제적 운행, 효율적 선박자원 관리, 원격 선박유지 보수 등을 가능케 해 핵심기술로 활용되기 위한 것이다.

이 스마트 선박기술은 현대중공업의 선박감시제어시스템(ACONIS)에 적용돼 오는 28일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된다.

임동선 ETRI 자동차/조선IT융합연구부장은 "SAN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고부가가치 선박 서비스의 하나인 원격 선박장치 유지ㆍ보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선박 건조산업에 비해 다소 뒤쳐져 있는 국내 선박 기자재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국산화할 수 있는 기폭제가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조선 상용화로 조선산업 초일류화=IT와 조선의 융합인 `스마트조선'은 CAD 설계 및 증강현실 가시화 등 선박설계 기술부터 시작됐다. 이어 선박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 단계를 거쳐 선박 내 모든 장치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장치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마트 선박 개발에 다다르고 있다.

결국 스마트 선박은 향후 원격 선박 유지ㆍ보수 및 자율운항시스템으로 진화, 발전해 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시 말해 선박 건조의 생산성 향상에서 출발해 선박의 안전운항을 지원하는 서비스 형태로 IT-조선 융합연구의 꽃을 피울 것이라는 얘기다.

ETRI와 현대중공업이 공동으로 개발한 솔루션은 스마트 선박을 구현하는 기반기술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스마트 선박은 SAN 기반의 디지털 선박에 IT 기술을 접목해 경제운항 및 안전항해, 선원 상태관리 및 글로벌 유지ㆍ보수가 가능한 선박을 의미한다.

특히 스마트 선박은 선박 내에서 IT 기자재에 대한 비중이 점점 높아지면서 선박 내의 다양한 운항장비를 하나의 공통 플랫폼으로 관리하고, 각 장비의 상태 및 선박 주변환경을 모니터링해 선박간 충돌을 막고 경제적 항로를 결정하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은 IT-조선 융합기술을 현장에 적용함으로써 연간 500억원의 비용절감과 연간 1조8000억원의 시장창출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IT-조선 융합기술의 국제표준 채택도 눈앞에 두고 있다. 앞으로 스마트조선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면 국제표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에 국제표준을 무기로 관련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선박 내 장치간 정보의 통합 및 교환을 위한 선박장치들간 이더넷 기반 인터페이스'가 국제표준으로 제정되기 위한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

함호상 ETRI 융합기술연구부문 소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조선소 현장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수집ㆍ분석한 후 개발, 시험에 이르기까지 연구개발자와 현장 사용자들간 지속적인 피드백과 관계 형성을 통해 결실을 맺은 IT-조선 융합기술 프로젝트의 성공사례가 될 것"이라며 "스마트 선박 기술은 기존 선주 주도의 주문방식을 공급자 방식으로 변화시키고, 주문받은 선박을 단순히 만들어 파는데 그쳤던 것에서 벗어나 선박 건조부터 유지ㆍ보수 서비스 등 선박의 생애주기를 관리해 주는 인프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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