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카드 표준화` 부처 밥그릇 싸움

방통위, 뒤늦게 별도 NFC협의체 구성 나서
지경부 "통신사에 주도권 주려는 것" 격앙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모바일카드 표준화` 부처 밥그릇 싸움
정부가 글로벌 모바일카드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추진중인 모바일 지급결제 표준화 작업이 부처간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돼 자칫 실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이어 방송통신위원회가 각각 모바일 지급결제 표준화 작업을 추진하면서 업계의 혼선만 가중되고 있다. 부처간 혼선으로 표준화 제정에 참여했던 카드사와 통신사에서는 `국가 차원의 모바일 결제 표준은 물건너갔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방통위가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반의 모바일 스마트 라이프 서비스 활성화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국내 통신사와 카드사를 대거 소집해 별도의 NFC협의체(그랜드 NFC 코리아 얼라이언스)를 구성키로 했다.

방통위 추진 계획안에 따르면 △2015년까지 스마트모바일 결제 비중을 10%에서 70%로 상향 △NFC탑재 단말기 이용자 비중 60% 확대 △모바일결제 이용자 비중을 3%에서 60%로 확대하는 것을 중점 목표로 설정했다.

이는 방통위가 직접 NFC 기반의 국가표준을 제정하고 NFC가 탑재된 단말기 보급 확대를 진두지휘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방통위는 또 모바일 결제 보안기술과 스마트지갑 기술 개발에도 나서기로 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방통위는 모바일 결제 인프라망 구축을 위해 참여기업을 대상으로 공동 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NFC협의체에 참여한 이통사, 카드사, 벤사에서 자금을 출원해 전국 규모의 모바일 결제기 보급 사업에도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전략은 앞서 지경부 기술표준원이 추진중인 표준화 작업에 사실상 반기를 든 것으로, 방통위가 모바일 금융결제 부문에 대해 자신들이 관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방통위가 결성한 NFC협의체에는 신한카드, 삼성카드, 하나SK카드, KB국민카드, BC카드를 비롯해 외국계 카드사인 마스터카드가 참여했다. 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등 기표원 표준화 작업에 참여했던 연구기관과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IBA), 금융위원회까지 포함됐다. 기표원이 주도한 협의회에 소속된 기업과 기관의 절반 이상이 방통위 협의체에 참가한 모양새다.

표준화를 추진했던 지경부 산하기관인 기표원은 "방통위가 지금껏 손놓고 있다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니까 숟가락을 얹으려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표준화 제정작업에서 목소리를 크게 못 내자, 소관 부처에 알려 주도권을 가져보겠다는 얄팍한 행태"라며 "방통위와 합동으로 추진중인 홈네트워크, e-북 사업을 보더라도 일은 지경부에서 하고, 결과가 나오면 생색내기에 바쁜 것이 방통위"라고 비난했다.

금융위의 어정쩡한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방통위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모바일 금융결제의 법안 마련과 감독을 담당할 금융당국이 오히려 다른 정부부처에서 일을 벌이자 얼굴이라도 내밀자는 안일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며 "방통위가 카드사들에게 인프라망 확산을 위한 기금 조성에 참여할 것을 제안하자 방통위 앞에서는 말을 못하다가 나중에 카드사가 왜 돈을 내느냐는 둥 업체에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이중적인 행태를 꼬집었다. 금융위는 인프라망 기금 조성에 카드사가 참여하는 것과 관련 다음주 별도의 대책 회의를 소집한 상태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모바일 결제를 확산하자는 취지이지 기표원이 추진중인 표준안 제정에 배치되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해당부처간 협의를 거쳐, 모바일 결제가 크게 대중화될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협력체제를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