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ㆍT-DMB 등 중ㆍ일 공세에 고전… 컨트롤타워 부재 주요인
중ㆍ일 차관과 외교전 한국 제쳐
지상파DMB(T-DMB), 와이브로(Wibro) 등 토종 IT첨단기술이 IT컨트롤타워 부재와 체계적 지원 미흡으로 해외 시장에서 경쟁국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다.
1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남미 신흥국 시장에서 한국식 모바일TV 기술인 T-DMB가 일본 방식인 원-세그(One-Seg)에 밀려 DMB기술 주도권을 일본에 완전히 넘겨주고 말았다.
이는 그동안 자국에서만 원-세그 서비스를 해왔던 일본이 경제산업성 주도로 신흥시장 IT개척에 발벗고 나서면서 남미 국가들에 수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고, DMB 기지국 등 설비를 무상 지원하면서까지 IT수출 지원에 적극 나선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DMB 수출에 필요한 금융을 지원하고, 미쓰비시？산요 등 기업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 원-세그 상용서비스에 필요한 장비와 단말기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정부-산업계 패키지 수출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 정부는 차관 등 기술 수출을 위한 금융지원은 커녕 지식경제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분산된 IT수출지원 부처 체계로 인해 세계적인 IT기술을 개발해놓고도 제대로 해외 시장에 팔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방통위의 한해 DMB 수출지원 예산이 고작 20억∼30억원에 그치고 있고, 지경부는 이제야 막 수출지원 업무에 나선 상태다.
현재 토종 T-DMB는 가나(2008년5월)ㆍ노르웨이(2009년5월)ㆍ프랑스(2009년10월)ㆍ베트남(2010년8월) 등 세계 5개국에 도입돼 상용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또 말레이시아？이탈리아？인도네시아 등 세계 13개국에서 T-DMB가 시험방송 중이지만, 해당 국가의 일부 지역에서만 제공되고 있다. 지난 11일 지경부가 도미니카 정보통신청과 현지에 T-DMB 상용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중미에 토종 DMB 진출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지만, 도미니카보다 경제규모가 20배 이상 더 큰 중미의 대표 국가인 멕시코에선 정부 차관 지원을 등에 업은 일본 원-세그에 밀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계속 이런 식으로 가다간 남미, 중미는 물론 아세안, 아프리카 등 다른 신흥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일본에 다 넘겨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와이브로도 마찬가지다. 단적인 예가 최근 인도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3세대 이동통신을 위한 주파수 할당을 마친 인도는 삼성전자의 와이브로 채택을 사실상 결정하고서도 중국이 아직 개발 중인 자국의 TD-LTE를 사용할 것을 요구하자 결정을 미루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인도의 UN 상임이사국 진출카드와 막대한 차관 지원을 약속하면서 인도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5년 전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4G기술인 와이브로는 IT컨트롤타워 부재와 체계적 지원 미흡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실패한 기술로 전락하고 있다"며 "와이브로는 삼성이 70개국에 수출했다고는 하나 일부 지역에서만 사용하고 있고, 와이브로를 고민했던 국가들도 LTE(Long Term Evolution) 등 와이맥스 계열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 국가에 DMB, 와이브로 등 IT서비스 표준이 정해지면 서비스에 필요한 기지국 장비,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휴대폰ㆍ내비게이션ㆍPMP 단말기 등 막대한 수출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IT수출지원 업무를 특정 부처로 일원화해 예산과 정책의 효율성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위원회 수준의 방송통신위원회로서는 되는 일도 안되는 일도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4세대 이통기술인 LTE-어드밴스드를 세계 최초로 시연하는 데 성공했지만, 정부의 컨트롤타워와 체계적 지원이 없다면 또다시 T-DMB, 와이브로와 같은 상황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며 "IT가 우리나라 수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데 정부의 종합적 지원이 없다면 올해 무역 1조달러 목표역시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룡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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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DMB(T-DMB), 와이브로(Wibro) 등 토종 IT첨단기술이 IT컨트롤타워 부재와 체계적 지원 미흡으로 해외 시장에서 경쟁국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다.
1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남미 신흥국 시장에서 한국식 모바일TV 기술인 T-DMB가 일본 방식인 원-세그(One-Seg)에 밀려 DMB기술 주도권을 일본에 완전히 넘겨주고 말았다.
이는 그동안 자국에서만 원-세그 서비스를 해왔던 일본이 경제산업성 주도로 신흥시장 IT개척에 발벗고 나서면서 남미 국가들에 수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고, DMB 기지국 등 설비를 무상 지원하면서까지 IT수출 지원에 적극 나선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DMB 수출에 필요한 금융을 지원하고, 미쓰비시？산요 등 기업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 원-세그 상용서비스에 필요한 장비와 단말기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정부-산업계 패키지 수출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 정부는 차관 등 기술 수출을 위한 금융지원은 커녕 지식경제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분산된 IT수출지원 부처 체계로 인해 세계적인 IT기술을 개발해놓고도 제대로 해외 시장에 팔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방통위의 한해 DMB 수출지원 예산이 고작 20억∼30억원에 그치고 있고, 지경부는 이제야 막 수출지원 업무에 나선 상태다.
현재 토종 T-DMB는 가나(2008년5월)ㆍ노르웨이(2009년5월)ㆍ프랑스(2009년10월)ㆍ베트남(2010년8월) 등 세계 5개국에 도입돼 상용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또 말레이시아？이탈리아？인도네시아 등 세계 13개국에서 T-DMB가 시험방송 중이지만, 해당 국가의 일부 지역에서만 제공되고 있다. 지난 11일 지경부가 도미니카 정보통신청과 현지에 T-DMB 상용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중미에 토종 DMB 진출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지만, 도미니카보다 경제규모가 20배 이상 더 큰 중미의 대표 국가인 멕시코에선 정부 차관 지원을 등에 업은 일본 원-세그에 밀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계속 이런 식으로 가다간 남미, 중미는 물론 아세안, 아프리카 등 다른 신흥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일본에 다 넘겨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와이브로도 마찬가지다. 단적인 예가 최근 인도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3세대 이동통신을 위한 주파수 할당을 마친 인도는 삼성전자의 와이브로 채택을 사실상 결정하고서도 중국이 아직 개발 중인 자국의 TD-LTE를 사용할 것을 요구하자 결정을 미루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인도의 UN 상임이사국 진출카드와 막대한 차관 지원을 약속하면서 인도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5년 전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4G기술인 와이브로는 IT컨트롤타워 부재와 체계적 지원 미흡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실패한 기술로 전락하고 있다"며 "와이브로는 삼성이 70개국에 수출했다고는 하나 일부 지역에서만 사용하고 있고, 와이브로를 고민했던 국가들도 LTE(Long Term Evolution) 등 와이맥스 계열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 국가에 DMB, 와이브로 등 IT서비스 표준이 정해지면 서비스에 필요한 기지국 장비,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휴대폰ㆍ내비게이션ㆍPMP 단말기 등 막대한 수출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IT수출지원 업무를 특정 부처로 일원화해 예산과 정책의 효율성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위원회 수준의 방송통신위원회로서는 되는 일도 안되는 일도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4세대 이통기술인 LTE-어드밴스드를 세계 최초로 시연하는 데 성공했지만, 정부의 컨트롤타워와 체계적 지원이 없다면 또다시 T-DMB, 와이브로와 같은 상황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며 "IT가 우리나라 수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데 정부의 종합적 지원이 없다면 올해 무역 1조달러 목표역시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룡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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