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절차 등 해외업체 적용 어려워 국내와 형평성 우려
정부가 청소년 게임 심야 이용을 제한하기 위해 마련한 법률의 일부 조항이 산업현장에서는 적지 않은 파장과 역작용을 미치며 `독소조항'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총리실 산하 법제처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의 게임산업진흥법(이하 게임법)과 여성가족부(여성부)의 청소년보호법(이하 청보법) 상의 청소년 게임 규제 내용을 취합한 조정안을 만들어 이를 청보법 개정안에 포함시켰다. 법제처는 조정안에서 "정보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게임물을 제공하는 자는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 게임을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 조항은 해석 및 실행 여하에 따라 산업 일선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데다, 글로벌 사업자들에게 이를 적용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점에서 국내업체와 규제 형평성에도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물 `제공'의 의미를 서비스, 혹은 판매로 규정해야 하는데 이 경우 게임사와 제휴해 `채널링'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과 언론사, 모바일 게임을 제공하는 국내 이동통신3사와 애플, 구글 등 플랫폼 홀더, 24시간 온라인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블리자드 등 글로벌 사업자들이 규율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들에게 이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가령, 한국의 이용자가 소니의 `철권' 게임 패키지를 구입해 PS3로 심야에 싱글플레이를 하는 것은 규제대상이 아니지만 소니가 제공하는 네트워크 서비스에 접속, 다른 철권 이용자들과 실시간 심야 대전 플레이를 하는 것은 규제 대상이 된다. 이 경우 소니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서비스 가입 과정에서 주민번호를 비롯한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사업자들이 심야 셧다운제를 운영하기 위해 별도의 인증절차를 마련해야 하나 이들이 `선뜻' 이러한 장치를 마련하겠다며 `승복'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모바일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사전심의 제도 때문에 애플과 구글이 한국에 게임 카테고리를 열지 않고 있다"며 "청소년의 심야 이용을 막기 위해 개인정보 수집을 동반하는 인증 장치 마련을 요구한다면 이들은 한국 계정을 영영 개설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게임법 개정을 통해 오픈마켓 사전심의 규제가 철폐된다 해도 청보법 개정으로 인한 역작용으로 한국 내에 글로벌 오픈마켓이 열리지 않게 되면 무의미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게임사와 제휴해 게임 채널링 서비스를 진행하는 포털 사이트들과 언론사들도 해당 규제 대상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상당수 포털과 언론사들은 자사 사이트를 통해 제휴 게임사의 게임으로 이용자를 유입시키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들도 심야 시간 청소년 유입을 막기 위한 인증에 책임을 지게 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강도 높은 인증시스템을 갖춘 게임사와 달리, 이들 사업자들의 인증 체계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관련한 사후처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규제 도입 범위와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여성가족부 측은 "게임법상 게임물의 정의에 해당하고 국내법상 심의를 받은 게임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경우 플랫폼의 종류에 관계없이 심야 셧다운 제도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논란을 사고 있는 상당수의 것들이 규제 대상이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청소년보호법의 하위조항을 통해 게임 서비스 제공업의 개념과 폭을 보다 정확히 명시하고 실제 운용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지 않도록 법안의 저촉대상을 명확히 규정해야 할 것"이라며 "규제의 실효를 살리면서 산업계에 미치는 부담도 최소화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근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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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산하 법제처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의 게임산업진흥법(이하 게임법)과 여성가족부(여성부)의 청소년보호법(이하 청보법) 상의 청소년 게임 규제 내용을 취합한 조정안을 만들어 이를 청보법 개정안에 포함시켰다. 법제처는 조정안에서 "정보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게임물을 제공하는 자는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 게임을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 조항은 해석 및 실행 여하에 따라 산업 일선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데다, 글로벌 사업자들에게 이를 적용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점에서 국내업체와 규제 형평성에도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물 `제공'의 의미를 서비스, 혹은 판매로 규정해야 하는데 이 경우 게임사와 제휴해 `채널링'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과 언론사, 모바일 게임을 제공하는 국내 이동통신3사와 애플, 구글 등 플랫폼 홀더, 24시간 온라인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블리자드 등 글로벌 사업자들이 규율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들에게 이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가령, 한국의 이용자가 소니의 `철권' 게임 패키지를 구입해 PS3로 심야에 싱글플레이를 하는 것은 규제대상이 아니지만 소니가 제공하는 네트워크 서비스에 접속, 다른 철권 이용자들과 실시간 심야 대전 플레이를 하는 것은 규제 대상이 된다. 이 경우 소니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서비스 가입 과정에서 주민번호를 비롯한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사업자들이 심야 셧다운제를 운영하기 위해 별도의 인증절차를 마련해야 하나 이들이 `선뜻' 이러한 장치를 마련하겠다며 `승복'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모바일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사전심의 제도 때문에 애플과 구글이 한국에 게임 카테고리를 열지 않고 있다"며 "청소년의 심야 이용을 막기 위해 개인정보 수집을 동반하는 인증 장치 마련을 요구한다면 이들은 한국 계정을 영영 개설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게임법 개정을 통해 오픈마켓 사전심의 규제가 철폐된다 해도 청보법 개정으로 인한 역작용으로 한국 내에 글로벌 오픈마켓이 열리지 않게 되면 무의미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게임사와 제휴해 게임 채널링 서비스를 진행하는 포털 사이트들과 언론사들도 해당 규제 대상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상당수 포털과 언론사들은 자사 사이트를 통해 제휴 게임사의 게임으로 이용자를 유입시키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들도 심야 시간 청소년 유입을 막기 위한 인증에 책임을 지게 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강도 높은 인증시스템을 갖춘 게임사와 달리, 이들 사업자들의 인증 체계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관련한 사후처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규제 도입 범위와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여성가족부 측은 "게임법상 게임물의 정의에 해당하고 국내법상 심의를 받은 게임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경우 플랫폼의 종류에 관계없이 심야 셧다운 제도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논란을 사고 있는 상당수의 것들이 규제 대상이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청소년보호법의 하위조항을 통해 게임 서비스 제공업의 개념과 폭을 보다 정확히 명시하고 실제 운용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지 않도록 법안의 저촉대상을 명확히 규정해야 할 것"이라며 "규제의 실효를 살리면서 산업계에 미치는 부담도 최소화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근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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