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8P 급락… LG 현지공장 가동 중단
이집트 반정부 시위 사태가 확산되면서 기업의 수출 차질은 물론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불안 가중 등 한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튀니지 `쟈스민 혁명'이 이집트로 확산된 데 이어 다른 중동 산유국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져 정부는 물론 기업들이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31일 코스피지수는 이집트 반정부 시위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전주 대비 38.14포인트(1.81%) 하락한 2069.73에 장을 마감,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1월21일(2069.92) 이후 6거래일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전 주말 미국 뉴욕증시가 이집트 반정부 시위 심화로 인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스피지수도 2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2080선에서 장을 시작했다. 이후 개인의 매수세 유입으로 오후 장 초반 2090선에 육박(2089.72)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집트발 악재로 인해 국제유가 급등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다시 위축됐다.
또 이집트 사태로 불안감이 커진 외국인이 현ㆍ선물 시장에서 동반매도한 것이 낙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결국 장 막판 2070선까지 내줬다. 외국인이 6946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이 5268억원 순매수로 대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기관은 732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750억원어치가 순매도됐다.
코스닥지수도 이틀 연속 하락하며 520선이 위협받게 됐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에 비해 6.08포인트(1.15%) 하락한 521.38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엿새만에 반등하며 1120원선에 복귀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70원 오른 112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이집트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되면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상승 압력이 커졌다.
이집트 사태는 국제유가의 오름폭도 키우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은 배럴당 89.34달러로 하루만에 4.3%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이집트가 석유수출국은 아니라서 수급에 영향은 없지만 심리적 불안이 다른 국가로 확산되면 당장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 사태가 정치적 문제라서 예측이 쉽지 않은 것도 불안 요인이라고 평가다.
이집트 사태로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국내 물가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가 연초부터 물가잡기에 나선 그동안의 노력이 이번 사태로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제유가의 충격은 불과 1∼2주 안에 국내 물가에 곧바로 반영된다"며 "한은의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원유, 금속광물, 농산물 등 원자재 가격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5%포인트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이집트 사태로 국제 원자재가격의 상승세가 확산할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리 기업 수출에 미칠 영향 분석에 나선 것.
재정부 관계자는 "이집트 개별 국가 차원에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지만 주변국으로 확산했을 경우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우려스럽다"며 "상황 전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이집트에 자동차부품과 합성수지, 건설 중장비 등 22억4000만달러 어치를 수출했으나 최근 시위가 확산되면서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이집트는 우리에게 중동에서 네 번째로 큰 수출시장이 나 관공서가 문을 닫아 통관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물론 통신수단도 차단돼 수출업체들은 바이어들과 교신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집트 진출 기업들은 대부분 정상영업을 포기하고 대피 절차를 밟고 있다. LG전자는 현지 TV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직접적인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태로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측에 있다. 이집트 군부가 무바리크 이집트 대통령에게 권력이양을 촉구해 당분간 이집트의 불안정한 정국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근 국가인 사우디아리비아 등 아라비아반도 중동국가로 확산될 경우 우리나라 경제는 물론 국가 경제는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편 이번 사태가 국내 금융권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국내 금융회사의 이집트에 대한 익스포저는 없고, 차입금은 600만달러에 불과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집트 사태가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길재식ㆍ이홍석기자 osolgil@ㆍred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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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튀니지 `쟈스민 혁명'이 이집트로 확산된 데 이어 다른 중동 산유국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져 정부는 물론 기업들이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31일 코스피지수는 이집트 반정부 시위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전주 대비 38.14포인트(1.81%) 하락한 2069.73에 장을 마감,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1월21일(2069.92) 이후 6거래일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전 주말 미국 뉴욕증시가 이집트 반정부 시위 심화로 인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스피지수도 2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2080선에서 장을 시작했다. 이후 개인의 매수세 유입으로 오후 장 초반 2090선에 육박(2089.72)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집트발 악재로 인해 국제유가 급등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다시 위축됐다.
또 이집트 사태로 불안감이 커진 외국인이 현ㆍ선물 시장에서 동반매도한 것이 낙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결국 장 막판 2070선까지 내줬다. 외국인이 6946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이 5268억원 순매수로 대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기관은 732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750억원어치가 순매도됐다.
코스닥지수도 이틀 연속 하락하며 520선이 위협받게 됐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에 비해 6.08포인트(1.15%) 하락한 521.38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엿새만에 반등하며 1120원선에 복귀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70원 오른 112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이집트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되면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상승 압력이 커졌다.
이집트 사태는 국제유가의 오름폭도 키우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은 배럴당 89.34달러로 하루만에 4.3%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이집트가 석유수출국은 아니라서 수급에 영향은 없지만 심리적 불안이 다른 국가로 확산되면 당장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 사태가 정치적 문제라서 예측이 쉽지 않은 것도 불안 요인이라고 평가다.
이집트 사태로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국내 물가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가 연초부터 물가잡기에 나선 그동안의 노력이 이번 사태로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제유가의 충격은 불과 1∼2주 안에 국내 물가에 곧바로 반영된다"며 "한은의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원유, 금속광물, 농산물 등 원자재 가격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5%포인트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이집트 사태로 국제 원자재가격의 상승세가 확산할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리 기업 수출에 미칠 영향 분석에 나선 것.
재정부 관계자는 "이집트 개별 국가 차원에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지만 주변국으로 확산했을 경우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우려스럽다"며 "상황 전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이집트에 자동차부품과 합성수지, 건설 중장비 등 22억4000만달러 어치를 수출했으나 최근 시위가 확산되면서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이집트는 우리에게 중동에서 네 번째로 큰 수출시장이 나 관공서가 문을 닫아 통관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물론 통신수단도 차단돼 수출업체들은 바이어들과 교신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집트 진출 기업들은 대부분 정상영업을 포기하고 대피 절차를 밟고 있다. LG전자는 현지 TV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직접적인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태로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측에 있다. 이집트 군부가 무바리크 이집트 대통령에게 권력이양을 촉구해 당분간 이집트의 불안정한 정국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근 국가인 사우디아리비아 등 아라비아반도 중동국가로 확산될 경우 우리나라 경제는 물론 국가 경제는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편 이번 사태가 국내 금융권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국내 금융회사의 이집트에 대한 익스포저는 없고, 차입금은 600만달러에 불과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집트 사태가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길재식ㆍ이홍석기자 osolgil@ㆍred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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