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대선공약 지켜야"…정치권 가세 '당-청 갈등' 비화
이명박 대통령의 충청권 대선공약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입지선정 문제가 새해 벽두 정치권과 과학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이 "과학벨트 입지에 대해 전국을 대상으로 결정할 것"이라는 발언과 이에 한나라당 내에서 과학벨트는 충청권에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당-청간 갈등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남권(대구, 경북, 울산), 광주광역시, 경기도 등이 앞다퉈 과학벨트 유치를 위한 공조에 나섬에 따라 과학벨트 입지 선정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이처럼 과학벨트 입지선정 문제에 정치권이 가세하고 지자체간 과열경쟁 양상을 띠면서 자칫 입지선정을 둘러싸고 지역 갈등으로 번질 수 있어 과학벨트 입지 선정은 올해 정치권의 주요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특히 내년까지 이 문제가 이어질 경우 차기 대선 구도와 맞물려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과학벨트는 2007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의 충청권 공약으로, 기초과학연구원 설립과 기초연구시설(중이온가속기)설치 등을 위해 7년간 3조5000억여원이 투자되는 단군이래 최대 규모의 국가 프로젝트다. 그러나 세종시 원안 추진 논란과 맞물려 2년 넘게 `과학벨트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계류 상태에 있다가 지난해 연말 국회를 통과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추진되는 것이다.
충청권은 대선공약인 만큼 과학벨트특별법이 통과되기 전 세종시 등 충청권 입지를 특별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여당의 직권상정으로 이를 관철시키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해 들어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사와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의 발언 이후 과학벨트 입지는 사실상 공모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져 충청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과학벨트 입지선정을 놓고 충청권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자 대전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3개 시ㆍ도 광역단체장들은 일제히 성명과 논평을 통해 "과학벨트는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당시 내건 충청권 공약으로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세종시 수정 논란에서도 정부는 세종시가 과학벨트의 최적지임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며 과학벨트의 충청권 입지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어 지난 10일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당 지도부들은 과학벨트를 충청권에 조성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대전시장을 지낸 박성효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과학벨트를 둘러싸고 충청권의 민심이 세종시 논란의 재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분노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충청권의 민심을 잃거나 분노를 산다면 2012년 총선에서 충청권에 대한 기대는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충청권의 민심을 전했다.
정두언 최고위원 역시 "대통령 공약사항이고 이미 정부가 최적지라고 발표를 한 것을 고려할 때 세종시로 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힘을 보탰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과학벨트의 충청권 유치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여당의 발언은 과학벨트는 전국을 대상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의 언급과 상반된 것이어서 과학벨트 입지선정을 둘러싼 당-청간 입장 정리 및 미묘한 차이가 표출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과학벨트의 충청권 입지선정을 위한 정부 여당과 충청권의 거센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일 경북과 대구, 울산 등 영남권 3개 광역단체는 과학벨트 유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과학벨트유치추진위원회를 구성,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등 과학벨트 유치를 위한 공조에 나섰다.
또 광주광역시는 지난달 14일 정부에 과학벨트 유치 제안서를 가장 먼저 제출한 뒤 과학벨트유치위원회를 중심으로 유치전에 사실상 뛰어들었다. 경기도 역시 과학벨트 후보지를 과천시로 정하고 유치를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해 그 결과를 청와대 및 교과부 등에 제출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한 정부출연연구원 관계자는 "과학벨트 입지선정은 대통령의 충청권 대선공약인 만큼 결코 정치적 논리에 의해 결정돼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며 "과학벨트의 최적지가 세종시라는 점이 여러 번 언급됐고, 세종시-대덕특구-충북 오창ㆍ오송을 연계해 우리나라 기초과학 수준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여기에서 파생된 연구성과물을 통해 과학비즈니스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충청권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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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이 "과학벨트 입지에 대해 전국을 대상으로 결정할 것"이라는 발언과 이에 한나라당 내에서 과학벨트는 충청권에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당-청간 갈등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남권(대구, 경북, 울산), 광주광역시, 경기도 등이 앞다퉈 과학벨트 유치를 위한 공조에 나섬에 따라 과학벨트 입지 선정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이처럼 과학벨트 입지선정 문제에 정치권이 가세하고 지자체간 과열경쟁 양상을 띠면서 자칫 입지선정을 둘러싸고 지역 갈등으로 번질 수 있어 과학벨트 입지 선정은 올해 정치권의 주요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특히 내년까지 이 문제가 이어질 경우 차기 대선 구도와 맞물려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과학벨트는 2007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의 충청권 공약으로, 기초과학연구원 설립과 기초연구시설(중이온가속기)설치 등을 위해 7년간 3조5000억여원이 투자되는 단군이래 최대 규모의 국가 프로젝트다. 그러나 세종시 원안 추진 논란과 맞물려 2년 넘게 `과학벨트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계류 상태에 있다가 지난해 연말 국회를 통과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추진되는 것이다.
충청권은 대선공약인 만큼 과학벨트특별법이 통과되기 전 세종시 등 충청권 입지를 특별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여당의 직권상정으로 이를 관철시키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해 들어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사와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의 발언 이후 과학벨트 입지는 사실상 공모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져 충청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과학벨트 입지선정을 놓고 충청권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자 대전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3개 시ㆍ도 광역단체장들은 일제히 성명과 논평을 통해 "과학벨트는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당시 내건 충청권 공약으로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세종시 수정 논란에서도 정부는 세종시가 과학벨트의 최적지임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며 과학벨트의 충청권 입지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어 지난 10일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당 지도부들은 과학벨트를 충청권에 조성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대전시장을 지낸 박성효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과학벨트를 둘러싸고 충청권의 민심이 세종시 논란의 재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분노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충청권의 민심을 잃거나 분노를 산다면 2012년 총선에서 충청권에 대한 기대는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충청권의 민심을 전했다.
정두언 최고위원 역시 "대통령 공약사항이고 이미 정부가 최적지라고 발표를 한 것을 고려할 때 세종시로 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힘을 보탰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과학벨트의 충청권 유치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여당의 발언은 과학벨트는 전국을 대상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의 언급과 상반된 것이어서 과학벨트 입지선정을 둘러싼 당-청간 입장 정리 및 미묘한 차이가 표출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과학벨트의 충청권 입지선정을 위한 정부 여당과 충청권의 거센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일 경북과 대구, 울산 등 영남권 3개 광역단체는 과학벨트 유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과학벨트유치추진위원회를 구성,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등 과학벨트 유치를 위한 공조에 나섰다.
또 광주광역시는 지난달 14일 정부에 과학벨트 유치 제안서를 가장 먼저 제출한 뒤 과학벨트유치위원회를 중심으로 유치전에 사실상 뛰어들었다. 경기도 역시 과학벨트 후보지를 과천시로 정하고 유치를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해 그 결과를 청와대 및 교과부 등에 제출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한 정부출연연구원 관계자는 "과학벨트 입지선정은 대통령의 충청권 대선공약인 만큼 결코 정치적 논리에 의해 결정돼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며 "과학벨트의 최적지가 세종시라는 점이 여러 번 언급됐고, 세종시-대덕특구-충북 오창ㆍ오송을 연계해 우리나라 기초과학 수준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여기에서 파생된 연구성과물을 통해 과학비즈니스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충청권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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