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결제 확대 등 일부 성과… 실효성 갖추기엔 갈길 멀어
■ 2010 중기 결산
올해 중소기업계의 최대 화두는 `대ㆍ중소기업 상생'이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전세계적 경기침체로 허리띠를 잔뜩 졸라맸던 것이 2009년이었다면 올해는 움츠렸던 경기가 회복세로 전환되면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경제회복의 열매가 경제 주체들에게 고루 나눠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주요 대기업의 영업이익도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반면 같은 시기 중소기업계는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와 불공정거래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원자재가격이 18.8% 상승하는 사이 납품단가는 단 1.8%만 올랐다.
양측의 갈등이 폭발한 계기는 `기업형 슈퍼마켓' 파동이다. 대표적인 영세 자영업종으로 통하는 슈퍼마켓 시장에 유통 대기업들이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변 영세상인들이 단체로 반발하자 마치 다른 가게를 여는 것처럼 차림막으로 가려놓고 기습적으로 오픈하기도 했다. `통큰치킨', `이마트피자' 등 골목상권을 겨냥한 대기업의 싹쓸이식 확장은 대중소기업 상생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시장의 갈등이 확산되자 정부도 뒤늦게 조정에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정사회' 어젠다를 시작으로 공정위의 하도급법 개정, 중소기업청의 실태조사 등 표면적으로는 대기업에 대한 전방위 압박 형태로 나타났다. 전경련을 비롯한 주요 대기업의 반발 움직임도 감지됐지만 `상생'이라는 명분 속에 목소리는 잦아들었다. 일부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은 자금지원, 현금결제 확대, 불공정거래 지양 등을 골자로 하는 상생 협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중소기업 상생이 구호가 아닌 실효성을 가지기까지는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일자리 창출, 경제 활동의 비중 등 우리경제에서 중소기업의 가치가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관련 제도와 관행은 대기업의 불공정거래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거나 사실상 묵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생'에 대한 정부 내부에서의 엇박자도 감지된다. `통큰치킨'이 대표적으로 결국 거대 유통업체인 롯데마트가 1주일만에 판매를 중단했지만 다시 이명박 대통령이 `치킨 가격이 비싸다'며 기존 업자들을 사업행태를 비판하면서 새로운 논란을 촉발시켰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대ㆍ중소기업 상생이 중소기업계의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 기본법 전면 개정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 정책의 대대적인 손질도 궁극적으로는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대등한 입장에서 협상할 수 있도록 내부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동안 창업기업에 맞춰졌던 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허리 역할을 할 중견기업 육성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중소기업계가 발표한 대중소기업 상생 호소문에는 중소기업계의 정서가 그대로 담겨 있다. 당시 중소기업계는 호소문을 통해 "중소기업은 대기업에게 대단한 특혜나 지원, 그리고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기업은 자신들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중소 협력기업을 동반자로 대우해 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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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소기업계의 최대 화두는 `대ㆍ중소기업 상생'이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전세계적 경기침체로 허리띠를 잔뜩 졸라맸던 것이 2009년이었다면 올해는 움츠렸던 경기가 회복세로 전환되면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경제회복의 열매가 경제 주체들에게 고루 나눠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주요 대기업의 영업이익도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반면 같은 시기 중소기업계는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와 불공정거래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원자재가격이 18.8% 상승하는 사이 납품단가는 단 1.8%만 올랐다.
양측의 갈등이 폭발한 계기는 `기업형 슈퍼마켓' 파동이다. 대표적인 영세 자영업종으로 통하는 슈퍼마켓 시장에 유통 대기업들이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변 영세상인들이 단체로 반발하자 마치 다른 가게를 여는 것처럼 차림막으로 가려놓고 기습적으로 오픈하기도 했다. `통큰치킨', `이마트피자' 등 골목상권을 겨냥한 대기업의 싹쓸이식 확장은 대중소기업 상생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시장의 갈등이 확산되자 정부도 뒤늦게 조정에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정사회' 어젠다를 시작으로 공정위의 하도급법 개정, 중소기업청의 실태조사 등 표면적으로는 대기업에 대한 전방위 압박 형태로 나타났다. 전경련을 비롯한 주요 대기업의 반발 움직임도 감지됐지만 `상생'이라는 명분 속에 목소리는 잦아들었다. 일부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은 자금지원, 현금결제 확대, 불공정거래 지양 등을 골자로 하는 상생 협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중소기업 상생이 구호가 아닌 실효성을 가지기까지는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일자리 창출, 경제 활동의 비중 등 우리경제에서 중소기업의 가치가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관련 제도와 관행은 대기업의 불공정거래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거나 사실상 묵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생'에 대한 정부 내부에서의 엇박자도 감지된다. `통큰치킨'이 대표적으로 결국 거대 유통업체인 롯데마트가 1주일만에 판매를 중단했지만 다시 이명박 대통령이 `치킨 가격이 비싸다'며 기존 업자들을 사업행태를 비판하면서 새로운 논란을 촉발시켰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대ㆍ중소기업 상생이 중소기업계의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 기본법 전면 개정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 정책의 대대적인 손질도 궁극적으로는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대등한 입장에서 협상할 수 있도록 내부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동안 창업기업에 맞춰졌던 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허리 역할을 할 중견기업 육성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중소기업계가 발표한 대중소기업 상생 호소문에는 중소기업계의 정서가 그대로 담겨 있다. 당시 중소기업계는 호소문을 통해 "중소기업은 대기업에게 대단한 특혜나 지원, 그리고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기업은 자신들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중소 협력기업을 동반자로 대우해 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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