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분쟁 `생존무기` 급부상

양적성장 위주 전략 탈피 강력한 IP포트폴리오 마련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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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허경영 2.0을 준비하라
(상) 최강의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지식재산이 국가의 경제성장의 원천이자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건으로 부각되면서 지식재산(IPㆍIntellectual Property)의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지식재산 창출, 확보, 권리화, 보호 및 활용 등에 초점을 맞춘 IP경영을 서둘러 도입하고 있으며 선진국들도 강력한 지식재산을 무기로 지식재산강국을 표방하고 나서고 있다. 지식재산이 그 나라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에 IP경영 실현을 위한 전략을 2회에 걸쳐 게재한다.

사례1. 국내 최초의 PC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삼보컴퓨터는 1998년 저가제품인 이머신즈를 통해 미국에 100만대 이상의 컴퓨터를 판매하는 성과를 냈다. 당시 미국 PC시장 점유율 19%를 차지할 정도로 기대이상의 결실을 냈고, 판매율도 3위에 해당될 만큼 미국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상황은 돌변했다. 컴팩을 인수한 HP와의 특허소송에서 패소하고 만 것이다. 법원은 삼보컴퓨터가 9건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판결을 내렸고, 이중 2건의 특허에 대해서는 이용금지명령을 받았다. 결국 2건의 특허가 적용된 제품은 판매금지라는 제재를 받게 됐다.

사례2. 엠피맨닷컴은 한국과 일본의 유수한 벤처캐피털로부터 80억원의 자금을 투자받는 등 2000년대 가장 유망한 벤처기업 중의 하나로 손꼽혔다. 당시 MP3플레이어라는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했던 터라 무한 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시장변화를 읽지 못하고 지식재산권 보호에 열악한 당시 국내 정서상 기술개발에만 집중한 나머지 경쟁사들의 잇따른 특허분쟁으로 회사는 점점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특허전략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던 것이 원인을 제공한 것이었다. 이후 계속되는 특허분쟁에서 승소하긴 했지만 후속특허 분쟁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결국 레인콤에 인수되는 아픔을 겪으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동안 대기업을 제외하곤 대부분 중소기업들이 IP 즉, 특허를 바라보는 시선은 냉랭했다. 단순히 다른 기업보다 더 많은 특허를 획득하기 위한 `양적 성장' 위주의 특허전략을 추진해 온 것이다. 여기에 특허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역시 마련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따라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긴 했지만 정작 필요한 특허는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의 특허 포트폴리오 전략이 얼마나 부재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들어 기업들은 만약에 있을 지 모르는 특허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빈틈없는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치열한 특허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공격과 방어에 활용할 수 있는 다수의 특허군(群)으로 이뤄진 `최강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길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오늘날과 같은 특허 전쟁터에서 한 두개의 특허만으로는 경쟁기업을 견제할 수 없고, 치밀하고 촘촘히 짜여진 다수의 국제특허복합체를 확보해야만 특허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퀄컴사는 CDMA 모뎀칩에서만 1700여개의 국제특허복합체로 구성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결과로,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에서만 5조원이 넘는 로열티 수입을 올렸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이같은 특허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식재산(IP) 포트폴리오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특허를 출원할 것인가 아니면 특허를 살 것인가'에 대한 판단도 `우리의 IP전략에 따른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에 도움이 되느냐, 아니냐' 여부에 따라 결정할 정도로 IP경영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IP경영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특허를 기술개발을 통한 결과물로 인식하는데 머물고 있으며 특허의 양적인 면에만 치중해 있는 것이 국내 IP경영의 현 주소다. 이런 결과로 최강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무기로 특허분쟁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대기업을 빼곤 대부분 기업들이 무방비 상태에 처해 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들은 특허를 전담하는 부서나 전문인력이 거의 전무하고 자사의 특허침해 내용을 파악할 여력조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지식재산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허청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은 특허업무와 관련한 직원이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담인력을 둔 기업과 전담부서를 설치한 기업은 각각 전체 응답기업의 2.7%, 2.9%에 불과했다. 이중 절반 가량이 다른 업무와 함께 특허 관련 일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IP경영에 소홀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허청 관계자는 "최근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로 후발기업들의 진입장벽을 차단하기 위해 특허소송을 이용하고 있으며 노키아, 모토롤라, 코닥, HTC 등 경쟁사들은 애플로부터 로열티를 받거나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특허소송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소송은 소수의 특허를 대상으로 제기한 것이 아니라 수십건에 달하는 특허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R&D를 수행하기에 앞서 보다 강력한 IP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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