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포럼] 키워드 광고시장의 역설

이판정 넷피아 대표

  •  
  • 입력: 2010-12-13 21:28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디지털포럼] 키워드 광고시장의 역설
우리 중소기업들이 고객들을 자신의 홈페이지로 안내하기 위해 연간 1조 원에 달하는 온라인 키워드 광고 비용으로 병들어 가고 있다. 누가 그렇게 만들었고 누가 그것을 방치하고 있는 걸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우는 영문 도메인네임의 수는 평균 20여개 이하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힘들여 만든 자신의 홈페이지 도메인 네임을 고객들에게 알리기란 쉽지 않고, 많은 기업들이 차선책으로 `OOO검색창에 브랜드를 치세요'라는 키워드 광고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광고의 결과는 특정 검색사의 리스트가 뜨면서 자신의 기업이름 주위에 경쟁사도 같이 리스트 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하면 자신의 돈을 들여 경쟁사 광고를 해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키워드 광고의 키워드는 해당 기업들의 고유 브랜드인 경우가 많다. 기업 개개의 노력으로 알려진 브랜드를 또 다시 검색사로부터 사와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경쟁사들끼리 서로 자신의 브랜드를 상위에 올리고자 돈내기를 하는 진풍경이 반복되는 것이 지금의 키워드 광고 시장이다.

결국 수십만 중소기업이 자신의 브랜드를 빼앗아간 검색사를 먹여 살리는 기형적인 구조가 현재의 인터넷 환경이며, 그 돈이 자그마치 연간 1조원에 이른다. 만약 이 돈으로 중소기업이 인재를 채용한다면 연간 10만명의 청년실업자들을 채용할 수 있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선순환되어야 할 중소기업의 자금이 빼앗긴 자신의 브랜드를 되사오기 위해 낭비하고 있다.

더 웃지 못할 일은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홍보해 알려진, 자신의 브랜드 주소를 검색창이 아닌 인터넷 주소창에서 남이 가로채어가도 그것에 대하여 항의 하거나 법적 조치 등을 하지 않는 현실이다.

인터넷주소의 특성상 `주소창이 검색창이고 검색창이 주소창이다'라고 헷갈리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다 보니 `주소창인 도메인창에 회사 브랜드를 치면 검색리스트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라는 잘못된 생각마저 퍼져 있다.

지난 2001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제25차 정보통신표준총회에서 `인터넷 키워드 서비스용 클라이언트 프로그램과 키워드네임 서버간의 연결방법 표준'(TTAS.KO-10.0127)을 정보통신단체표준으로 확정했다. 이 표준에 따르면 `이용자가 인터넷 키워드 주소를 질의할 때 해당객체 주소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용자가 지정한 네임서버를 통해야 한다'라고 되어있다. 이는 기존의 모든 전세계 도메인의 구동방식과 같은 방식이다.

그러나 차세대 인터넷주소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한국이 주도하는 것을 시기하는 세력과 국내에 법적인 규제가 없어 타기업의 브랜드를 검색으로 돌려 얻게 되는 부당이득을 취할 수 있는 검색사들에게는 브랜드주소인 한글인터넷주소는 가장 큰 검색매출의 장애요소였다.

그래서 지난 2003년부터 보호법이 없는 도메인창의 한글주소(=30여만 기업의 브랜드주소)를 주소창에서 1일 평균 2500만 건이라는 어마어마한 사용빈도수(페이지뷰를 10으로 가정할 경우 2.5억 페이지뷰)를 검색으로 돌려 타기업의 브랜드로 부당이득을 얻고자 하는 검색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기업은 안타깝게도 대기업이 아닌 힘없는 작은 중소기업들이다. 만약 주소창의 기업의 도메인이 모두 가로채기 된다면 기업들은 비싼 키워드 광고비용을 지불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고객들을 자사의 홈페이지로 들어오게 할 방법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자연 생태계에서 소수의 포식자들이 치어들을 싹쓸이하여 전 생태계를 위협하듯 지금의 경제 생태계는 키워드 광고에 작은 기업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우포늪에 등장한 황소개구리가 생태계를 황폐화시켰듯, 우리 경제의 1차 생산자(초지) 역할을 하는 창업기업과 중소기업들을 검색사들이 브랜드 가로채기라는 사냥방법으로 마구잡이로 잡아먹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경제 생태계 교란질서를 하루빨리 바로잡지 않고 그대로 방치한다면 결국 대가는 우리 경제구성원 모두가 치르게 될 것이다. 최근 국내 포털이 스마트폰에서 G사로 모든 검색이 넘어가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멘 소리를 하는 것은 국내 포털이 지난 10년간 OS개발사인 M사와 G사가 주소창을 검색창화 하고자 한 것을 대신해준 스스로 만든 부메랑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