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G20과 코리아 프리미엄

김영용 한국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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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11-07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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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G20과 코리아 프리미엄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지난 10월 22일과 23일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각국 간 환율 분쟁 문제를 일단락 지었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되는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기로 했고,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당초 미국이 제안한 `경상수지 목표제'에서 한 발씩 양보하여 목표지는 정하지 않고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관리하는 `경상수지 관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당연히 환율 조작을 위한 외환시장 개입을 최소화하고 경쟁적으로 절하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한국과 중국 등 신흥ㆍ개도국의 국제통화기금 지분율(IMF 쿼터)을 6% 이상으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향후에도 경상수지 관리제를 둘러싼 환율 문제가 다시 불거질 소지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일단 급한 불은 끈 셈이다.

그런데 이번 합의로 자국 화폐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들이 유의해야 할 것이 있다. 이 점과 관련하여 미국의 요구로 행해졌던 플라자 합의(Plaza Accord)와 그 후 일본 경제의 침체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85년 9월 뉴욕의 플라자호텔에 모인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 5개국은 미국 달러의 강세로 미국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약해지자 달러를 평가절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일본 엔화가 강세로 돌아섰고 일본 수출산업이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와 같은 엔고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일본은 1985년 12월 이전에 5% 이상을 유지하던 할인율을 1987년 2월에는 2.5%로 내렸다. 이에 따라 통화 공급이 증가했고 1987~90년 동안 민간소비는 연평균 5.6%씩 증가했고 고정자본은 10.6%씩 추가로 축적됐다. 부동산 시장과 주식시장도 활황이었다. 그러나 1989년 5월부터 1990년 8월까지 5차례에 걸쳐 할인율이 6%대로 높아지자 자산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시장이 붕괴됐다.

이제 환율이 외환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면 중국 위안화는 그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이는 중국의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만일 중국이 통화를 풀어 위안화의 가치를 낮추고자 한다면 중국은 저금리 정책과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 가능성이 있는데, 바로 이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중국이 높아지는 위안화 가치에 걸맞은 산업 경쟁력을 갖추기보다는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저금리 정책을 쓴다면 일본의 장기 불황을 닮아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비단 중국의 문제만은 아니다. 경제가 본 궤도에 올라서지 않았다는 진단 하에 제2차 양적완화(이른바 QE2) 조치를 취하고 있는 미국은 저금리로 결과한 금융위기를 다시 저금리와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좋든 싫든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제가 본 궤도에 올라 안정적으로 운행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한국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커다란 의미가 있다. 우선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함으로써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새롭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또한 각국간의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세계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동안 양적 성장에 매달려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물질적ㆍ정신적ㆍ문화적 수준을 한층 더 높여 명실공히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한국의 웅비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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