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마트폰 일본시장 파고든다

자국산 공백 외산 적극도입… 삼성ㆍ팬택 등 공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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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로 불릴만큼 폐쇄적이던 일본 이동통신시장이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변화가 국내 단말기 및 통신장비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이동통신시장이 아이폰 열풍과 스마트폰 확산으로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그간 자국 제조사중심으로 단말기를 확보해 왔던 이통사들의 소싱전략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당장 자국 브랜드의 경쟁력 있는 스마트폰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외산 단말기 도입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팬택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의 일본시장 진출도 본격화됐다.

삼성전자는 일본 1위 이동통신사업자 NTT도코모에 갤럭시S를 공급하고, 한국시장보다도 먼저 갤럭시탭을 출시키로 했다. 이는 NTT의 나카무라 마사오 CEO의 강력한 요청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일본 언론들은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일본 시장의 폐쇄성에 안주했던 NTT가 아이폰을 도입한 소프트뱅크 등 후발사업자들의 스마트폰 영향력이 커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급하게 삼성전자를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8년 3위 소프트뱅크는 아이폰을 도입, 3년만에 80%가까운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아이폰=스마트폰'이라는 등식을 만들었다. 경쟁 이통사들이 외산 스마트폰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소프트뱅크와 아이폰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위기의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팬택도 일본시장 진출을 현실화했다. 팬택 관계자는 "베가급 성능을 지닌 모델을 올해 안에 일본 2위 사업자 KDDI를 통해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DDI 역시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 대한 다급함이 그만큼 컸다는 평가다.

특히 NTT와 KDDI는 각각 갤럭시S와 베가를 전략 제품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돼 일본의 안드로이드폰 시장은 국산폰들의 대리전이 될 가능성도 높다.

스마트폰과는 별도로 통신장비의 일본시장 진출도 현실화하고 있다. NTT도코모는 자회사인 유큐모바일을 통해 삼성전자의 와이브로2(모바일와이맥스2) 장비를 도입키로 했다. 이 장비는 지난 5일 개최된 가전 전시회 씨텍(CEATEC)에서 선보인 것으로, 기존 와이브로보다 전송속도를 8배 높였다. 와이브로2가 깔림은 물론 와이브로 폰 수출이 임박했음은 물론이다.

뒤늦게 일본 토종기업들의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점유율 25%를 차지하고 있는 샤프는 `갈라파고스'라는 이름의 태블릿PC를 내놓으며 더욱 일본시장에 특화ㆍ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도시바와 후지쯔는 합작을 통해 보다 개방적인 스마트폰을 내놓으려 하고 있으나 경쟁 기업들에 비해 한참 늦었다는 평가다.

국내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여러 플레이어가 함께 일본 시장에 진출해 경쟁하는 게 혼자들어 가는 것 보다 낫다"며 "한국 브랜드의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빠른 대응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스마트폰 한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그간 1억2000만의 대규모 가입자 기반아래, `I-모드' 등 피쳐폰을 이용한 모바일인터넷서비스를 미국과 유럽보다 앞서 선보임으로써 독자적ㆍ폐쇄적인 휴대폰 문화를 형성했다. 이를 통해 샤프를 비롯해 카시오, 도시바, 후지쯔 등 자국 휴대폰 기업들간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성장, `외산폰의 무덤'으로 만들어 왔다. 노키아가 1%점유율을 기록하는 시장은 전 세계에서 일본과 한국뿐이었을 정도다.

그러나 이같은 폐쇄성은 세계 이동통신시장이 스마트폰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자국의 단말기업체들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스마트폰에 제때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현재 일본이 내세우는 스마트폰 브랜드는 합작법인인 소니에릭슨이 전부다.

박지성기자 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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