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시론] 대학의 저작물이용 타협점 찾아야

이대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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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9-09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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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 시론] 대학의 저작물이용 타협점 찾아야
최근 `대학의 수업목적 저작물이용 보상금제도' 실시에 대하여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저작권자들은 대학의 저작물 이용에 대하여 보상금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이고 대학은 이를 쉽사리 수용하려 하지 않고 있다. 저작물 이용에 대한 권리자와 이용자간에 발생하는 적대적인 관계가 표출하고 있는 셈이다. 저작권 인식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러한 논란은 우리 사회에서 바람직할 수도 있다.

대학은 그 수업을 위하여 저작물을 복제ㆍ배포ㆍ공연ㆍ방송ㆍ전송하는 방식으로 저작물을 이용한다. 예컨대 교수가 타인의 논문을 복사하여 학생에게 배포하거나 동영상을 상영할 수도 있으며 인터넷에 저작물을 올려놓을 수도 있다. 창작자에게 배타적 권리를 부여하여 독점시장에서 보상을 받도록 하는 것이 저작권 제도의 기본원리이므로 저작물 이용에는 이용료(로열티) 지급이 뒤따른다. 수업을 위하여 저작물을 이용하고자 하는 경우 대학은 원칙적으로 개별적인 저작권자로부터 `사전에' 이용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원활한 수업을 위한 사전 이용허락의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저작권법은 대학이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게 하되 이용한 후에는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장관이 고시하는 기준의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일정한 능력을 갖춘 단체가 보상금을 지급받고 지급받은 보상금을 저작권자에게 분배한다. 이 단체는 그 구성원이 아닌 보상권리자(저작권자)의 신청에 대해서도 권리행사를 거부할 수 없으므로, 단체의 구성원이 아닌 자도 단체를 통하여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이러한 수업목적 보상금제도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12월 마련된 것인데, 지금 문화부의 보상금기준 고시를 앞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문화부로 하여금 보상금기준을 즉시 고시토록 종용하고 보상금을 징수하려는 저작권자와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으려 하는 대학측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열차의 위치에 서 있는데 이것은 양측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저작권을 존중하고 이용에 대한 대가를 지급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현행법상의 제도는 사전 이용허락에서 발생하는 천문학적인 거래비용을 고려하여 `법정허락'이라는 `배타적인 권리의 제한'을 인정하는 것이다. 만약 보상금제도에 의하지 않는다면 이용허락의 여부나 허락범위에 대한 논란이 있게 되고 교육기관(교원)에 대한 저작권자들의 민ㆍ형사소송으로 캠퍼스가 시끄러워질 것이다. 또한 보상금지급을 계속 미루거나 거부하는 경우, 보상금기준의 고시여부와 관계없이 저작권자들은 보상금을 청구할 것이고(기준의 고시와 관계없이 저작물이 이용되었으므로 청구권 발생) 역시 캠퍼스는 보상금청구를 위한 소송으로 시끄러워질 것이다.

저작물의 개별적인 이용에 대하여 이용료를 징수하고 개별 저작권자에게 징수된 이용료를 정확하게 분배하는 것이 징수와 분배의 기본원칙이다. 따라서 저작물 이용여부 등 모든 이용을 파악하여 이용료를 산정하여야 하고 이용된 저작물에 대해서만 이용료가 부과되어야 한다. 그러나 각 개별적인 저작권자들이 권리행사를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개별적인 이용 파악 및 이용료산정에는 엄청난 거래비용이 소요되며 프라이버시까지 침해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저작권법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집중관리단체를 통하여 보상금을 징수하여 분배토록 하고 문화부가 고시하는 합리적인 수준의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당장 보상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대학측에는 불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수업목적 보상금제도는 저작권자 및 이용자 모두에게 유리한 제도이다. 대학구성원들은 정당하게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게 되고 징수된 보상금은 관리비를 제외한 전액이 저작권자에게 분배되어 콘텐츠의 선순환 유통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저작물 이용료 지급이라는 큰 틀은 정해져 있다. 따라서 대학측은 지급 자체를 거부할 것이 아니라 보다 세부적인 쟁점을 논의하기 위한 협상테이블에 앉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들도 문화부로 하여금 보상금기준을 즉시 고시토록 종용만 할 것이 아니라 대학측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보상금을 제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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