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산책] 앱 개방의 딜레마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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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8-3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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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산책] 앱 개방의 딜레마
최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북한이라는 키워드로 인해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냈다. 북한이 `우리민족끼리'라는 이름으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계정을 만들어 이른바 `선전'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발빠른 조치로 계정 접속차단을 통해 더 이상의 `직접적'인 접속을 할 수는 없지만, 웹(web)의 세계와는 또 다른 앱(app: application)의 세계를 생각해보면 많은 고민거리가 뒤따른다.

웹 접속을 차단하는 경우는 법률상 금지하는 불법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루어지게 된다. 이번에 벌어진 트위터와 페이스북 사건의 경우에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 대해 국가보안법상의 불법정보 사이트로 판단해 접속차단을 의결하고, 국내 인터넷망사업자와 트위터와 페이스북 한글판 운영사업자에게 이를 통보해 이루어졌다. 이러한 예는 비단 이번의 북한 사례뿐만 아니라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불법 음란, 도박, 마약 사이트 등의 차단에도 적용된다.

URL 기반의 웹 이용 환경에서 국내 이용자의 웹 접속차단은 때로는 그 조치가 타당한가의 논쟁으로 비화되는 경우도 있지만, 정당한 절차에 의해 의결, 요청하기만 하면 통신사의 협조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앱의 세계는 어떠한가? 만일 북한이 애플의 `앱스토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에 선전용 앱을 뉴스, 정보, 오락 등 어떠한 형태로든 무료로 제공한다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국내 모바일 콘텐츠 유통의 경우는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IBA)를 통해 사전에 자율적으로 규제하고, 사후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하여 유해 콘텐츠를 필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매우 강력한 조치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무선인터넷망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자율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적합' 판정으로 심의, 의결된 콘텐츠만이 `인증번호'를 얻을 수 있고, 이 인증번호가 있어야만 콘텐츠 사업자는 이동통신사사업자에게 WAP 게이트웨이 접속이용신청 및 전용선 연동신청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했기 때문이다. 또한 사후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규제대상에 속하므로 언제든지 정당한 절차에 의해 통신사의 협조로 유해 콘텐츠를 차단할 수 있다.

그러나, 애플ㆍ구글과 같은 외국 사업자의 경우는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글로벌 시장인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한국법과는 상관없이 운영되고 있다. 애플의 `앱 스토어'는 비교적 강력한 자체 등록 및 검증 절차 시스템을 통해 앱이 관리되고 있으나, 원칙적으로 외국 사업자인 관계로 국내 규제기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며,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은 내용에 대한 특별한 검증 절차가 없기 때문에 유해 콘텐츠를 사전에 통제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법과 배치되는 콘텐츠가 유통될 가능성은 다분하다. 물론 애플이나 구글 모두 국내법을 준수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보임으로써, 국내법과 배치되는 콘텐츠의 유통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 부작용이 만만치 않지만 구글이 국내 심의제도를 준수할 수 없어서 게임 카테고리를 차단한 것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요청으로 `앱스토어'에서 욕을 대신해주는 `대신 욕해드림' 앱을 삭제한 것도 이러한 예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다. 특히나 안드로이드 마켓은 세계 공통의 플랫폼으로 대한민국 법률의 적용을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체 검증시스템이 없으므로 앞으로 국내법과 상치되는 유해 콘텐츠가 유통되기 쉽다. 이번과 같이 북한이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선전'한 것처럼, 앱을 통해 `선전' 활동을 한다면 그땐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성매매 알선을 소개하는 외국에 서버를 둔 `소라넷'과 같은 앱이 `안드로이드 마켓'에 나온다면 어떻게 막을 수 있을 것인가? 기술적 가능성만을 본다면 국내 자율심의기관, 정부기관의 힘으로는 이를 막기 어렵다. 결국 해외 사업자인 애플과 구글의 협조가 없다면 우리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 할수록 이러한 딜레마의 상황은 다양하게 벌어질 것이다. 국경없는 디지털세계. 미지의 세계인만큼 준비해야할 것도 많다. Twitter: @donghuncㆍFacebook: donghun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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