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문석 국가DB포럼 대표의장ㆍ고려대 명예교수
얼마 전, 세계적인 인터넷 사회망 회사에 경찰이 개인정보침해 혐의로 압수 수색을 했다고 한다. 작년인가 강원도 콘도에 가는 버스를 예약하려는데 주민번호가 필요하다고 해서 그만둔 기억이 있다. 한 친구는 그 당시 인기 있던 영화를 예약하려는데 주민등록번호가 필요하다고 해서 예약을 포기했다고 전해 주었다.
사람들은 민간부문의 회사가 왜 주민등록번호를 원하는지, 그것을 어느 목적에 사용하는지를 알지 못한 채, 주민등록 등 개인에 관한 소중한 정보를 마지못해 주면서 살아가고 있다. 사생활보호는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이다. 정보화 사회에서 사생활 보호는 개인정보 보호에서부터 시작된다.
예전엔, 생활기록부라는 것이 초ㆍ중ㆍ고등학교에 있었다. 생활기록부에는 부모의 직업, 부모의 학력란이 있었다. 학력란에 `무학'으로 표기해야 하는 학생들은 생활기록부를 제출하면서 큰 고통을 느꼈다. 특히 부모의 직업이 번듯하지 않은 경우에는 더 문제였다.
생활기록부를 제출하면 며칠씩 학교에 등교를 하지 않는 학생이 생겼다고 어느 고등학교 선생님이 귀띔을 해 주었다.
개인정보는 고도로 주관적이어서, 수집이나 이용 시 반드시 본인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이라는 긴 이름의 법이 있다. 공공기관이 개인정보의 수집과 관리에서 지켜야 할 규범을 규정해 놓고 있다. 필자도 정부 측 법률안의 초안 작성에 참여한 기억이 있다. 그 당시로는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입법이었다. 문제는 이 법률안의 앞에 붙은 `공공기관'이라는 단어이다. 사실, 개인정보는 공공기관이나 민간기관을 불문하고 보호되어야 한다. 이것이 사생활 보호를 규정한 우리나라 헌법정신에 맞다. 그 당시 민간부문을 제외한 것은, 민간부문 까지를 포함하여 정부가 개인정보 보호를 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서였다. 일단 공공부문부터 시작한 후에, 정부에 능력이 생기면 그 때에 민간부문까지 확대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던 것이 벌써 십 수 년이 지나버렸다. 그리고 민간부문은 개인정보 보호의 사각지대가 되어 버렸다.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의 핵심은, 공공기관이 어떤 종류의 개인정보를 어떤 목적으로 수집하고 있는지를 국민에게 알리는 일이다. 물론, 불필요한 개인정보는 수집하지 말고, 수집된 목적에 맞도록 사용해야 하고, 개인에게 정보열람권과 정정요구권을 제도적으로 인정해 주고 있다.
그동안,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민간부문이다. 거의 매일, 개인정보 침해사고가 민간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개인정보침해 사고는 공공기관에서 적용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제도를 민간부문에 까지 확대했더라면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것들이다. 이제 우리의 행정능력은 공공부문을 넘어서 민간부문의 개인정보도 제대로 관리할 정도로 향상되었다.
개별법에 분산되어 있는 현행 개인정보보호제도로는 민간부문의 개인정보침해를 제대로 막을 수 없다. 공공부문의 개인정보보호 규범을 민간부문까지로 확대한 `개인정보보호법'을 조속히 법제화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으로 기업은 마음놓고 사업을 할 수 있고, 개인은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깨끗하고 건강하고 국민이 행복한' 지식정보화 사회로 나아가는 첩경이다.
사람들은 민간부문의 회사가 왜 주민등록번호를 원하는지, 그것을 어느 목적에 사용하는지를 알지 못한 채, 주민등록 등 개인에 관한 소중한 정보를 마지못해 주면서 살아가고 있다. 사생활보호는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이다. 정보화 사회에서 사생활 보호는 개인정보 보호에서부터 시작된다.
예전엔, 생활기록부라는 것이 초ㆍ중ㆍ고등학교에 있었다. 생활기록부에는 부모의 직업, 부모의 학력란이 있었다. 학력란에 `무학'으로 표기해야 하는 학생들은 생활기록부를 제출하면서 큰 고통을 느꼈다. 특히 부모의 직업이 번듯하지 않은 경우에는 더 문제였다.
생활기록부를 제출하면 며칠씩 학교에 등교를 하지 않는 학생이 생겼다고 어느 고등학교 선생님이 귀띔을 해 주었다.
개인정보는 고도로 주관적이어서, 수집이나 이용 시 반드시 본인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이라는 긴 이름의 법이 있다. 공공기관이 개인정보의 수집과 관리에서 지켜야 할 규범을 규정해 놓고 있다. 필자도 정부 측 법률안의 초안 작성에 참여한 기억이 있다. 그 당시로는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입법이었다. 문제는 이 법률안의 앞에 붙은 `공공기관'이라는 단어이다. 사실, 개인정보는 공공기관이나 민간기관을 불문하고 보호되어야 한다. 이것이 사생활 보호를 규정한 우리나라 헌법정신에 맞다. 그 당시 민간부문을 제외한 것은, 민간부문 까지를 포함하여 정부가 개인정보 보호를 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서였다. 일단 공공부문부터 시작한 후에, 정부에 능력이 생기면 그 때에 민간부문까지 확대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던 것이 벌써 십 수 년이 지나버렸다. 그리고 민간부문은 개인정보 보호의 사각지대가 되어 버렸다.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의 핵심은, 공공기관이 어떤 종류의 개인정보를 어떤 목적으로 수집하고 있는지를 국민에게 알리는 일이다. 물론, 불필요한 개인정보는 수집하지 말고, 수집된 목적에 맞도록 사용해야 하고, 개인에게 정보열람권과 정정요구권을 제도적으로 인정해 주고 있다.
그동안,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민간부문이다. 거의 매일, 개인정보 침해사고가 민간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개인정보침해 사고는 공공기관에서 적용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제도를 민간부문에 까지 확대했더라면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것들이다. 이제 우리의 행정능력은 공공부문을 넘어서 민간부문의 개인정보도 제대로 관리할 정도로 향상되었다.
개별법에 분산되어 있는 현행 개인정보보호제도로는 민간부문의 개인정보침해를 제대로 막을 수 없다. 공공부문의 개인정보보호 규범을 민간부문까지로 확대한 `개인정보보호법'을 조속히 법제화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으로 기업은 마음놓고 사업을 할 수 있고, 개인은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깨끗하고 건강하고 국민이 행복한' 지식정보화 사회로 나아가는 첩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