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시론] `보이지 않는 기술`을 잡자

김형중 고려대 정보경영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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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8-2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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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은 만져지는 것, 보이는 것을 싸게 대량으로 빨리 만들어 부를 축적했다. IT산업은 보이지 않는 것, 만져지지 않는 것에서도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면 도메인 네임처럼 이름이 돈이 된다. 순서가 돈이다. 온라인 사랑방인 소셜 네트워크에 돈과 사람이 모인다. 그래서 가상재화가 돈줄이다. 순서처럼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를 알아본 구글은 떴다. 이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개념들, `롱 테일 법칙'이나 `네트워크 효과'는 정보통신산업이 뜨면서 발견된 것들이다.

일자리 창출이 최고의 화두가 된지 오래다.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경제성장 지속, 새로운 산업 활성화, 정보격차 축소에 주력해야 한다. IT산업 또는 전통산업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산업을 키워야 한다. 정보격차를 줄여 새로운 산업으로 쉽게 진입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정보통신기술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성장동력이자 촉매이기 때문이다.

IT산업이 버섯(mushroom)형 경제성장 모델에 속한다는 주장이 있다. 즉, IT산업만 홀로 버섯처럼 고도로 성장한다는 학설이다. 반면 효모(yeast)형 경제성장 모델은 기술발전 효과가 모든 산업에 고루 퍼져 균등하게 성장하게 한다고 본다.

IT산업이야말로 효모형 산업에 속한다. 예를 들어 전기자동차는 모터, 배터리, 컴퓨터, 네트워크로 구성될 것이다. 스마트폰을 인공위성 대신 발사하겠단다. 스마트폰이 1984년 수준의 위성과 성능이 비슷해서다. 인천공항이 경쟁력을 확보한 것은 IT공항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전투에서는 로봇이 병사 대신 싸운다. IT기술은 모든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촉매가 된지 오래다.

2000년 3월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서 열린 유럽이사회는 2010년까지 유럽경제를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게 변모시켜 완전고용을 달성하자고 결의했다. 이 결의안이 통과된 도시 이름을 따서 `성장과 고용을 위한 리스본 전략' 또는 줄여서 `리스본 전략'이라 부른다.

EU 통합 이후 오히려 미국과의 경제적 격차가 더 벌어지고 성장률 저조, 청년실업 급증, 고령 사회 진전으로 인해 경제구조를 일대 변환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그래서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고 지식기반경제를 도입하려 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IT기술에 주목했다. 인터넷 정보기술이 공공서비스의 효율을 향상시키고 이전에 불가능했던 상품과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게 해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2004년 중간평가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EU 정상들은 다음 해 브뤼셀에서 다시 성장과 고용에 초점을 맞춘 신 리스본 전략을 채택했다.

EU는 오래 전부터 유럽 공동 과학기술발전을 위해 프레임워크 프로그램(FP)을 운영해 왔다. 1984년 1차 프레임워크 프로그램(FP1)을 기점으로 2010년 현재 신 리스본 전략에 따라 FP7을 진행하고 있다. 금년 1월부터 필자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3DLife라는 FP7 과제 하나를 수행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IT 자문기구인 ITIF는 작년 초 (경제)회복을 위한 디지털 로드라는 22쪽짜리 보고서에서 정보통신 투자는 직간접적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효과를 통한 양질의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사용자 수가 선형적으로 늘면 그 가치는 제곱으로 커진다는 것이 네트워크 효과이다. 이 개념은 AT&T 사장을 지낸 베일(Vail)이 1908년 자사의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려고 처음 사용했는데 인터넷 발전으로 그 효과가 재확인되어 미시경제학 교과서에도 등장했다.

어느 통신회사 광고 문구 `보이지 않는 것을 보라'(see the unseen)에서 답을 찾자. 스마트폰, 위키, 아마존은 보이지 않는 것들이었다. IT 기술은 우편물의 위치, 붐비는 도로, 인기 있는 품목을 즉시 알려준다. 삼키면 내시경이 되는 알약이 시판된다. 교과서 대신 USB를 들고 다닌다. 그게 다른 산업의 부가가치를 올려주는 효모 효과이다. 그래서 IT 인프라 확충, IT 인재 양성, 교육의 창의성 제고, 정보격차 축소로 양질의 고용과 지속성장을 이루게 해야 한다. 정부는 지금 보이지 않는 것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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