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코리아 `지도자 결단`에 달렸다

86년 전두환 대통령 4MD램 개발 서명 반도체시대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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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신화가 시작된다 2020 IT코리아
Ⅰ. 통신서비스 부문 - 1부-TDX에서 유무선통합까지
4. 브로드밴드 초고속인터넷 강국 도약


1986년 8월 22일 청와대.

전두환 대통령 책상에 `초고집적반도체기술공동개발(안)`이라는 결재서류가 올라와 있다. 이 서류에는 이미 과학기술부장관, 체신부장관, 상공부장관, 부총리가 사인했다.

개발안은 삼성반도체통신, 금성반도체, 현대전자 등 3사의 반도체 연구원을 차출하고, 이들을 전자통신연구소(현 ETRI)로 집결시켜 4MD램을 개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TDX(전전자교환기) 개발에 이은 또 한번의 대규모 국가 R&D 프로젝트였다. 투자금은 TDX 240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순수 연구개발비만 400억원이 소요예산으로 잡혔다.

전 대통령의 고민은 오래지 않았다. 이미 미국 마이크론을 비롯해 일본 반도체회사들은 256KD램 생산라인을 활용해 1MD램을 양산한데 이어, 2MD램을 양산을 서두르고 있었다.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선 더 이상 기술개발투자를 늦출 순 없었다. 조금씩 기술격차를 좁혀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가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다.

이런 확신과 자신감은 TDX 국산화의 경험에서 출발한다. 최초의 국가적 R&D투자를 통해 성공한 경험, TDX 상용화는 국가 R&D투자에 새로운 자신감과 표준모델을 제시했다. 전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이 모인 가운데,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다"라며 4MD램 개발에 적극 협조하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결재서류에 서명하며 한 줄 메시지를 남긴다.

"전자통신연구소장은 전 연구원의 인사권을 장악해야하며, 3사(삼성반도체통신, 금성반도체, 현대전자)는 공동운명체로서 연구소장의 지도하에 순응 협조해야한다."

1988년 2월, 4MD램은 순수 우리나라 기술력으로 개발 완료된다. 이 기술은 각각 삼성, 금성, 현대로 이전돼 1990년 말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돌입한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는 현실적 출발점이었다.

1980년대 과학기술 R&D에 대한 정부의 이같은 의지는 1990년대에 이어 2000년대 우리나라를 IT강국의 반열에 올려놓게 한 중심에너지가 된다.

CDMA 세계최초 상용화, 초고속인터넷 강국, 와이브로 세계 최초상용화 등 세계 최초, 최고의 수식어는 결코 저절로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아래에선 지속적으로 추진력을 만들 수 있도록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한편, 의사결정권자는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해야한다.

당시 체신부 장관이었던 오명 건국대총장은 "88년 2월 초, 전 대통령 퇴임 즈음에 4MD램 개발에 성공했다. 전 대통령은 64MD램 개발을 바로 시작하라. 몇 가닥 남지 않은 머리카락이라도 팔아 돈을 대겠소"라며 R&D투자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회고했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고 있으나 과학기술 R&D투자에 대한 과학기술정보통신계 원로들의 주문은 지속되고 있다. IT부문에 대한 R&D 투자와 고민 없이는 우리나라의 미래도 어둡다는 판단에서다.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2001년 ADSL의 모뎀 하나가 70만원에 달했다"며 "그러나 과감히 서비스를 시작하자 얼마안가 15만원짜리 모뎀이 국산화돼 수백만대가 공급되기에 이르렀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ADSL에서 얻은 경험을 2002년 월드컵에 적용하기 위해 삼성과 LG 등과 함께 100만대 HDTV 판매 목표를 세운 것 역시 혁명적인 사건"이라면서 "96만대 판매에 그쳤지만 오늘날 한국 TV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고 반열에 오른 것은 바로 이러한 도전정신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신윤식 전 하나로통신 회장은 "24시간 IT를 고민하고, IT를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국무위원이 필요하다"며 IT산업을 총괄할 수 있는 부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 기획취재팀
팀장=임윤규 정보미디어부장 yklim@
최경섭차장 kschoi@
강희종기자 mindle@
박지성기자 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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