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산책] 보안없는 IT는 사상누각이다

김성천 한국은행 전자금융팀장

  •  
  • 입력: 2010-08-11 21:25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디지털 산책] 보안없는 IT는 사상누각이다
자연인이나 법인이나 누구든 안정과 성장을 원한다. 안정된 기반 위에 성장을 더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닌가? 안정이나 성장을 유지하고 추진하는 데에는 경쟁이 수반된다. 자본주의 사회의 효율성과 민주성의 기초가 되는 경쟁의 원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경제 헌법이라고 하는 독점금지법 또는 공정거래법이 있다.

공정거래법은 거래형태에 있어 독과점 기업의 담합행위와 시장 지배력 남용 행위 등 비경쟁적인 시장형태의 관행을 막고 이러한 시장구조나 거래형태의 경쟁제한적인 요인을 제거하여 시장기능의 활성화를 통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성장의 지속을 목적으로 한다. 지금이야말로 성장을 위한 여러 정책 중에서도 경쟁원리를 기초로 하는 정책이 중요한 때이다.

최근, 한국정보화진흥원의 IT정책연구시리즈 제13호(2010.7.13)는 `모바일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망중립성의 5대 과제'를 제시했다. 미국 FCC(미국통신위원회, 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의 `망중립성 6대 원칙과 목적(2009.10.22)'과 EU, OECD 등의 망중립성과 관련된 정책을 조사하여 우리 모바일인터넷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였다.

동 보고서에서 이용자 선택권 보장, 기술적 중립성 보장, 공정경쟁의 보장, 망제공자의 면책근거, 망트래픽 관리의 투명성 보장 등 망중립성 원칙의 선제적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결국은 스마트폰으로 무선통신시장이 재편되는 시점에서 모바일인터넷 시장의 조기 활성화를 위한 공정경쟁 원칙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들 사업자간 공정경쟁의 필요성은 결국 이용자선택권의 보장으로 귀결된다. 또한 단말기,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스마트폰에서는 앱이라고 약칭) 등의 특정 기술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이용자선택권의 보장을 위해서는 필수이다.

한편, 지금까지는 이용자의 단말기, 콘텐츠, 플랫폼(포탈)의 사업자 망에 대한 접근 차별을 제한하고, 콘텐츠가 망을 통과하는 트래픽의 양(Quantity)과 질(Quality)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주된 관심이었다면, 이제는 양질의 콘텐츠를 이용자들이 안심하고 편하게 이용하게 하는 일명 모바일 보안이 필수이다.

인터넷 도입 초기에는 개방성과 중립성이 발전을 견인하였지만, 아마존, 옥션, 전자조달 등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고 기업업무 혁신에 스마트폰이 사용하게 된 지금 환경까지의 비약적인 발전은 정보당국과 군이 독점했던 암호가 민간으로 개방된 덕택이다.

개방된 인터넷 환경에서의 보안은 암호화가 필수이다. 암호에는 암호키(일종의 평문을 잠그고 여는 열쇠)가 핵심인데, 일반적으로 IT 자체가 개방적인 속성을 갖고 있어, 암호모듈(또는 보안모듈, 암호키가 저장, 그 안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기능)은 IT보안을 위해서는 필수 요소라 할 수 있다.

최근 각 정책당국이 IT중심의 경제 성장을 논하면서, IT융합산업과 IT서비스업 육성, IT융합 명품인재양성, 전자정부센터 설립 등을 지속성장을 위한 정책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초기 IT 발전은 개방성의 덕택이었지만 이제는 보안 없이는 사상누각이다. 경제와 금융의 기초가 되는 전자지급결제도 보안은 기본이다. 많은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IT와 IT보안의 기본 속성을 고려하는 정책은 거의 부재한 실정이다.

이미 모바일에서 세계적으로 40억명이 넘는 이용자가 암호모듈(SIM이나 USIM)을 이용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수천만명이 USIM이 탑재된 휴대폰을 갖고 있다. 이 USIM(또는 다른 대안의 암호모듈)에 대한 중립성 등 이용자선택권과 관련된 정책이 올바르고 선제적으로 이루어져, 공정경쟁 환경 조성으로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