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제분쟁으로 떠오른 스마트폰 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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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8-08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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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보안문제가 국가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사의 스마트폰 `블랙베리'의 보안기능에 대해 일부 중동국가들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제분쟁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블랙베리가 보안상 이유로 사실상 퇴출당했다고 한다. 이들 중동국가 외에 인도와 중국도 블랙베리의 보안 기능을 문제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럽연합위원회(EC) 역시 업무용 표준 휴대폰으로 블랙베리를 제외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RIM사의 블랙베리는 세계시장에서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중동국가와 중국 등에서 문제로 삼고 있는 것은 블랙베리의 `엔드투엔드(End to end)' 보안기능이라고 한다. 이 기능은 블랙베리에서 전송되는 메시지가 이동통신사의 서버를 거치지 않고 RIM사 자체 서버를 통해 암호화된 후 전송돼 정부 통제가 엄격한 국가에서는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다. 사실 엔드투엔드 보안기능은 타 이통사와는 차별화되는 블랙베리의 강점으로 평가돼 왔다. 블랙베리의 강력한 보안기능이 정부의 메시지 검열 기능을 마비시켜 테러 위협 등이 빈번한 중동 국가들의 반발을 일으킨 것이다.

그동안 블랙베리는 강력한 보안기능으로 회사원과 외교관 등에게 인기를 끌었다. 미국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국가들과 블랙베리 문제 해결에 나선 것도 해외에 파견된 외교관과 상사 주재원들이 블랙베리 서비스 중단에 따른 피해를 입을 가능성 때문이다.

블랙베리 문제는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우선 제품의 최대 강점이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세계를 무대로 비즈니스를 할 때 해당 국가의 상황이나 특징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또한 블랙베리 문제를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확산을 위한 호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아랍에미리트의 최대 이동통신사 에티살라트는 최근 블랙베리 서비스 중단에 따라 기존 블랙베리 이용자에게 삼성전자, 애플, 노키아 등의 스마트폰을 무료로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조치가 아랍에미리트 뿐만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블랙베리 사용자를 합치면 120여만명에 달한다. 이러한 대체수요는 상황에 따라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이는 우리 휴대폰업체들에게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스마트폰 보안은 블랙베리에 국한돼 있지 않다. 애플 아이폰도 보안결함 문제에 대해 곤혹을 치르고 있는 상태다. 미국 컴퓨터 보안업체 시만텍이 아이폰의 보안결함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데 이어 독일정부도 아이폰에서 심각한 보안결함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아이폰의 비밀번호나 텍스트 메세지, 이메일이 유출되거나 전화통화 도청도 가능하다는 지적에 따라 애플도 어려움에 처했다.

아이폰과 블랙베리의 보안문제를 강건너 불구경해선 안된다. 우리나라 휴대폰도 보안문제로 세계시장에서 외면 당할 수 있다. 스마트폰 보안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할 때다. 정부와 기업은 스마트폰 보안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이폰과 블랙베리의 보안 문제를 계기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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