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산책] `망 고도화`가 통신 경쟁력이다

유태열 KT경제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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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8-03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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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산책] `망 고도화`가 통신 경쟁력이다
2011년 말이면 미국은 스마트폰 이용자가 일반 피처폰 이용자를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지난주 내내 미국내 통신관련 언론들은 닐슨 리서치사 전망을 인용하며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를 알리느라 분주했다. 우리나라도 올해 스마트폰 이용자가 500만을 넘을 것이라고 하니 2~3년 내에는 미국과 같이 보급률 50%가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스마트폰 시장의 급성장 전망은 국내외 통신사업자는 물론이고 각국 정부까지 숨죽여 추이를 지켜보게 한다. 마치 스마트폰에 무선데이터라는 페가수스의 날개를 달아 다시 한번 IT 시장을 견인할 준비를 하려는 것처럼.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 확대는 통신사업자에게 시장기회와 함께 네트워크 품질 유지라는 부담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AT&T는 아이폰 출시 이후 무선 인터넷 트래픽이 50배 증가했으며, 실제로 3G 네트워크의 성능 저하 및 접속 중단 등의 문제를 겪은 바 있다. 예상치 못한 무선 인터넷 사용증가와 아이패드 등 새로운 디바디스의 등장으로 늘어난 트래픽을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상위 6%의 이용자가 전체 데이터의 50%를 사용하는 가입자간 `데이터 이용 불균형'과 백본망 역할을 하는 `유선 네트워크 용량 부족'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한다.

이후 버라이존 등은 차등화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고 네트워크 품질유지를 위한 유선망 투자에 집중함으로써 AT&T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로 했다. 세계 최초로 LTE를 도입한 스웨덴의 Telia Sonera가 무제한 정액제를 도입하지 못한 속내이기도 하다. LTE 망만으로는 동영상 스트림을 포함한 실질적인 무제한 정액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영국의 보다폰은 지난 6월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요금경쟁은 무의미하며 네트워크 전쟁(Network War)를 통해 경쟁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아이폰 출시이후 9개월만에 무선 데이터 사용량 증가율이 200%로 급증하면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가 있었다. 다행히도, 국내 통신사업자는 세계최고 품질의 3W 네트워크(WCDMA, Wi-Fi, WiBro)가 구축되어있어 당분간 서비스 제공에 지장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보급률이 50%를 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최대 500배 이상의 트래픽 양도 미래 무선 네트워크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트래픽 문제는 무선망뿐만 아니라 유선망에서도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 시스코(Cisco)는 2014년 세계 월평균 인터넷 트래픽이 64엑사바이트(Exabyte)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3200만명이 3D 영화인 `아바타'를 한달 내내 보는 것에 견줄 수 있다. 그러나, 시스코의 전망은 구글 TV 등 미래 TV에 대해서는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있어, 만약 스마트 TV 등 보급이 급격히 증가할 경우 유선에서의 트래픽 양은 시스코의 전망치를 훌쩍 넘을 가능성도 있다. 유무선을 막론하고 트래픽의 폭증에 대비하여 네트워크 고도화 방안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최근 미국정부의 행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미국 정부는 광대역망이 경제, 사회, 문화의 기반일 뿐만 아니라 2020년 이후에는 국운을 좌우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행정자본까지 투입하여 망 고도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본격적으로 개화될 무선 인터넷 시대에 서비스 안정성을 보장하는 인프라인 유선망의 역할을 인식하고 통신사업자에게 네트워크 투자 유인을 제공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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