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N세대`에 있어 소통의 의미

김창곤 건국대 석좌교수

  •  
  • 입력: 2010-07-25 22:39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요즘 우리사회는 `소통의 문제' 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야당이 대통령에게 소통을 요구 하는가 하면 여당 내에서도 소통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급기야는 청와대에 `소통 비서관'을 새로 두기로 하였다. 어느 기업의 CEO는 `밤의 고객 센터장'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트위터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사람들마다 담긴 의미는 다르겠지만, 이제 `소통'은 이 시대의 핵심 어젠다로 부상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사회에 팽배한 이 소통의 문제는 어디에 기인한 것일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필자는 인터넷 사회에 앞서가는 세대와 기성 세대간의 소통 방법과 가치관의 차이가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는 지난 10여년 간 인터넷의 보급, 확산과 함께 경제ㆍ사회ㆍ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미쳐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변화를 체험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변화를 우리사회가 모두 소화해 낸 상태는 아니다. 아직은 인터넷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들에 대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입장을 정하고 대응하는 것이 쉽지 만은 않다.

하지만 이미 우리사회는 인터넷을 통해 소셜화된 세대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름하여 `N세대(Net Generation)'들이다. 이들은 온라인에서의 관계를 능숙하게 오프라인의 관계로 연결시키는 훈련이 되어 있는 세대다. 메신저로 대화를 하고, 트위터를 통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유명인의 일상을 공유하고, 메일이나 미니홈피 방문으로 안부나 문안을 대신한다.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네티즌들이 보여준 활약상이 이 세대의 등장을 알리는 서곡이었다면,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놓고 사회 전체가 몸살을 앓았던 사건은 이들 세대가 한국사의 전면에 등장한 대표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 같다. 그 일의 전말이 무엇이든 간에,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기성 언론과는 독립적으로 의제(agenda)를 설정하고 검증하고 소비하는 새로운 메카니즘을 창조해 냈다. 이는 올해 상반기 한국사회를 뒤흔든 천안함 사건 때도 그대로 작동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상당히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정부나 기성 세대의 시각에서 보면, 이들의 의제 설정은 기성의 메카니즘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반항적'이거나 `배후가 의심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세대들은 기성의 언론이나 정부관료 보다 자신들이 더 치열한 토론과 더 폭넓은 정보교환을 통해 의제를 검증했다는 확신을 가지고 행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것에 비해 기성세대는 `제도가 만든 권위'를 단순히 받아들이거나, 무조건 거부하는 세대다. 그것은 나름 진보적이라고 여겨졌던 386세대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소통의 관점에서 보면 닫힌 세대다. 검증을 하거나 당하는 것 모두 기분 나쁘게 받아들인다. 불행히도 기성 세대는 검증해서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마인드세트 자체를 갖추고 있지 않다. 따라서 기성 세대에게 있어 소통은 `홍보'나 `소원수리' 같은 양극단에 걸려 있다. 어떤 권위에 의해 정당한 것으로 자격을 부여받은 결론말고는 할 이야기가 없는 세대이다.

새로운 세대가 원하는 소통은 결정이나 판단의 이유를 검증하는 소통이다. 이들은 더 이상 기성의 질서가 대충 검증한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이들은 소통을 `홍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소통은 검증의 방법론이다. 이미 검증된 것이라고 선언되면 그것은 소통을 거부하는 것과 같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혹은 선생님이 학생에게 타이르는 말도 종종 `왜요?'라는 검증에 마주치게 되고, 공권력의 법 집행도 면전에서 `왜요?'라는 질문에 마주친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같은 헌법기관들조차 그러한 검증 앞에 자유롭지 못하다. 더 이상 `진정성이 의심되는 권위'나 `검증되지 않은 결론'은 부모로서도, 선생님으로서도, 정치지도자로서도 설득력이 없는 것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소통과 사회통합'이라는 중요한 사회적 과제를 풀어가고 있다. 여러 분야에서 노력을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새로운 세대는 기성 세대에게 말하고 있다. "소통할 마음이 있다는 것을 검증해 보여달라, `공짜'인 소통의 수단이 이렇게 많은데 아직 안하고 있다면, 그건 소통할 마음이 없다는 것 아닌가?"라고….

◇`이슈와 전망' 필진으로 김창곤 건국대 석좌교수가 합류합니다.

△현 LG 유 플러스 고문 △전 정보통신부 차관 △전 한국정보보호진흥원장 △전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