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광장] IT발전의 허브 `통합 서비스`

박천훈 인터파크INT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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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7-2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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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말 필자가 소지했던 PDA는 당시 상당한 무게의 노트북과 주변 기기들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PDA는 불과 석 달 만에 책상서랍 속에 처박히게 되었고 곧 이전에 사용하던 노트북 컴퓨터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 PDA에 대한 IT시장의 관심 역시 2~3년을 넘기지 못한 것으로 기억된다. 그 이유는 PDA를 통해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경험하고 싶은 가치, 즉 모빌리티(mobility)를 구현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몇 년 후 우연히 PDA의 진정한 모빌리티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접했다. 늦은 밤 귀가하는 시민들을 위한 대리운전 기사들이 PDA로 고객의 위치정보를 바로 파악해 서비스하는 것을 본 것이다. 그들 손안의 PDA는 단순히 최첨단 정보기술의 IT디바이스에 머무른 것이 아닌, 생활에 뿌리내린 모바일 정보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약 1년 전부터 전자책 사업을 기획하면서 떠올린 서비스 모델이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든 전자책을 통해 독서를 경험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사용자 중심 서비스였다. 이러한 서비스의 중요성은 비단 전자책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 PC와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에도 적용된다. 이는 온라인 비즈니스에서 가장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한 아마존(Amazon)이 자사 전용 전자책 단말기 킨들(Kindle)로 성공할 수 있었던 점과 일맥상통한다.

아마존 킨들의 성공 비결은 단말기 상에서 해결할 수 있는 통합 서비스에서 나왔다. 킨들이 발표되기 전에는 사용자들이 직접 전자책 콘텐츠를 PC상에서 검색하고 구매한 후 직접 다운로드받아 단말기로 옮기는 번거로운 작업을 해야만 했다. 아마존은 이 같은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단말기에 전용 콘텐츠 스토어인 킨들 스토어를 만들고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Sprint)사가 임대해주는 무선 통신망을 단말기에 적용시켜 PC없이 콘텐츠를 바로 검색, 구매,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고속도로를 만든 것이다.

아마존은 전용 콘텐츠 스토어와 전용 단말기, 그리고 지정된 무선 통신 서비스 등 폐쇄적인 서비스로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했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그럼에도 사용자들은 콘텐츠 검색, 구매, 다운로드의 편의성을 높이 평가하며 킨들의 손을 들어줬다. 흥미롭게도 킨들의 주 구매 연령대가 40대 이상이라는 결과에서 그 편의성이 증명된다. 이처럼 아마존 킨들의 통합 서비스는 우리가 그 동안 다양한 IT 기기들을 선택하며 경험했던 자유로운 선택의 가치를 뒤집는 기회가 되었고, 서비스 강화를 통한 디바이스 시장에서의 성공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애플의 아이폰 역시 비슷한 사례다. 아이폰이 스마트폰 디바이스 시장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혁신적인 디자인이나 터치 기반이라는 이유 외에도, 아이튠스(iTunes)나 앱스토어(App Store)와 같은 통합 서비스 전달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애플의 통합 서비스는 킨들과 마찬가지로 폐쇄적이라는 업계의 평을 듣고 있지만, 최근 10년 동안 특정 사용자만 이용했던 스마트폰을 일반 사용자들에게 확산시켰다는 점에서는 인정받을 만하다.

애플은 또한 올 4월 초 태블릿 PC와 흡사한 아이패드(iPad)와 전자책 콘텐츠 서비스인 아이북스(iBooks)를 함께 소개하며 애플만의 통합 서비스를 한층 강화했다.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태블릿 PC기반의 서비스를 강화한 애플의 결정은 오늘날 점차 커지고 있는 통합 서비스의 중요도를 한눈에 보여준다.

아마존과 애플이 성공의 대열에 오를수 있었던 것은 다른 회사들보다 먼저 사용자 위주의 편리한 통합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제품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기술 자체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사용자가 디바이스를 사용함으로써 원하는 것을 바로 얻고 해결할 수 있는 경험을 중시했기 때문에 디바이스 시장에서 성공을 맛볼 수 있었다고 본다.

전자책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사용자에게 전자책의 모빌리티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인터파크는 이를 위해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든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서비스의 범위를 단말기에서 다양한 디바이스로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첨단 기술로 포장된 책보다는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진정한 대리운전 기사 손에 들려있던 PDA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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