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포럼] `TV판 트위터`를 보고 싶다

심상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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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7-2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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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포럼] `TV판 트위터`를 보고 싶다
구글과 애플이 세계기간방송?

스마트TV를 들고 나온 구글과 애플이 국가를 넘어 세계미디어로 곧장 질러가는 세계경영 슛을 날리고 있다. 이 슛을 막지 못하면 우리 방송산업은 무너질지 모른다는 걱정도 나돈다. 케이블TV, IPTV와 같은 유료방송 종사자들은 초긴장 상태다.

스마트TV가 뭐기에 이런 불안을 자아내는가? 스마트TV는 애플의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으로 체험한 전 방위 커뮤니케이션, 신종 콘텐츠 창출과 이용, 개인 자료 관리와 공유 기능들의 TV 확장판이다. 대표주자는 지난 5월 공개한 구글TV와 곧 나올 애플TV다. 이 신참 TV가 주목받는 것은 기존의 모든 방송국 사업자들을 무대에서 확 끌어내릴 수 있는 폭탄이기 때문이다.

우선 `쓰리 스크린'과 같은 대단한 서비스가 있다. 스마트폰 모바일, PC, TV까지 3개 미디어를 통해 같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통합이 이루어진다. 그리되면 이미 스마트폰과 PC에서 참여하고 공유하는 데 익숙해진 이용자들은 기존 TV를 버리고 새로운 스마트TV로 갈아타고 만다. 전철, 직장에서 시리즈물 미국 드라마 보다가 집에 와서 볼 리 없다는 얘기다.

스마트TV의 두 번째 무기는 이용자 중심 철학이다. 애플이 앱스토어라는 이용자 생성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로 복잡한 마켓을 청소해버린 선례가 우리 안방에서 재연될 수 있다. 앱스토어가 스스로 메가 PP가 되어 국내 토착 생계 소상공인들인 PP업체, 독립제작사들을 쫓아버릴 것이란 지적이다.

때문에 세 번째로 스마트 TV의 글로벌 서비스가 갖는 파괴력을 꿰뚫어 봐야 한다. 구글은 약 2조원을 들여 인수한 유튜브를 첨병으로 기존 방송생태계를 무력화시키는 람보 전략에 착수했다. 유튜브가 150억개를 돌파했다는 구글의 영어권 콘텐츠와 결합하여 TV에 영상과 데이터를 쏟아 붓고 검색에다 광고 삭제 등 편집 기능까지 붙이게 되는 순간 한국 방송산업은 초토화된다. 우리 인터넷에는 10억개 정도 콘텐츠가 한국어 기반으로 있을 뿐이다. 한 술 더 떠 우리 콘텐츠 창작자, 제작사들이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구글 TV, 애플 TV와만 거래한다면? 시청자들이 광고 빼고 뉴스 빼고 알맹이만 꺼내는 실리 소비로 돌아선다면 ? 그러면 수익 줄고 투자도 끊겨 우리 손으로 만든 좋은 콘텐츠는 멸종 위기가 되고 만다.

물론 이런 아마겟돈 그림은 스마트TV가 작두를 탔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문제는 구글과 애플이 국적 불명 콘텐츠로 세계기간방송 자리를 꿰차고 말리라는 우리 내부의 냉소주의다. 하지만 구글이 중국에 항복하고 재진입한 사례, 애플이 아이폰4 하자 때문에 흔들리는 상태를 그냥 흘려 보면 안 된다. 다행히 우리 방송계가 냉철하게 대응할 기회를 준 셈이다. 당장 콘텐츠를 스마트 정도가 아닌 원더풀한 수준으로 만들어 이용자를 매혹시키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월드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TV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그러면서 세계최초의 TV 기반 커뮤니케이션 모델 같은 이를테면 `TV판 트위터'를 설계해야 한다.

원조 앱스토어에는 역시 자체 앱스토어로 맞서야 한다. 방송계가 힘을 합쳐 시청자와 함께 하는 방송 애플리케이션 개발 센터를 만들어 혁신 참신 콘텐츠로 무장해야 한다. 앱스토어 기반이 되는 자체 콘텐츠 자원을 풍부하게 갖지 못한다면 글로벌 브랜드에 맥없이 당할 도리밖에 없다. 바로 지금도 우리 이용자가 손수 만들고 바꾸고 고르고 고칠 수 있는 경로와 방법을 열어준 스마트폰의 오픈플랫폼 마케팅에 마구 엎어지는 충격적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정부도 도와야 한다. 구글TV, 애플TV에 매료되는 졸속 세계시민이 많아질수록 문화주권, 국가정체성이 다칠 수 있다. 매체 파워가 워낙 강한 유튜브, 애플만 맹종하는 디지털 원주민이 한국을 떠나고 있다. 우리 방송계가 딱 1 ~ 2개밖에 안 되는 독점적 세계기간방송 후보군에 교란당하지 않았으면 한다. 먼저 방송의 주인인 시청자와 애플리케이션 만들기, 즉 창조적 응용을 해나간다면 스마트 TV보다 더한 매력을 풍길 수 있다. 스마트폰은 늦었지만 스마트TV는 앞서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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