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디지털 산책] 네트워크 사회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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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희 KAIST 경영과학과 교수
지난번 지방선거의 결과와 월드컵 열기의 뒤에는 사회적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가 한 몫을 하였다. 트위터(twitter)나 페이스북(facebook)을 통해 빠르게 정보가 전달되면서 하나의 집합된 질서를 만들어 내고 있다. 여기에다 스마트폰이 가세하여 시간의 흐름을 더욱 빠르게 만들고 있다. 겉으론 평온해 보이지만 사회적 관계에 있어서 엄청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이른바 `사회적 네트워크'라는 거대한 시공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것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켜나갈 지 예측은 차치하고, 이 거대한 흐름에 속수무책으로 끌려만 갈 수밖에 없는 것인지, 고민거리로 다가오고 있다.

개인적 갈등과 상관없이 지금까지 그래 왔듯 세상은 그쪽으로 갈 것이다. 가더라도 알면서 가야겠다는 생각은 든다. 사회적 네트워크의 변화로 새로이 생겨나는 패러다임은 무엇인지, 반대급부로 희생하는 것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는 개별성의 부각을 들 수 있다. 개인의 홈피나 블로그를 꾸미는 것은 자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일이다. 트위터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개인을 추적하고, 반대로 추적당하는 것은 집단에 종속된 개인이 아니라 집단을 구성하는 주체적인 개인을 의미한다.

둘째는 분권화 현상이다. 사회를 구성해가는 주체들 간 수직적, 집중적 질서가 지배해왔다면 이제는 수평적, 분권화 질서로의 전환이다. 지금까지 정보를 생산하고 가공하여 유통시키는 각각의 주된 주체가 있었다면, 이제는 모두가 그런 주체가 되어 공생 공존하는 생태계적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셋째는 현장성이다. 구성원들 간 매우 빠른 정보전달과 이에 대한 즉각적 반응 현상으로 상당한 파급력을 지닌 변화이다. 이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한층 실감나는 시공의 압축 현상으로 대단한 경제적 효율성을 실현시킨다. 나아가 모바일 비즈니스 환경으로의 이전을 촉진시켜 수많은 어플리케이션과 솔루션의 응용이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로 다고오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이러한 네트워크 사회에 매몰되는 것은 경계되어야 한다. 많은 다른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항시 우리가 원하는 정보를 선별해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편리하고 경제적으로 매우 효율적인 사회를 구현하지만, 한편으로는 맛있는 음식만 골라먹는 편식과도 같다. 입에는 맞지만 결국 몸의 건강성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침묵이 있어 말이 의미를 갖게 하고, 여백이 있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돋보이게 하듯이 손쉬운 과다 정보는 그러한 균형을 깨트린다. 공백의 공간이 좁아지고 침묵의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둘째, 손쉬운 네트워크 사회는 한 곳에 진득이 집중하기를 어렵게 만든다. 이리저리 기웃기웃하게 만든다.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가 아닌 지금도 이메일, 온라인 서핑 등 온ㆍ오프라인 상의 네트워크 관리에 쏟는 시간이 많아 정작 해야 할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관계의 난무 속에 내력에 소홀 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셋째, 그렇다보니 표피적 사회, 깊이가 얕은 사회로 점점 변모해간다. 뭔가 들어본 것 같은데 자세히 모르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 또한 기초를 소홀하게 되고 조그만 것에 심취하여 전체를 맛보는 즐거움도 사라지게 된다. 이는 세상을 조작 가능한 것으로 쪼갬으로써 아날로그의 복잡성을 단순 인과율로 오인하는 디지털의 속성과도 관계된다.

인간은 시공의 제약에 규정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공간을 벗어나면 생각이 달라지고, 시간의 흐름이 촉박하면 정상적인 사고가 어렵듯이 거역할 수 없는 한계이다. 그러기에 인간은 이 한계를 초월하여 시공을 주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자연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이 충돌하여 갈등이 심화될수록 이를 조화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며, 그럴수록 원래를 생각하고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이유이다. 네트워크는 매우 위험해서 잘못 다루면 화를 불러오기 때문에 절제하며 조심스레 다루어야 하는 역설적인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