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가이드라인 미흡… 부처간 공동입법 충돌 가능성도
오랜 진통 끝에 이러닝산업발전법 개정안 초안이 공개됐다. 구체적인 산업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소비자 보호 규정을 삽입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저작권 관련 이러닝 업계 보호책이 미흡하고 부처 공동 추진에 따른 정책 난맥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콘퍼런스룸에서는 이러닝산업발전법 개정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무엇보다 개정안이 지경부와 교과부의 공동 발의 형식을 띤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두 부처는 이미 지난해 초 법률 개정에 합의했지만 진행은 1년 넘게 지지부진했다. 일부에서는 급성장하고 있는 이러닝 시장을 놓고 두 부처간 주도권 경쟁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개정안은 법률 명칭을 `이러닝 산업발전 및 활용 촉진을 위한 법률'로 바꾸고, 교육기관에 대한 이러닝 지원 조항 신설 등 교과부의 의견을 대폭 반영됐다.
권석민 교과부 이러닝지원과 과장은 "이번 개정안은 이러닝 종합법으로서 교과부, 지경부가 공동 발의하는데 의미가 있다"며 "교육과 산업이 선순환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정안에는 이러닝 기반 고도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의 근거가 명시됐다. 이러닝 산업 범위를 관련 기기의 연구와 제작업까지 포함하도록 해 디지털 교과서와 전자칠판 등 유비쿼터스 기기까지 포괄할 수 있도록 했고, 이러닝 관련 시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재정적 지원 근거도 마련했다.
임병노 경희대 교수는 "이러닝산업발전위원회를 기존 지경부 산하에서 국무총리 산하로 격상시킨 것은 정부 차원의 이러닝 거버넌스를 구현하는 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용자 권익보호 조항도 신설됐다. 이러닝 사업자가 청약철회, 환불조건ㆍ범위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약관을 마련해 명시할 의무를 부과했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협의를 통해 표준약관을 제정하는 등 `전자상거래등에서의소비자보호에관한법률'에 준해 시정조치와 벌칙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강연주 지식경제부 지식서비스과 사무관은 "그동안 이러닝 관련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면서 언론과 국회 등에서 관련 조항에 대한 추가 요구가 많았다"며 "이러닝 산업이 발전하고 이용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정당한 권익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정안에는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다수 지적됐다.
저작권은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개정안은 개별 다툼에 대해 저작권법에 준해서 판단하되 분쟁 해결을 위한 전문기관을 지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업계는 보도와 교육, 연구를 위한 경우 정당한 범위 내에서 인용할 수 있도록 한 저작권법에도 불구하고 정작 판결은 저작권 업체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한 업체가 교과서를 인용해 콘텐츠를 만든 것에 대해 법원은 저작권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이규하 위두커뮤니케이션 대표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엄밀한 의미로 저작권 침해 없이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개정안에서 저작권 해석에 대한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저작권 관련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서 관련된 법적 책임을 모두 하청업체가 지도록 한 현재의 콘텐츠 개발 계약을 금지하는 한편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이 잇달아 확대하고 있는 무료 이러닝 서비스가 산업발전 측면에서는 오히려 해가 되고 있으므로 영역 조정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부처간 공동 입법에 따른 향후 운영과정에서의 난맥상 우려도 제기됐다. 이번 개정안에는 교과부 의견이 대폭 반영됐지만 당초 교과부는 u러닝을 별도 법안으로 제정하려고 했다. 개정안에는 이러닝을 중심으로 그 확장 개념인 u러닝을 지원하는 사업들이 있어 향후 법안 시행 과정에서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장상현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박사는 "이러닝이 인터넷을 이용한 교육이라면 u러닝은 모바일, 로봇, 임베디드 등 확장된 기술 요소가 다수 가미돼 패러다임 자체가 다르다"며 "이러닝 관련 연구개발, 실태조사 사업 규정이 있지만 이러닝이란 작은 개념으로 u러닝을 포괄해야 하는 것은 모순이 될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노규성 선문대 교수는 "과거 사례를 봐도 여러 부처가 공동 관리하는 정책은 운영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융합 리더십을 발휘해 업계의 혼란 없이 수요와 공급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정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공개된 `이러닝 산업발전 및 활용 촉진을 위한 법률'을 오는 7일 관보에 게재한다. 27일까지 관련 업계와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한 후 보완을 거쳐 9월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박상훈기자 nanugi@
사진 김민수기자 ultrartis@
◆사진설명 : '이러닝산업발전법 개정 공청회'가 지난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서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주최로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이종하 대한상공회의소 책임연구원(오른쪽)이 발표를 하고 있다.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콘퍼런스룸에서는 이러닝산업발전법 개정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무엇보다 개정안이 지경부와 교과부의 공동 발의 형식을 띤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두 부처는 이미 지난해 초 법률 개정에 합의했지만 진행은 1년 넘게 지지부진했다. 일부에서는 급성장하고 있는 이러닝 시장을 놓고 두 부처간 주도권 경쟁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개정안은 법률 명칭을 `이러닝 산업발전 및 활용 촉진을 위한 법률'로 바꾸고, 교육기관에 대한 이러닝 지원 조항 신설 등 교과부의 의견을 대폭 반영됐다.
권석민 교과부 이러닝지원과 과장은 "이번 개정안은 이러닝 종합법으로서 교과부, 지경부가 공동 발의하는데 의미가 있다"며 "교육과 산업이 선순환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정안에는 이러닝 기반 고도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의 근거가 명시됐다. 이러닝 산업 범위를 관련 기기의 연구와 제작업까지 포함하도록 해 디지털 교과서와 전자칠판 등 유비쿼터스 기기까지 포괄할 수 있도록 했고, 이러닝 관련 시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재정적 지원 근거도 마련했다.
임병노 경희대 교수는 "이러닝산업발전위원회를 기존 지경부 산하에서 국무총리 산하로 격상시킨 것은 정부 차원의 이러닝 거버넌스를 구현하는 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용자 권익보호 조항도 신설됐다. 이러닝 사업자가 청약철회, 환불조건ㆍ범위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약관을 마련해 명시할 의무를 부과했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협의를 통해 표준약관을 제정하는 등 `전자상거래등에서의소비자보호에관한법률'에 준해 시정조치와 벌칙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강연주 지식경제부 지식서비스과 사무관은 "그동안 이러닝 관련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면서 언론과 국회 등에서 관련 조항에 대한 추가 요구가 많았다"며 "이러닝 산업이 발전하고 이용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정당한 권익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정안에는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다수 지적됐다.
저작권은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개정안은 개별 다툼에 대해 저작권법에 준해서 판단하되 분쟁 해결을 위한 전문기관을 지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업계는 보도와 교육, 연구를 위한 경우 정당한 범위 내에서 인용할 수 있도록 한 저작권법에도 불구하고 정작 판결은 저작권 업체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한 업체가 교과서를 인용해 콘텐츠를 만든 것에 대해 법원은 저작권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이규하 위두커뮤니케이션 대표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엄밀한 의미로 저작권 침해 없이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개정안에서 저작권 해석에 대한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저작권 관련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서 관련된 법적 책임을 모두 하청업체가 지도록 한 현재의 콘텐츠 개발 계약을 금지하는 한편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이 잇달아 확대하고 있는 무료 이러닝 서비스가 산업발전 측면에서는 오히려 해가 되고 있으므로 영역 조정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부처간 공동 입법에 따른 향후 운영과정에서의 난맥상 우려도 제기됐다. 이번 개정안에는 교과부 의견이 대폭 반영됐지만 당초 교과부는 u러닝을 별도 법안으로 제정하려고 했다. 개정안에는 이러닝을 중심으로 그 확장 개념인 u러닝을 지원하는 사업들이 있어 향후 법안 시행 과정에서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장상현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박사는 "이러닝이 인터넷을 이용한 교육이라면 u러닝은 모바일, 로봇, 임베디드 등 확장된 기술 요소가 다수 가미돼 패러다임 자체가 다르다"며 "이러닝 관련 연구개발, 실태조사 사업 규정이 있지만 이러닝이란 작은 개념으로 u러닝을 포괄해야 하는 것은 모순이 될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노규성 선문대 교수는 "과거 사례를 봐도 여러 부처가 공동 관리하는 정책은 운영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융합 리더십을 발휘해 업계의 혼란 없이 수요와 공급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정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공개된 `이러닝 산업발전 및 활용 촉진을 위한 법률'을 오는 7일 관보에 게재한다. 27일까지 관련 업계와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한 후 보완을 거쳐 9월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박상훈기자 nanugi@
사진 김민수기자 ultrartis@
◆사진설명 : '이러닝산업발전법 개정 공청회'가 지난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서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주최로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이종하 대한상공회의소 책임연구원(오른쪽)이 발표를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