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군의 게임산책 - 닌텐도3DS
'메탈기어 솔리드'등 타이틀 속속 공개 … 출시 기대감 높여
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개최되었던 `E3 엑스포 2010'(이하 E3 2010)은 오랜만에 새로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발매로 주목을 끈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닌텐도는 `닌텐도DS'(이하 NDS)의 신모델인 `닌텐도3DS'(이하 3DS)를 발표했다.
3DS는 기존 NDS보다 성능이 향상되었음은 물론, 상단의 디스플레이에서는 3D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제품 자체에 대한 소식은 흘러나온 지가 어느 정도 됐으나, 3D 영상의 구현이라는 특성상 실제로 보이는 화면을 볼 수 있는 자리는 E3 2010이 처음이었다.
사실 닌텐도는 가정용 게임업계에서 가장 먼저 3D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게임기를 만들어 낸 전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닌텐도 최악의 하드웨어라고 불리는 `버추얼 보이'가 바로 그것으로, 휴대하기에는 너무 크고 거치형 게임기로는 너무 불편할 뿐 아니라 붉은 색으로만 화면 표시가 가능해 3D 디스플레이라는 혁신적인 콘셉트에도 불구하고 큰 실패를 겪었다.
이는 3DS라는 게임기가 단순한 3D 디스플레이의 유행에 발맞춰 하늘에서 떨어진 물건이 아닌, 나름대로의 역사와 정통성을 가지는 게임기라는 것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무엇보다도 `게임은 재미'라는 점을 강조하는 닌텐도와 3D 디스플레이라는 새로운 환경이 만나게 되다니 기대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아직 실물을 보지는 못했지만 예상대로 격찬이 쏟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닌텐도라는 회사의 힘을 생각해 볼 때 분명 훌륭한 기계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닌텐도의 하드웨어를 이끌어 온 원동력은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니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완벽한 조화였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또 어떤 훌륭한 게임이 나올지를 기대해 보는 것도 즐거운 관전포인트가 되겠다.
이미 닌텐도의 간판 타이틀들이 3DS 버전으로 준비되고 있을 뿐 아니라, `메탈기어 솔리드'와 서드파티 타이틀들 역시 3DS 버전으로 공개되면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특히 `동키콩'과 `커비' 등 닌텐도의 고유 캐릭터들이 3D로 표현된 공간 안에서 보여주는 액션은 이제까지와 다른 시각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3D 영상물을 볼 수 있다는 점 역시 3DS가 가지는 큰 장점 중의 하나이다. 사용자의 능동적 조작이 필요하고 때문에 화면과 환경의 완벽한 콘트롤이 어려운 게임에 비해서, 사용자들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소비하는 3D 영상물은 3D 디스플레이의 효과를 좀 더 확연하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 아바타의 성공 이후로 3D 영상물 시장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영상 소프트웨어 역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DS가 과연 게임 시장을 완벽하게 바꿔낼 수 있을까? 당장 `그렇다'라고 대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일단 3D 디스플레이라는 환경이 가지는 속성을 생각해 보자. 3D 디스플레이는 이제까지 2D 화면 안에 갇혀 있던 게임 내 환경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역할은 충분히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 안에서 움직이는 게임들은 어느 정도로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사실 게임 내에서의 3D 환경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구현되어 왔다. 엄밀히 얘기하자면 세 개의 이동축을 가지는 게임은 모두 3D 환경을 구현한 게임이다. 가장 쉽게 예를 들면 FPS(1인칭 슈팅)가 바로 이러한 3D 환경을 게임 내적으로 구현한 사례가 아닌가.
물론 원근감을 좀 더 폭넓게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은 3D 디스플레이로 얻을 수 있는 효과지만, 그렇다고 해서 게임 내의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NDS에서 보여줬던 일반 디스플레이와 터치 디스플레이 사이의 조화나 Wii에서 보여줬던 입력 방법의 근본적 변화와 같은 포인트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당장 위에서 동키콩과 커비를 얘기하면서 이제까지와 다른 시각적 경험이라고 국한 지어 얘기한 이유는, 과연 그 게임들이 게임 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지에 대해서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3D라는 환경에의 최적화를 위해서 게임의 장르나 레벨 디자인이 지나치게 한 가지 방향으로만 흘러갈 가능성도 부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제작사들이 어느 정도로 3D 디스플레이 환경에 적응해서 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 그리고 3D 디스플레이라는 특징에만 지나치게 치중하지 않는 게임을 만들게 하는가가 3DS의 가장 큰 숙제라고 하겠다.
어쨌든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회사에서 잘 나와준 제품이 아닐까 싶다. 3D 콘텐츠 시장은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려는 시장인 만큼, 닌텐도와 같은 회사가 일단 기본적인 재미 요소와 게임의 기획적 방향성을 정립해 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지나치게 3D에만 치중하는 게임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떠나지 않지만, 새로운 그래픽 방법이나 미디어가 탄생할 때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환경에만 치중한 게임들이 나왔던 것이 게임계의 역사이기도 하니까 발매일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 볼 생각이다.
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개최되었던 `E3 엑스포 2010'(이하 E3 2010)은 오랜만에 새로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발매로 주목을 끈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닌텐도는 `닌텐도DS'(이하 NDS)의 신모델인 `닌텐도3DS'(이하 3DS)를 발표했다.
3DS는 기존 NDS보다 성능이 향상되었음은 물론, 상단의 디스플레이에서는 3D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제품 자체에 대한 소식은 흘러나온 지가 어느 정도 됐으나, 3D 영상의 구현이라는 특성상 실제로 보이는 화면을 볼 수 있는 자리는 E3 2010이 처음이었다.
사실 닌텐도는 가정용 게임업계에서 가장 먼저 3D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게임기를 만들어 낸 전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닌텐도 최악의 하드웨어라고 불리는 `버추얼 보이'가 바로 그것으로, 휴대하기에는 너무 크고 거치형 게임기로는 너무 불편할 뿐 아니라 붉은 색으로만 화면 표시가 가능해 3D 디스플레이라는 혁신적인 콘셉트에도 불구하고 큰 실패를 겪었다.
이는 3DS라는 게임기가 단순한 3D 디스플레이의 유행에 발맞춰 하늘에서 떨어진 물건이 아닌, 나름대로의 역사와 정통성을 가지는 게임기라는 것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무엇보다도 `게임은 재미'라는 점을 강조하는 닌텐도와 3D 디스플레이라는 새로운 환경이 만나게 되다니 기대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아직 실물을 보지는 못했지만 예상대로 격찬이 쏟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닌텐도라는 회사의 힘을 생각해 볼 때 분명 훌륭한 기계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닌텐도의 하드웨어를 이끌어 온 원동력은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니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완벽한 조화였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또 어떤 훌륭한 게임이 나올지를 기대해 보는 것도 즐거운 관전포인트가 되겠다.
이미 닌텐도의 간판 타이틀들이 3DS 버전으로 준비되고 있을 뿐 아니라, `메탈기어 솔리드'와 서드파티 타이틀들 역시 3DS 버전으로 공개되면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특히 `동키콩'과 `커비' 등 닌텐도의 고유 캐릭터들이 3D로 표현된 공간 안에서 보여주는 액션은 이제까지와 다른 시각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3D 영상물을 볼 수 있다는 점 역시 3DS가 가지는 큰 장점 중의 하나이다. 사용자의 능동적 조작이 필요하고 때문에 화면과 환경의 완벽한 콘트롤이 어려운 게임에 비해서, 사용자들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소비하는 3D 영상물은 3D 디스플레이의 효과를 좀 더 확연하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 아바타의 성공 이후로 3D 영상물 시장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영상 소프트웨어 역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DS가 과연 게임 시장을 완벽하게 바꿔낼 수 있을까? 당장 `그렇다'라고 대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일단 3D 디스플레이라는 환경이 가지는 속성을 생각해 보자. 3D 디스플레이는 이제까지 2D 화면 안에 갇혀 있던 게임 내 환경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역할은 충분히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 안에서 움직이는 게임들은 어느 정도로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사실 게임 내에서의 3D 환경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구현되어 왔다. 엄밀히 얘기하자면 세 개의 이동축을 가지는 게임은 모두 3D 환경을 구현한 게임이다. 가장 쉽게 예를 들면 FPS(1인칭 슈팅)가 바로 이러한 3D 환경을 게임 내적으로 구현한 사례가 아닌가.
물론 원근감을 좀 더 폭넓게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은 3D 디스플레이로 얻을 수 있는 효과지만, 그렇다고 해서 게임 내의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NDS에서 보여줬던 일반 디스플레이와 터치 디스플레이 사이의 조화나 Wii에서 보여줬던 입력 방법의 근본적 변화와 같은 포인트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당장 위에서 동키콩과 커비를 얘기하면서 이제까지와 다른 시각적 경험이라고 국한 지어 얘기한 이유는, 과연 그 게임들이 게임 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지에 대해서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3D라는 환경에의 최적화를 위해서 게임의 장르나 레벨 디자인이 지나치게 한 가지 방향으로만 흘러갈 가능성도 부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제작사들이 어느 정도로 3D 디스플레이 환경에 적응해서 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 그리고 3D 디스플레이라는 특징에만 지나치게 치중하지 않는 게임을 만들게 하는가가 3DS의 가장 큰 숙제라고 하겠다.
어쨌든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회사에서 잘 나와준 제품이 아닐까 싶다. 3D 콘텐츠 시장은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려는 시장인 만큼, 닌텐도와 같은 회사가 일단 기본적인 재미 요소와 게임의 기획적 방향성을 정립해 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지나치게 3D에만 치중하는 게임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떠나지 않지만, 새로운 그래픽 방법이나 미디어가 탄생할 때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환경에만 치중한 게임들이 나왔던 것이 게임계의 역사이기도 하니까 발매일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 볼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