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란히 환자 몫…" 로봇수술 시대 `뒤처진 보험체계`

건보, 비급여 적용 환자부담 가중… 일부 손보사 실비보상도 허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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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용 로봇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를 이용한 수술이 국민건강보험(이하 건보) 급여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등 관련 제도가 미비해 환자들의 비용부담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05년 국내 최초로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외산 수술용 로봇 `다빈치'가 도입된 이후 지난해에만 국내에서 3000여건의 수술용 로봇을 이용한 시술이 진행되는 등 로봇 수술이 확산되고 있지만 건보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환자들의 비용부담이 크다.

수술용 로봇은 안전성과 정교함 등을 앞세워 암 등 주요 질병을 치료하는 수술도구로 확산되는 추세다. 올 6월 현재 국내 24개 병원에 30여대의 다빈치가 보급돼 있고, 국내 업체의 인공관절 수술로봇인 `로보닥'도 국내 병원 9곳과 의과대학 1곳에 보급돼 사용되고 있다.

실제 국내 모 대학병원의 경우 다빈치를 이용해 지난해 갑상선암 500여건, 전립선암 300여건 등 800건의 넘는 로봇 시술을 진행했다. 또다른 대형 병원도 전립선암의 경우 의사보다는 수술용 로봇을 이용해 시술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수술용 로봇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로봇 수술이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등 제도적 뒷받침이 되지 않아 소비자(환자)들의 비용부담만 커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같은 수술의 경우 일반수술은 200만∼300만원인 반면, 수술용 로봇을 이용할 수술은 700만∼1300만원으로 비용부담이 크다.

이에 따라 업계 및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로봇 수술도 건보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한층 커지고 있다. 전립선암의 경우 수술비용 가운데 건보 적용으로 본인부담금 5%만 부담해야 하지만, 로봇 수술은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수술비는 고스란히 환자 몫이다.

이에 대해 관련 기관은 로봇 수술 대체하는 기존 암 수술이 있어 건보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건강보험 급여대상 여부를 심사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아직 기존 암수술이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고, 로봇 수술은 보편화된 시술법이 아니기 때문에 건강보험을 적용 받지 못한 것"이라며 "로봇 수술의 경우 국내에 처음 도입됐을 때 업체의 신청으로 심사평가를 받았지만 비급여 대상으로 판정 났다"고 말했다.

로봇 수술의 경우 비급여 대상으로 판정 받은 후 현재까지 재심사 논의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비급여 결정 후 재신청이 받아들여져 재논의를 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 평가원측 설명이다.

이처럼 로봇 수술이 여전히 건보 비급여 대상에 묶이면서 관련 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료+IT'를 통해 의료 선진화는 물론 앞선 IT를 활용한 의료 산업의 수출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로봇 수술의 건보 비급여 문제는 또다른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의료비 전액 보상을 주장해 온 일부 손해보험사들이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을 애매하게 해석해 보상 한도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손보사 의료실비보험의 `질병통원의료비담보' 약관은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비용 전액을 모두 보상하고, 다만 피보험자가 국민건강보험을 적용하지 못한 경우에 발생한 통원의료비 총액에 대해 40%를 보상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건강보험 미적용이란 국민건강보험 미가입 및 장기 체납, 해외 병원 치료 등 특별한 때를 가리키는 것으로, 의료실비 전액을 보상해주는 비급여 항목과는 별개다.

하지만 일부 손보사들이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 로봇 수술이 비급여 항목인데도 미적용 항목으로 확대 적용해 보상액을 40%로 제한하고 있다. 로봇 수술이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로봇 수술이 보편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술 종류나 의도에 따라 보상 형태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이같은 보상 제한의 원인이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로봇 수술과 같은 신의료기술은 요양급여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고 보상 한도를 제한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는 비급여 항목에 대한 용어 해석을 명확히 내리지 않는다면 이같은 사례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우영ㆍ서희연기자 yenny@ㆍcu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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