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석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플랫폼이라는 특성을 지닌 재화에는 정부의 규제, 그리고 이로 인한 차별들이 많이 존재해왔다. 플랫폼이란 대표적으로 소프트웨어가 구동 가능한 하드웨어 아키텍처를 지칭하는데, TV나 영화관, 뉴스, 그리고 유선전화망 등도 다양한 콘텐츠나 장비들을 담거나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넓은 의미의 플랫폼 특성을 지닌다.
한국 영화의 발전과 보호라는 명목 하에 시행되고 있는 스크린 쿼터제, 항상 같은 시간에 시작하여 같은 시간에 끝나야만 했고 프로그램 편성에도 정부의 규제를 받아야 했던 공중파 TV, 언제나 9시 정각만 되면 전두환 전대통령이 나온다고 하여 `땡전뉴스'라고 불렸던 9시 뉴스는 이제는 재미있는 추억으로 회자되고 있지만 이들 플랫폼들이 과거 정부로부터 어떠한 감시와 차별을 받아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차별들은 소비자 효용의 증진과 상관없이 플랫폼이라는 특성을 악용하는 차별의 사례로 판단되어 많은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IT 기술의 발전과 함께 디지털화와 융합화가 활발하게 이뤄지며, 디지털화ㆍ융합화와 함께 이제는 TV, 영화, 뉴스, 유선전화가 가지고 있던 기능들을 IPTV, VOD, 인터넷 포털, VoIP가 대체해가고 있다. 그리고 디지털화ㆍ융합화의 시대에서는 개방과 폐쇄의 대립이라는 또 다른 형태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컴퓨터 영역에서는 애플이 Lisa, Macintosh 등의 혁신적인 제품을 통하여 초기 PC 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며 시장을 선점하였다. 그러나 폐쇄적인 개발 환경 및 보완 제품 부족으로 인해 사용자들이 애플제품에 대한 흥미를 잃어간 반면, 다른 사업자들에 비해 늦게 시장에 진출한 IBM은 인터페이스 공개 등 개방적인 PC 환경 조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증가시켰고 결국 IBM이 애플을 제치고 PC 시장을 석권하게 된다.
소프트웨어 영역에서는 MS의 예가 대표적이다. 도스 이후로 윈도, 오피스 등의 성공으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MS는 Explorer, Media Player, Messenger 시장을 폐쇄함으로써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자 하였다. 이로 인하여 세계 각국에서 끊임없이 이어진 반독점 문제에 시달린 MS는 결국 개방성을 무기로 한 구글에 의해 독점적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이렇듯 디지털화ㆍ융합화의 시대에는 개방과 폐쇄의 대립이 반복되어 왔으며, 이제는 인터넷 영역에서 망 중립성이라는 이름 하에 개방과 폐쇄가 대립하고 있다.
망 중립성이란 네트워크상의 모든 트래픽이 차별 없이 평등하게 처리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즉, 제공자가 누구인지, 어떤 콘텐츠를 담고 있는지에 상관없이 차별 없는 인터넷 제공이 이루어지도록 네트워크 사업자에게 어떠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망 중립성 논쟁은 찬성론자와 반대론자 모두 자신의 입장에서 옳은 주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반대론자들은 망의 개방은 망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며 네트워크 사업자들에게 망 관리의 권한을 주어야 네트워크 영역의 혁신이 이루어져 결국 인터넷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찬성론자들은 망을 개방하여야 애플리케이션 영역의 혁신이 활발히 이루어질 것이며 이것이 결국 인터넷 전체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터넷은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사용자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는 하나의 생태계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네트워크의 혁신은 애플리케이션으로, 애플리케이션의 혁신은 네트워크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 결국 현재의 논쟁처럼 어떤 영역이 더욱 중요한가를 따지게 될 경우 망 중립성 논쟁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풀릴 수 없는 쳇바퀴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이 발전할 수 있도록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해주는 것이 현 시점에서의 정부의 중요한 역할일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미국의 경우 연방통신위원회(FCC, Federal Communication Committee)를 중심으로 망 중립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규제 재정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규제안과 그 규제안에 대한 각계의 반응을 통해 판단해보았을 때, 앞으로도 더 많은 논의와 수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이 국가 경제와 발전에 미치는 영향은 갈수록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에 비해 연구와 논의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는 미국의 규제 동향을 살피고 디지털화ㆍ융합화 시대의 또 다른 축인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의 사례들을 참고하여, 인터넷을 개방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정책을 세울 것을 기대해 본다.
한국 영화의 발전과 보호라는 명목 하에 시행되고 있는 스크린 쿼터제, 항상 같은 시간에 시작하여 같은 시간에 끝나야만 했고 프로그램 편성에도 정부의 규제를 받아야 했던 공중파 TV, 언제나 9시 정각만 되면 전두환 전대통령이 나온다고 하여 `땡전뉴스'라고 불렸던 9시 뉴스는 이제는 재미있는 추억으로 회자되고 있지만 이들 플랫폼들이 과거 정부로부터 어떠한 감시와 차별을 받아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차별들은 소비자 효용의 증진과 상관없이 플랫폼이라는 특성을 악용하는 차별의 사례로 판단되어 많은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IT 기술의 발전과 함께 디지털화와 융합화가 활발하게 이뤄지며, 디지털화ㆍ융합화와 함께 이제는 TV, 영화, 뉴스, 유선전화가 가지고 있던 기능들을 IPTV, VOD, 인터넷 포털, VoIP가 대체해가고 있다. 그리고 디지털화ㆍ융합화의 시대에서는 개방과 폐쇄의 대립이라는 또 다른 형태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컴퓨터 영역에서는 애플이 Lisa, Macintosh 등의 혁신적인 제품을 통하여 초기 PC 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며 시장을 선점하였다. 그러나 폐쇄적인 개발 환경 및 보완 제품 부족으로 인해 사용자들이 애플제품에 대한 흥미를 잃어간 반면, 다른 사업자들에 비해 늦게 시장에 진출한 IBM은 인터페이스 공개 등 개방적인 PC 환경 조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증가시켰고 결국 IBM이 애플을 제치고 PC 시장을 석권하게 된다.
소프트웨어 영역에서는 MS의 예가 대표적이다. 도스 이후로 윈도, 오피스 등의 성공으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MS는 Explorer, Media Player, Messenger 시장을 폐쇄함으로써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자 하였다. 이로 인하여 세계 각국에서 끊임없이 이어진 반독점 문제에 시달린 MS는 결국 개방성을 무기로 한 구글에 의해 독점적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이렇듯 디지털화ㆍ융합화의 시대에는 개방과 폐쇄의 대립이 반복되어 왔으며, 이제는 인터넷 영역에서 망 중립성이라는 이름 하에 개방과 폐쇄가 대립하고 있다.
망 중립성이란 네트워크상의 모든 트래픽이 차별 없이 평등하게 처리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즉, 제공자가 누구인지, 어떤 콘텐츠를 담고 있는지에 상관없이 차별 없는 인터넷 제공이 이루어지도록 네트워크 사업자에게 어떠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망 중립성 논쟁은 찬성론자와 반대론자 모두 자신의 입장에서 옳은 주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반대론자들은 망의 개방은 망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며 네트워크 사업자들에게 망 관리의 권한을 주어야 네트워크 영역의 혁신이 이루어져 결국 인터넷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찬성론자들은 망을 개방하여야 애플리케이션 영역의 혁신이 활발히 이루어질 것이며 이것이 결국 인터넷 전체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터넷은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사용자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는 하나의 생태계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네트워크의 혁신은 애플리케이션으로, 애플리케이션의 혁신은 네트워크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 결국 현재의 논쟁처럼 어떤 영역이 더욱 중요한가를 따지게 될 경우 망 중립성 논쟁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풀릴 수 없는 쳇바퀴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이 발전할 수 있도록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해주는 것이 현 시점에서의 정부의 중요한 역할일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미국의 경우 연방통신위원회(FCC, Federal Communication Committee)를 중심으로 망 중립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규제 재정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규제안과 그 규제안에 대한 각계의 반응을 통해 판단해보았을 때, 앞으로도 더 많은 논의와 수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이 국가 경제와 발전에 미치는 영향은 갈수록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에 비해 연구와 논의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는 미국의 규제 동향을 살피고 디지털화ㆍ융합화 시대의 또 다른 축인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의 사례들을 참고하여, 인터넷을 개방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정책을 세울 것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