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인사난맥상 `잡음`

유관 민간기업에까지 낙하산 파행… 사무총장제 대안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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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착취재

방송통신위원회가 실국장 인사개편과 상임위원회내 갈등문제로 큰 혼선을 빚고 있다.

13일 방통위에 따르면, 주요 실국장 인사개편을 앞두고 방통위 내 조직의 취약상, 합의제 상임위원회의 문제점 등이 다각도로 연출되고 있다. 주요 실국 직원들은 △협소한 조직체계 △불안정한 인사관행 △느린 의사결정 등으로 내부불만이 가중되고 있고, 의사결정 기구인 상임위원들도 점차 정치적 이해관계가 대립각을 연출하고 있다.


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합의제 기능 이외에, 조직 내 산업진흥 및 행정업무를 담당할 사무총장제 조직을 신설, 기능을 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방통위는 기획조정실장과 방통융합정책실장 등 두 실장(1급)과 주요 국장 인사개편을 앞두고 크게 술렁이고 있다. 방통위는 출범 이후 매년 실국장 인사에서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500여명에 불과한 본부인원, 그나마 인사에 숨통을 트일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산하기관도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전파진흥원 등으로 손에 꼽을 정도다.

이달 하순이나 7월초 경에 단행될 주요 실국장 인사를 앞두고는 진통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현직 L모, S모 두 실장은 최시중 위원장으로부터 유관기관인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나 한국정보인증 등으로 자리를 옮길 것을 권유받았다. 그러나 두 실장은 이에 불만, 퇴직과 함께 민간 법무법인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KOBACO의 경우, 민영 미디어 렙 전환이후 기관의 위상이 불투명하고, 한국정보인증 역시 민간 기업일뿐만아니라 격에 안 맞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정보인증의 경우 SK텔레콤ㆍKTㆍLG텔레콤 등 IT회사들이 자본을 투자해 만든 민간회사로 방통위와 무관하다. 더구나 이 회사의 경우 8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낙하산 CEO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곳 CEO로 내정됐던 L모 기획관리실장이 로펌행으로 방향을 선회하자 김형오 국회의장 측근과 청와대 모 비서관 출신 등이 경쟁을 펼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회사의 주주들은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낙하산 CEO문제가 불어지자 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 최 위원장은 이들 인사 중 한 사람을 낙하산인사로 내려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인사상의 파행이 반복되면서, 방통위 실국장 뿐만 아니라 일선 직원들도 "출구가 없다"는 푸념 섞인 지적들을 토해내고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구성된 방통위 상임위원회 시스템도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최근 정치적 색깔이 강한 양문석 상임위원이 민주당 추천으로 영입되고, 야당추천 이경자 부위원장의 정부부처 회의 참석문제가 공론화되면서 갈등관계가 더욱 표면화되고 있다. 방통위 부위원장의 경우, 통상 당정회의나 국무회의(위원장 대행), 부처간 협의에 참석할 수 있지만, 여당과 정부부처 모두 야당 추천 인사의 참석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또한 정치적인 합의제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느린 의사결정 구조, 정책의 일관성이 항시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진흥기구를 표방하고 있는 방통위의 오랜 숙제거리다.

따라서 방통위 뿐만 아니라 관련업계에서는 상임위원 아래에 산업진흥, 일반 행정업무를 총괄할 사무총장제 도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사무총장제를 단순히 자리를 하나 더 늘리기 위한 시도로 보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시각으로 봐 달라"고 주문했다.

현재 국회 문방위에는 사무총장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방통위 설치법 개정안이 상정됐지만, 합의제 기본 구도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보류된 상태다.

최경섭기자 ks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