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 SK브로드밴드 CR전략실장
1970년 개통된 경부고속도로는 개통 직후 이용 차량이 하루 1만대도 되지 않아 건설무용론까지 거론됐지만 곧 경제의 대동맥으로 자리매김하며 산업발전의 큰 축을 담당했다. 경부고속도로를 시작으로 종횡으로 고속도로가 건설돼 운송의 모세혈관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을 도로, 철도, 항공 등 사회간접자본에 비유한다면 여객, 화물 등 `실어 나를 무엇'은 콘텐츠로 볼 수 있다.
10여 년 전 초고속인터넷이 등장한 뒤 한국의 인터넷 산업은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10년 전 초고속인터넷은 초기 경부고속도로처럼, 용량에 비해 실어 나를 콘텐츠는 미미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포털, 게임, 인터넷 쇼핑 등 다양한 콘텐츠가 인터넷을 채우며 초고속인터넷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났고 전송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현재 100메가급의 초고속인터넷 전송 속도가 2012년에는 기가(Giga)급으로 고도화될 예정으로 전송 속도의 발전은 눈부시다. 또 콘텐츠도 초기 텍스트와 사진 위주에서 대용량의 트래픽을 발생하는 동영상까지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특정 사업자와 가입자가 유발하는 과다 트래픽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로를 질주하는 화물트럭을 단속하기 위해 검문소에서 하중을 측정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과적 차량은 도로면을 훼손하고 고가도로나 다리의 피로도를 높여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 차량이 커질수록 톨게이트 비용이 상승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부 사업자와 가입자가 발생시킨 과다 트래픽의 콘텐츠는 마치 과적차량처럼 초고속인터넷의 서비스품질(QoS)을 떨어뜨리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은 유무선 망(網)의 하나인 초고속인터넷에서 망중립성에 대한 논의는 금기시 돼 온 게 사실이다. 공공기관이 아닌 사기업이 직접 구축한 초고속인터넷망이지만, 마치 공공 인프라처럼 인식돼 적절한 요금에 대한 의견 개진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5월12일 망중립성포럼이 주최한 `망 중립성 쟁점과 과제'에 대한 세미나는 고무적이었다. 포럼에서는 NO/ISP와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사업자 간의 주장이 활발히 오고갔다. 처음이라는 상징성을 제하고도 건전한 논의의 장이 이제라도 마련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망 고도화를 위한 투자에 대한 책임을 오로지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에게만 부과하는 일은 `망이 없었다면 서비스도 존재할 수 없었다'는 진실을 모른 체하는 것과 같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망중립성 문제에 대한 논의는 요금제를 정액제에서 종량제로 바꾸자고 단순하게 주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트래픽에 따라 합리적인 차별로 망관리에 대한 합당한 비용 부과를 관계자들이 서로 터놓고 얘기하자는 것이다. 이전에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의 책임으로만 간주됐던 망고도화를 위한 필요조건에 대한 논의를 수면 밖으로 끌어내자는 것이다.
인터넷 산업은 기존 제조업 등이 쉽게 갖지 못했던 창업의 기회 균등이라는 문을 열어 젖혔다. 누구나 아이디어 하나로 새로운 기업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마크 주커버그는 하버드대 1학년이던 2004년. 19살의 나이에 `소셜 네트워크'라는 아디이어와 PC를 가지고 기숙사에서 페이스북을 창업했다.
망 중립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고 주장하는 것은 제2, 제3의 마크 주커버그의 등장을 막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합당한 요금을 받고 인터넷 산업발전에 뒤쳐지지 않는 인프라를 구축해 진정한 의미의 인터넷 생태계를 만들 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마크 주커버그와 스티브 잡스가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가장 빠른 속도를 구축했지만 저렴한 요금으로 수익률이 떨어지는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매출은 떨어지는데 실어 옮겨야 할 콘텐츠의 양은 많아지는 상황에서 품질을 언제까지 제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힘들다. 이제라도 망중립성에 대한 허심탄회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
10여 년 전 초고속인터넷이 등장한 뒤 한국의 인터넷 산업은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10년 전 초고속인터넷은 초기 경부고속도로처럼, 용량에 비해 실어 나를 콘텐츠는 미미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포털, 게임, 인터넷 쇼핑 등 다양한 콘텐츠가 인터넷을 채우며 초고속인터넷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났고 전송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현재 100메가급의 초고속인터넷 전송 속도가 2012년에는 기가(Giga)급으로 고도화될 예정으로 전송 속도의 발전은 눈부시다. 또 콘텐츠도 초기 텍스트와 사진 위주에서 대용량의 트래픽을 발생하는 동영상까지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특정 사업자와 가입자가 유발하는 과다 트래픽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로를 질주하는 화물트럭을 단속하기 위해 검문소에서 하중을 측정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과적 차량은 도로면을 훼손하고 고가도로나 다리의 피로도를 높여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 차량이 커질수록 톨게이트 비용이 상승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부 사업자와 가입자가 발생시킨 과다 트래픽의 콘텐츠는 마치 과적차량처럼 초고속인터넷의 서비스품질(QoS)을 떨어뜨리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은 유무선 망(網)의 하나인 초고속인터넷에서 망중립성에 대한 논의는 금기시 돼 온 게 사실이다. 공공기관이 아닌 사기업이 직접 구축한 초고속인터넷망이지만, 마치 공공 인프라처럼 인식돼 적절한 요금에 대한 의견 개진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5월12일 망중립성포럼이 주최한 `망 중립성 쟁점과 과제'에 대한 세미나는 고무적이었다. 포럼에서는 NO/ISP와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사업자 간의 주장이 활발히 오고갔다. 처음이라는 상징성을 제하고도 건전한 논의의 장이 이제라도 마련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망 고도화를 위한 투자에 대한 책임을 오로지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에게만 부과하는 일은 `망이 없었다면 서비스도 존재할 수 없었다'는 진실을 모른 체하는 것과 같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망중립성 문제에 대한 논의는 요금제를 정액제에서 종량제로 바꾸자고 단순하게 주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트래픽에 따라 합리적인 차별로 망관리에 대한 합당한 비용 부과를 관계자들이 서로 터놓고 얘기하자는 것이다. 이전에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의 책임으로만 간주됐던 망고도화를 위한 필요조건에 대한 논의를 수면 밖으로 끌어내자는 것이다.
인터넷 산업은 기존 제조업 등이 쉽게 갖지 못했던 창업의 기회 균등이라는 문을 열어 젖혔다. 누구나 아이디어 하나로 새로운 기업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마크 주커버그는 하버드대 1학년이던 2004년. 19살의 나이에 `소셜 네트워크'라는 아디이어와 PC를 가지고 기숙사에서 페이스북을 창업했다.
망 중립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고 주장하는 것은 제2, 제3의 마크 주커버그의 등장을 막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합당한 요금을 받고 인터넷 산업발전에 뒤쳐지지 않는 인프라를 구축해 진정한 의미의 인터넷 생태계를 만들 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마크 주커버그와 스티브 잡스가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가장 빠른 속도를 구축했지만 저렴한 요금으로 수익률이 떨어지는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매출은 떨어지는데 실어 옮겨야 할 콘텐츠의 양은 많아지는 상황에서 품질을 언제까지 제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힘들다. 이제라도 망중립성에 대한 허심탄회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