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통사 단말공급 차별

아이폰 여파 KT와 갈등… S패드ㆍ갤럭시S 등 SKT 독점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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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출시로 촉발된 삼성전자와 KT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프리미엄급 단말기만 개발되면 SK텔레콤에 우선적으로 공급해온 관습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폰 출시 이전에는 이러한 풍토가 다소 완화되는 기미도 보였다. 하지만 KT가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삼성전자의 단말기 차별 정책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7일부로 KT용으로 출시된 스마트폰 `쇼옴니아`의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제품 출시 이후 5개월 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SK텔레콤과 KT를 통해 전략 스마트폰인 T옴니아2와 쇼옴니아를 윈도모바일 6.1 운영체제로 출시하면서 연말까지 6.5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올 2월 T옴니아2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실시하면서 쇼옴니아는 계획된 바 없다고 밝혀 사용자들의 불만이 잇따랐다. 이후 주요 온라인 스마트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항의가 빗발치자 3월까지 업그레이드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가 차일피일 미뤄왔다.

급기야 KT 이석채 회장은 이른바 `홍길동폰` 발언으로 삼성전자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2일 무역협회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쇼옴니아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신세"라며 삼성전자를 직접 겨냥했다.

이 회장의 발언 이후 삼성전자의 KT 차별은 더욱 심해지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KT 쇼옴니아에 대한 여전히 차별적인 마케팅을 고수하고 있다. 단적으로 KT가 아이폰을 출시한 이후 삼성전자는 SK텔레콤의 T옴니아2, LG텔레콤의 오즈옴니아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마케팅을 펼친 반면, KT 쇼옴니아는 제품명 대신 모델명인 `SHP-M8400`을 사용하고 있다. 휴대폰 제조사가 전략폰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이동통신사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보조금)도 T옴니아2와 오즈옴니아는 동일하게 지급했지만 쇼옴니아는 10만원 가량 적게 책정해 물의를 빚은바 있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200만명 중에서 T옴니아2 사용자는 53만명, 쇼옴니아와 오즈옴니아는 4만5000명 수준이다.

스마트폰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KT의 갈등은 후속 단말기 수급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KT가 국내 아이패드 3G 모델 구입자의 개통작업을 적극 지원하고 나서자 삼성전자는 빠르면 7월 출시 예정인 태블릿PC S패드(가칭)를 SK텔레콤에 독점 공급키로 내부 방침을 확정했다. 또 SK텔레콤에는 전략 안드로이드폰인 갤럭시A와 갤럭시S를 잇따라 독점 공급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6월 중 LG텔레콤에 갤럭시S의 액정화면 크기를 3.7인치로 줄인 일명 `갤럭시L`을 공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KT에 전략 스마트폰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전무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단말기 차별공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 삼성전자는 전략폰을 출시하면서 가장 먼저 SK텔레콤에, 6개월 후쯤 KTF에, 1년 후쯤 LG텔레콤에 공급하는 차별 정책을 구사해 국내 이동통신사의 1ㆍ2ㆍ3위 순위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는 결국 KT가 애플과 아이폰 국내 독점 출시계약을 맺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과거 정보통신부 및 현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를 수수방관해온 점도 문제다. 이동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 편익과 스마트폰 시장 활성화의 측면에서 봤을 때 휴대전화의 차별공급은 문제가 있다"면서 "결국 이 바람에 외국 휴대폰 제조사까지 배를 불리고 있다"며 국부 유출의 문제까지 지적했다.

이지성기자 ez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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