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두고 '수집'에만 열중… 당원ㆍ지역주민 정보관리 허술
13일 후보자 등록과 함께 선거국면이 본격화된 가운데, 정당별 당원 및 지역구 개인정보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부분의 정당이 별도의 당원 정보관리 지침이 없어 개인정보 관리에 매우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중앙당 조직국은 당원 검색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각 시도당별로 설치하고 당원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들을 입력해 관리하지만 ID와 패스워드를 직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은 시도당별로 당원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담당자만 접근하도록 하며 담당자에게 개인정보 불출 서약서를 받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중앙당 관계자는 "관례적으로 서약서를 받고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 확인해보긴 하지만 따로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별도 지침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책입안자들이 모인 정당이, 당원 관리에 있어서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지침조차 없다는 건 문제라는 지적이다.
임종인 한국정보보호학회장은 "정당은 사회적 책임을 우선시해야 하는 곳으로, 적법한 방법으로 정보를 수집했더라도 철저한 관리를 위한 내부 규정이 필요하다"며 "정보통신망법은 사업자 등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정당 개인정보관리는 법의 사각지대인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2년 한나라당은 대통령 후보 선출 때 만든 명부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해 사과했으며, 2003년엔 당원 명부 유출과 관련, 경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해킹에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달까지 주요 정당 홈페이지나 시도당 사이트의 모니터링 결과, 101건의 악성코드 삽입 사례가 발견됐다. 진흥원 관계자는 "특정 이슈가 있을 때 관련 홈페이지에 악성코드가 삽입되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 최대 이슈가 지방선거인만큼 후보자들 사이트에 공격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역 후보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역주민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중앙당 차원의 관리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들은 지인이나 주변인들을 통해 받은 명함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축적, 선거운동시 이를 활용해 문자나 메일을 보내고 있다.
서울지역 구청장에 출마한 한 의원(민주당)은 "대부분의 후보들은 지인이 알려준 전화번호와 메일을 통해 홍보한다"며 "후보들마다 몇 천명에서 많게는 수 만 명까지 지역구민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지방선거가 906개 기초 선거구에서 2888명을 선출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후보자들이 보유한 개인정보의 양은 상당한 셈이다. 서울지역 구의원 출마자(한나라당)는 "몇 년 동안 직접 동네 주민들을 만나면서 모아온 정보인데 당원 정보도 주지 않는 상황에서 후보자가 직접 수집한 정보까지 관리를 받아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인호 중앙대 교수(법학)는 "정보 수집 경로가 합법적이었다고 하더라도 수집된 개인정보 관리는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것"이라며 "무소속 후보가 아닌 이상, 후보들이 문제를 발생시켰을 땐 중앙당차원에서도 책임을 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안을 대표발의를 했던 변재일 의원(민주당)은 "개인정보보호법이 제정이 이뤄지지 않은 실정을 고려, 당이 앞장서 개인정보보호 관련 지침이나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당원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당과 상의해 필요한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sb45@
대부분의 정당이 별도의 당원 정보관리 지침이 없어 개인정보 관리에 매우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중앙당 조직국은 당원 검색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각 시도당별로 설치하고 당원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들을 입력해 관리하지만 ID와 패스워드를 직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은 시도당별로 당원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담당자만 접근하도록 하며 담당자에게 개인정보 불출 서약서를 받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중앙당 관계자는 "관례적으로 서약서를 받고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 확인해보긴 하지만 따로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별도 지침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책입안자들이 모인 정당이, 당원 관리에 있어서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지침조차 없다는 건 문제라는 지적이다.
임종인 한국정보보호학회장은 "정당은 사회적 책임을 우선시해야 하는 곳으로, 적법한 방법으로 정보를 수집했더라도 철저한 관리를 위한 내부 규정이 필요하다"며 "정보통신망법은 사업자 등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정당 개인정보관리는 법의 사각지대인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2년 한나라당은 대통령 후보 선출 때 만든 명부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해 사과했으며, 2003년엔 당원 명부 유출과 관련, 경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해킹에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달까지 주요 정당 홈페이지나 시도당 사이트의 모니터링 결과, 101건의 악성코드 삽입 사례가 발견됐다. 진흥원 관계자는 "특정 이슈가 있을 때 관련 홈페이지에 악성코드가 삽입되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 최대 이슈가 지방선거인만큼 후보자들 사이트에 공격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역 후보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역주민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중앙당 차원의 관리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들은 지인이나 주변인들을 통해 받은 명함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축적, 선거운동시 이를 활용해 문자나 메일을 보내고 있다.
서울지역 구청장에 출마한 한 의원(민주당)은 "대부분의 후보들은 지인이 알려준 전화번호와 메일을 통해 홍보한다"며 "후보들마다 몇 천명에서 많게는 수 만 명까지 지역구민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지방선거가 906개 기초 선거구에서 2888명을 선출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후보자들이 보유한 개인정보의 양은 상당한 셈이다. 서울지역 구의원 출마자(한나라당)는 "몇 년 동안 직접 동네 주민들을 만나면서 모아온 정보인데 당원 정보도 주지 않는 상황에서 후보자가 직접 수집한 정보까지 관리를 받아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인호 중앙대 교수(법학)는 "정보 수집 경로가 합법적이었다고 하더라도 수집된 개인정보 관리는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것"이라며 "무소속 후보가 아닌 이상, 후보들이 문제를 발생시켰을 땐 중앙당차원에서도 책임을 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안을 대표발의를 했던 변재일 의원(민주당)은 "개인정보보호법이 제정이 이뤄지지 않은 실정을 고려, 당이 앞장서 개인정보보호 관련 지침이나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당원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당과 상의해 필요한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sb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