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동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현재 SW사업자 건전한 수익구조 형성안돼
필요 범위내 인력투입 재량권 보장도 필요
최근 정부는 IT가 곧 하드웨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SW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한국의 IT 발전에서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정부의 인식과 정책방향은 올바르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SW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SW사업의 평가방식을 비롯한 법제도적 개선과 적극적인 적용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 SW 분야 전문가인 양희동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의 기고를 게재한다. 양희동 교수는 한국의 SW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사업자 평가 및 선정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평가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제3자의 평가에 의한 `판단의 아웃소싱'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투명성이 강조되는 공공부문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진행방법에서도 평가의 객관성이 진지하게 진행된다. 객관적인 방법으로 평가돼 흠 잡을 수 없는 방법으로 사업자가 선정되는 과정이지만, 과연 SW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사업자 선정 및 평가방법이 올바르게 설정돼 있는가는 고민해봐야 한다.
먼저 짚어봐야 할 것은 과연 SW사업자들이 건전한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 만큼의 사업단가가 반영돼 있는가 이다. 정보시스템 투자에 대한 정부 예산의 근거가 되는 SW사업대가는 감소했다. 2010년 공공부문의 SW사업대가는 2009년에 비해 그 기준이 16.5%나 하향 조정됐다. 2009년 FP(Function Point)당 59만5824원이던 단가가 올해 49만7427원으로 줄었다. 또 인건비 산정기준도 악화됐다. 실제 시장에서 통용되는 고급 컨설턴트의 시중단가는 월 2500만~3500만원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부의 고급 SW 기술자 노임단가는 월 1300만원 수준으로 괴리가 크다.
둘째, 단가 산정방식 중에 투입 인력수 방식(Head counting)보다는 FP 방식이 목적 지향적이고 객관적이다. 중앙정부 및 지자체 등은 대부분 FP 방식을 적용하고 있으나 정부투자기관 등은 아직 FP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 FP 적용을 하고 있지 않은 기관에 대해 채택을 유도할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민간부분은 SW 사업자들에게 더 불리한 대가 산정방식을 채택해 MM(Man-Month)을 기준으로 금액을 산출하고 있고, 프로젝트 이행 시 인력투입계획을 기준으로 철저하게 인력수 방식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정부의 유도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
셋째, 같은 이유로 SW 사업 수행 시 인력투입계획을 기준으로 투입 인력 수를 산정하는 방식(Head Counting)도 적절성이 떨어지므로, 제안서 제출 시 전체 인력투입계획을 제출하지 않고 이행조직도 상의 PL(Project Leader) 이상만 제출하는 방법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PL은 프로젝트 전체를 총괄하는 PM(Project Manager) 밑의 분야별 책임자를 말한다. 주어진 예산과 시간 범위 내에서 PM이나 PL에게 인력 투입의 재량권을 주는 것이 오히려 그들의 생산성 배가를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효과를 나을 것이다. 같은 등급의 개발자도 생산성에 현격한 차이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 SW산업이다.
넷째, 대부분의 사업이 계약시점과 종료시점을 비교했을 때 최대 1.5배 이상 FP 규모의 차이가 나고 있으므로 과업 변경에 대한 대가의 조정이 쉽도록 해야 한다. 물론 전략적인 저가수주 이후 가격 및 FP 변경으로 수익성을 맞추고자 하는 사업자의 술수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FP 변경에 대한 합리성과 객관성에 대한 철저한 감리와 평가가 수반돼야 한다.
다섯째, 프로젝트 특성이나 규모에 따라 SW 인건비 단가가 달라질 수 있고, 수행하는 기업의 생산성과 품질수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업자가 제시하는 원가에 대한 타당성을 검증하는 형태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SW산업의 특성은 전문성의 차별화에 따른 생산성의 차별화이다. 따라서 시장의 사업자가 구축해 놓은 생산성을 사용자가 십분 활용할 수 있는 현명한 평가 시스템이 수반돼야 SW산업 전체의 생산성이 향상된다.
여섯째, 대중소기업 상생의 목적을 구현하기 위한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참여비율을 평가기준에 포함시켜 대기업과 협력업체간 컨소시엄을 통해 상생을 유도하려는 의도는 이해하나 오히려 참여자 모두를 힘겹게 하고 있지 않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협력업체 직원들은 자신들이 SW노임단가대로 임금을 받으면 높은 금액을 받을 수 있는데 갑-을-병-정식의 사슬체계를 거치면서 자신들의 수익이 적어진다고 주장한다. 대기업은 사업을 만들고, 수주하고 이행하기 위한 통합ㆍ관리비용 등을 보상받아야 하는데 이에 대한 별도의 비용이 없는 한 인건비에서 추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과연 사업자 선정 평가에 관한 문제들을 어디에서부터 풀어야 할 것인가? 지금과 같은 발주자 편의 위주의 SW 노임 수가를 기준으로 한 사업규모 산정과 저가 입찰자 선호 경향이 해소되지 않는 한 한국 SW산업의 건전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발주자는 최소 또는 기준 인건비를 제시하고, 경쟁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FP와 투입인력을 기획해 입찰하도록 한 뒤 심사자들이 민간 사업자들의 원가산정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SW 개발을 위한 실제 일의 양과 질에 대해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결국 발주자가 제시하는 상세화된 제안요청서(RFP)를 기준으로 각 사업자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한 견적의 정확성을 높이는 방법과 프로젝트 수행 시 발생하는 과업변경에 대한 대가의 조정을 통한 원만한 해결이 필요하다. SW 인건비 단가는 프로젝트 특성이나 규모에 따라, 또 수행하는 기업의 생산성과 품질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업자가 제시하는 원가에 대한 타당성을 검증하는 형태로 전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SW사업의 속성이 제조업과 다른 지식산업이라는 이해의 기반 아래 건전한 경쟁과 수익성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의 새로운 틀을 고안해야 한다. 심사자 입장에서도 최저가 입찰자나 유사사업 경험자만을 우대하는 편의 위주의 평가보다는 사업자의 경적의 타당성을 전문적으로 평가하는 기술과 원가 위주의 심층적 평가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새로운 평가 체제 하에서 심사자와 감사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의 심사, 감사, 타당성 검증, 실사 등 여러 유형의 평가방법 부담을 경감할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 평가 자동화 SW를 개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사업자들의 발표 내용도 새로운 체제에 맞게 변경돼 심사자가 새 체제에 맞춰 쉽게 평가할 수 있도록 RFP를 세세하게 제공하고, 사업자들을 교육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한국 사회의 투명성 요구 때문에 사업자 선정과정은 철저하게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과연 지금의 시스템이 사업자 경쟁력 배가에 도움이 되는가 이다. 외국 사례도 비교 연구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사업자 선정 시스템이 개발되기를 바란다.
양희동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필요 범위내 인력투입 재량권 보장도 필요
최근 정부는 IT가 곧 하드웨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SW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한국의 IT 발전에서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정부의 인식과 정책방향은 올바르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SW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SW사업의 평가방식을 비롯한 법제도적 개선과 적극적인 적용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 SW 분야 전문가인 양희동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의 기고를 게재한다. 양희동 교수는 한국의 SW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사업자 평가 및 선정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평가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제3자의 평가에 의한 `판단의 아웃소싱'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투명성이 강조되는 공공부문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진행방법에서도 평가의 객관성이 진지하게 진행된다. 객관적인 방법으로 평가돼 흠 잡을 수 없는 방법으로 사업자가 선정되는 과정이지만, 과연 SW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사업자 선정 및 평가방법이 올바르게 설정돼 있는가는 고민해봐야 한다.
먼저 짚어봐야 할 것은 과연 SW사업자들이 건전한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 만큼의 사업단가가 반영돼 있는가 이다. 정보시스템 투자에 대한 정부 예산의 근거가 되는 SW사업대가는 감소했다. 2010년 공공부문의 SW사업대가는 2009년에 비해 그 기준이 16.5%나 하향 조정됐다. 2009년 FP(Function Point)당 59만5824원이던 단가가 올해 49만7427원으로 줄었다. 또 인건비 산정기준도 악화됐다. 실제 시장에서 통용되는 고급 컨설턴트의 시중단가는 월 2500만~3500만원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부의 고급 SW 기술자 노임단가는 월 1300만원 수준으로 괴리가 크다.
둘째, 단가 산정방식 중에 투입 인력수 방식(Head counting)보다는 FP 방식이 목적 지향적이고 객관적이다. 중앙정부 및 지자체 등은 대부분 FP 방식을 적용하고 있으나 정부투자기관 등은 아직 FP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 FP 적용을 하고 있지 않은 기관에 대해 채택을 유도할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민간부분은 SW 사업자들에게 더 불리한 대가 산정방식을 채택해 MM(Man-Month)을 기준으로 금액을 산출하고 있고, 프로젝트 이행 시 인력투입계획을 기준으로 철저하게 인력수 방식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정부의 유도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
셋째, 같은 이유로 SW 사업 수행 시 인력투입계획을 기준으로 투입 인력 수를 산정하는 방식(Head Counting)도 적절성이 떨어지므로, 제안서 제출 시 전체 인력투입계획을 제출하지 않고 이행조직도 상의 PL(Project Leader) 이상만 제출하는 방법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PL은 프로젝트 전체를 총괄하는 PM(Project Manager) 밑의 분야별 책임자를 말한다. 주어진 예산과 시간 범위 내에서 PM이나 PL에게 인력 투입의 재량권을 주는 것이 오히려 그들의 생산성 배가를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효과를 나을 것이다. 같은 등급의 개발자도 생산성에 현격한 차이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 SW산업이다.
넷째, 대부분의 사업이 계약시점과 종료시점을 비교했을 때 최대 1.5배 이상 FP 규모의 차이가 나고 있으므로 과업 변경에 대한 대가의 조정이 쉽도록 해야 한다. 물론 전략적인 저가수주 이후 가격 및 FP 변경으로 수익성을 맞추고자 하는 사업자의 술수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FP 변경에 대한 합리성과 객관성에 대한 철저한 감리와 평가가 수반돼야 한다.
다섯째, 프로젝트 특성이나 규모에 따라 SW 인건비 단가가 달라질 수 있고, 수행하는 기업의 생산성과 품질수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업자가 제시하는 원가에 대한 타당성을 검증하는 형태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SW산업의 특성은 전문성의 차별화에 따른 생산성의 차별화이다. 따라서 시장의 사업자가 구축해 놓은 생산성을 사용자가 십분 활용할 수 있는 현명한 평가 시스템이 수반돼야 SW산업 전체의 생산성이 향상된다.
여섯째, 대중소기업 상생의 목적을 구현하기 위한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참여비율을 평가기준에 포함시켜 대기업과 협력업체간 컨소시엄을 통해 상생을 유도하려는 의도는 이해하나 오히려 참여자 모두를 힘겹게 하고 있지 않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협력업체 직원들은 자신들이 SW노임단가대로 임금을 받으면 높은 금액을 받을 수 있는데 갑-을-병-정식의 사슬체계를 거치면서 자신들의 수익이 적어진다고 주장한다. 대기업은 사업을 만들고, 수주하고 이행하기 위한 통합ㆍ관리비용 등을 보상받아야 하는데 이에 대한 별도의 비용이 없는 한 인건비에서 추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과연 사업자 선정 평가에 관한 문제들을 어디에서부터 풀어야 할 것인가? 지금과 같은 발주자 편의 위주의 SW 노임 수가를 기준으로 한 사업규모 산정과 저가 입찰자 선호 경향이 해소되지 않는 한 한국 SW산업의 건전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발주자는 최소 또는 기준 인건비를 제시하고, 경쟁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FP와 투입인력을 기획해 입찰하도록 한 뒤 심사자들이 민간 사업자들의 원가산정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SW 개발을 위한 실제 일의 양과 질에 대해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결국 발주자가 제시하는 상세화된 제안요청서(RFP)를 기준으로 각 사업자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한 견적의 정확성을 높이는 방법과 프로젝트 수행 시 발생하는 과업변경에 대한 대가의 조정을 통한 원만한 해결이 필요하다. SW 인건비 단가는 프로젝트 특성이나 규모에 따라, 또 수행하는 기업의 생산성과 품질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업자가 제시하는 원가에 대한 타당성을 검증하는 형태로 전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SW사업의 속성이 제조업과 다른 지식산업이라는 이해의 기반 아래 건전한 경쟁과 수익성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의 새로운 틀을 고안해야 한다. 심사자 입장에서도 최저가 입찰자나 유사사업 경험자만을 우대하는 편의 위주의 평가보다는 사업자의 경적의 타당성을 전문적으로 평가하는 기술과 원가 위주의 심층적 평가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새로운 평가 체제 하에서 심사자와 감사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의 심사, 감사, 타당성 검증, 실사 등 여러 유형의 평가방법 부담을 경감할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 평가 자동화 SW를 개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사업자들의 발표 내용도 새로운 체제에 맞게 변경돼 심사자가 새 체제에 맞춰 쉽게 평가할 수 있도록 RFP를 세세하게 제공하고, 사업자들을 교육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한국 사회의 투명성 요구 때문에 사업자 선정과정은 철저하게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과연 지금의 시스템이 사업자 경쟁력 배가에 도움이 되는가 이다. 외국 사례도 비교 연구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사업자 선정 시스템이 개발되기를 바란다.
양희동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