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라이선스 갈등 `해법 없나`

BP 부도덕 행위 등 사용료 마찰 초래… 구매절차 투명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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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프트웨어(SW) 공급자와 사용자간의 라이선스 사용료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특히 현재 진행되고 있는 SW 라이선스 갈등은 오랜 기간 쌓인 문제가 폭발한 것으로 해결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아 심각한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은행들이 한국IBM과 SW 라이선스 사용료를 놓고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외환은행은 이에 대한 법적 대응 준비까지 마친 상태이다.

◇BP사의 부도덕 행위나 M&A가 원인=최근 SW라이선스 사용료 갈등의 원인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구매 당시 SW를 유통 판매한 비즈니스파트너(BP)의 부도덕한 행위이다. 현재 IBM을 대상으로 법률자문까지 마친 외환은행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2004년 외환은행은 IBM의 `MQ' 제품을 BP를 통해 구매했다. 당시 이 BP는 외환은행에게 낮은 금액으로 SW를 공급하면서 IBM에게는 공급한 전량을 등록하지 않고, 매출이 발생된 금액에 해당되는 물량만큼만 등록을 했다.

이후 이 BP는 부도로 사라졌고, 내막을 잘 모르는 한국IBM은 등록된 제품이 적다는 이유로 외환은행에 추가 라이선스 사용료 13억원을 소급해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외환은행은 관련 서류를 통해 법률자문을 얻어 문제될 소지가 없다고 판단, 한국IBM이 법적 조치를 취할 경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원인은 SW 공급업체의 인수합병(M&A)이다. IBM을 비롯해 다국적 업체들은 지난 2~3년간 많은 SW업체를 인수해 왔고, 이 과정에서 구매계약 내용이 누락되거나 라이선스 사용료 산정기준이 바뀐 경우가 많다.

최근 국내 한 대형은행은 과거 인포믹스 제품을 도입해 사용하다 인포믹스를 인수한 IBM으로부터 추가 라이선스 사용료를 지불하라고 요구받았다. 사용료 부과 기준이 중앙처리장치(CPU)와 동시 사용자 수에서 코어와 전체 사용자 수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해당 은행 관계자는 "라이선스 사용료 정책이 변경되면 사전에 협의를 하든가 최소한 변경사항을 알려줘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몇 년 지난 후 갑자기 본사 정책이라고 사용료를 추가로 내라고 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정보시스템 사용에 대한 환경 변화도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기업들은 운영비용 절감과 IT자원 효율화를 위해 서버통합작업 등을 활발히 진행해 왔다. 이로 인해 과거 하나의 서버에서 운영되던 SW가 서버 통합으로 여러 개의 서버가 합쳐진 상황에서 운영되기 시작했다.

그만큼 SW 사용자 수가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점이 SW 공급업체가 추가 사용료를 요구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러한 현상은 대부분의 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점을 놓고 SW 공급자와 사용자간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

◇전 산업 확산 우려=많은 기업은 한국IBM과 은행간에 촉발된 SW 라이선스 사용료 갈등이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 등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SW 라이선스 사용료 갈등에 비해 더 큰 규모로 전 산업에 걸쳐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한진해운은 한국어도비로부터 사용 제품 수량을 실사하겠다는 공문을 받았다. 어도비 본사 기준에 따르면 한진해운 정도의 규모면 수백개의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데, 등록된 제품수가 너무 적다는 것이 이유이다.

정은조 한진해운 상무는 "더 이상 이런 문제로 피곤하지 않게 향후 클라이언트 SW에 대한 중앙집중화를 추진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도비나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로부터 SW 사용에 대한 실사를 하겠다고 공문을 받은 기업은 한진해운 외에도 상당수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SW업체의 지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해당 SW업체 관계자들은 모두 본사의 정책이라 지사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난해 국내 SW컴플라이언스팀을 구성해 본격적으로 고객의 SW 라이선스 사용 실태를 파악하고 있는 한국IBM이다. 한국IBM은 SW컴플라이언스 정책에 대해 지사 차원에서 일체 관여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크리스토퍼 바르 한국IBM SW그룹 전무는 "IBM은 고객들에게 SW 코드를 아무 제약 없이 복사해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있다"며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사용 중인 라이선스에 대해 주기적인 확인과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르 전무는 "라이선스에 대한 IBM의 주기적인 확인과 조정 권리는 모든 SW 계약에 명확히 포함돼 고객과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라며 "라이선스에 대한 확인과정은 고객의 환경과 상황 등을 고려해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잇따르는 SW 라이선스 문제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SW 구매절차를 더 투명하고 체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사용자들이 SW에 대해 제 값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풍토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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