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나로크 '게임한류' 이끈 원조
"새로운 환경서 신작개발 몰입중"
"새로운 환경서 신작개발 몰입중"
■ WEEKEND & 게임라이프
게임 마에스트로와 차 한잔
김학규 IMC게임즈 대표는 게임한류를 이끈 `원조'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가 제작한 `라그나로크'가 57개국에 서비스되며 한국 게임을 세계 각지에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게임의 상용화 직후 회사를 떠나 성공의 과실을 충분히 누리진 못했다. 후속작으로 만든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거장'이라는 그의 명성에 다소 빛이 바래기도 했다.
김학규 대표는 "라그나로크의 상용화를 마친 2002년 8월, 스스로 설립한 그라비티를 떠났던 것은 할 일을 다했다고 판단한데다, 개인적인 이유로 김정율 전 회장과 관계가 소원해졌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환경에서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술회했다.
"게임개발 인생 15년 중 최고의 성취는 역시 라그나로크였습니다. 내가 만든 게임이 선진시장 일본에서 큰 반응을 얻었고 해외 곳곳에서 인정받은 것은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물론 김 회장의 수완이 성공에 큰 힘이 된 것은 맞습니다. 15년간 있었던 일 중 가장 후회했던 것은 그라비티 지분을 너무 헐값에 팔았던 것입니다. 지금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좀 더 인내를 갖고 버텼을 겁니다."
김 대표는 그라비티의 주식을 팔기 위해 매수자를 찾던 중, 김영만 전 한빛소프트 회장을 만나 신사업을 함께 하기로 하고 투자를 받아 2003년 IMC게임즈를 설립,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제작에 돌입했다.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김남주 전 웹젠 대표의 `썬', 서민 넥슨 대표의 `제라'와 함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빅3'로 각광받았으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라그나로크와 전혀 다른 새로운 게임을 내어놓아야 한다는 강박이 컸던 것 같습니다. 이전에 몸담았던 회사의 지적 자산을 빼돌려 활용한다는 오해가 싫었기 때문이지요. 여러 새로운 시도를 담았으나 이용자들에게 편안하게 녹아들기에는 설익은 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김 대표는 해당 게임에 사람들간의 대결 구도, 경제적인 순환고리를 형성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고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2006년 연말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했다.
"게임 제작자는 자신이 만들어 둔 틀에서 사람들이 순응해서 즐기길 원한다는 점에서 권위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게임 이용자들은 그 시스템에서 상호작용하며 또 다른 가치를 추구합니다. 제작자의 권위가 `도그마'가 되어선 안된다는 것을 느꼈고 지금도 신작을 제작하면서 당시의 교훈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흑자 프로젝트로 돌아서며 회사는 안정을 찾았고 현재 IMC게임즈는 캐주얼 MMORPG `프로젝트R1'과 무협 MMORPG `프로젝트LD'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09년 여름부터 개발에 착수한 `프로젝트R1'은 2D 캐릭터가 3D공간에서 다채로운 액션과 모험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게임이다. 라그나로크를 연상케 하는 점이 있으며, 프로젝트LD보다 좀 더 일찍 공개될 전망이다. 프로젝트LD는 주요 게임 퍼블리셔들이 가장 주목하는 신작 중 하나로 꼽힌다.
김 대표는 "여건이 닿으면 이전에 제작했던 `악튜러스'와 같은 패키지 게임을 다시 한번 리메이크해서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권위를 버리고 이용자와 호흡해야 하는 온라인게임 프로듀서의 역할을 깨닫긴 했지만, 역시 그가 만든 틀로 이용자들을 인도하고 그 속에서 기쁨을 선사하는, 제작자의 `본능'이 살아있기 때문인 듯 하다. 그가 제작중인 신작들이 그의 명성이 과거완료, 현재완료가 아닌 미래진행형임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서정근기자 antilaw@
게임 마에스트로와 차 한잔
김학규 IMC게임즈 대표는 게임한류를 이끈 `원조'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가 제작한 `라그나로크'가 57개국에 서비스되며 한국 게임을 세계 각지에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게임의 상용화 직후 회사를 떠나 성공의 과실을 충분히 누리진 못했다. 후속작으로 만든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거장'이라는 그의 명성에 다소 빛이 바래기도 했다.
김학규 대표는 "라그나로크의 상용화를 마친 2002년 8월, 스스로 설립한 그라비티를 떠났던 것은 할 일을 다했다고 판단한데다, 개인적인 이유로 김정율 전 회장과 관계가 소원해졌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환경에서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술회했다.
"게임개발 인생 15년 중 최고의 성취는 역시 라그나로크였습니다. 내가 만든 게임이 선진시장 일본에서 큰 반응을 얻었고 해외 곳곳에서 인정받은 것은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물론 김 회장의 수완이 성공에 큰 힘이 된 것은 맞습니다. 15년간 있었던 일 중 가장 후회했던 것은 그라비티 지분을 너무 헐값에 팔았던 것입니다. 지금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좀 더 인내를 갖고 버텼을 겁니다."
김 대표는 그라비티의 주식을 팔기 위해 매수자를 찾던 중, 김영만 전 한빛소프트 회장을 만나 신사업을 함께 하기로 하고 투자를 받아 2003년 IMC게임즈를 설립,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제작에 돌입했다.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김남주 전 웹젠 대표의 `썬', 서민 넥슨 대표의 `제라'와 함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빅3'로 각광받았으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라그나로크와 전혀 다른 새로운 게임을 내어놓아야 한다는 강박이 컸던 것 같습니다. 이전에 몸담았던 회사의 지적 자산을 빼돌려 활용한다는 오해가 싫었기 때문이지요. 여러 새로운 시도를 담았으나 이용자들에게 편안하게 녹아들기에는 설익은 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김 대표는 해당 게임에 사람들간의 대결 구도, 경제적인 순환고리를 형성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고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2006년 연말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했다.
"게임 제작자는 자신이 만들어 둔 틀에서 사람들이 순응해서 즐기길 원한다는 점에서 권위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게임 이용자들은 그 시스템에서 상호작용하며 또 다른 가치를 추구합니다. 제작자의 권위가 `도그마'가 되어선 안된다는 것을 느꼈고 지금도 신작을 제작하면서 당시의 교훈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흑자 프로젝트로 돌아서며 회사는 안정을 찾았고 현재 IMC게임즈는 캐주얼 MMORPG `프로젝트R1'과 무협 MMORPG `프로젝트LD'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09년 여름부터 개발에 착수한 `프로젝트R1'은 2D 캐릭터가 3D공간에서 다채로운 액션과 모험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게임이다. 라그나로크를 연상케 하는 점이 있으며, 프로젝트LD보다 좀 더 일찍 공개될 전망이다. 프로젝트LD는 주요 게임 퍼블리셔들이 가장 주목하는 신작 중 하나로 꼽힌다.
김 대표는 "여건이 닿으면 이전에 제작했던 `악튜러스'와 같은 패키지 게임을 다시 한번 리메이크해서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권위를 버리고 이용자와 호흡해야 하는 온라인게임 프로듀서의 역할을 깨닫긴 했지만, 역시 그가 만든 틀로 이용자들을 인도하고 그 속에서 기쁨을 선사하는, 제작자의 `본능'이 살아있기 때문인 듯 하다. 그가 제작중인 신작들이 그의 명성이 과거완료, 현재완료가 아닌 미래진행형임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서정근기자 antila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