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홍범 KT 스마트그린개발단장
올 초 지식경제부 장관과 한국전력공사 및 5개 발전 자회사 대표 등은 전력 비상수급 대책회의를 열고, 겨울철 전력수요 급증에 대한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전력 최대 수요는 주로 여름철 냉방 부하 증가로 인해 발생했지만, 당시에는 겨울 한파로 난방 수요가 급증한 탓에 연일 전력 수요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6년 동안 유가가 2배 가까이 오른 것에 반해 전기 요금은 거의 오르지 않자 효율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난방을 보일러 대신 전기로 교체한 소비자들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경제의 발전과 전력 소비 기기의 보급 확산 등으로 전력 소비는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2008년 정부는 2020년의 전체 전력 사용량을 2006년 대비 35% 증가한 471,706GWh로, 최대 전력 수요는 27% 증가한 7,530만kW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미 지난 겨울 최대 수요가 6,896만kW를 기록해 당초의 전망 수준인 6500만kW를 크게 웃돌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그 증가 추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전력 소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발전소를 건설해야 하는데, 이에 따르는 시간과 비용은 매우 크다. 통상 1기의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최소 2년에서 최대 10년이 걸리며, 투자비 역시 4000억에서 많게는 1조 5000억 이상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반면, 건설 부지의 제한 및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인해 새로운 발전소를 건설하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탄소 배출량 규제와 신재생에너지 사용 의무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전력 소비 증가에 따른 지속적인 시설 투자와 탄소 배출의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력의 공급 측면뿐만이 아니라 효율적인 소비 유도를 통한 수요의 조절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스마트그리드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이러한 환경 변화 때문이다. 스마트그리드는 기존의 전력망(그리드)에 지능(스마트)을 도입함으로써 전력망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생산에서 거래, 전송, 분배, 그리고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력 서비스의 전 가치 사슬 상에 정보기술(IT)이 도입되면, 자원 이용에 대한 현황 정보가 정확히 파악되고 우선 순위가 높은 부분에 전력 사용을 할당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전력 자원 이용의 최적화가 가능하다. 특히, 전력 사용 현황에 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소비자에게 제공되면 시장 상황에 따라 적절한 신호를 통해 전력 수요가 반응하게 함으로써 최대 수요를 제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연중 최대 수요에 맞춰 발전 시설을 건설할 수밖에 없는 전력 서비스의 특성을 고려할 때, 막대한 인프라 투자비용과 탄소 배출 관리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전력 시장에 IT 기술이 융합됨으로써 전력 소비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이용 가능하게 되는 경우의 혜택은 마치 인터넷을 통해 각종 상거래와 상품에 대한 정보가 원활히 공유될 때 소비자의 선택이 보다 합리적으로 이뤄지는 것과 같다. 전력시장 상황에 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제공됨으로써 소비자는 어느 시점에 `전기`라는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지 비교하여 구매를 선택할 수 있다. 실시간 요금(Real-time Pricing: RTP)에 기반한 전기요금 정보 제공이 이러한 `비교 쇼핑'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스마트미터를 통해 소비자는 가정 또는 건물 내에서 사용하는 전기 설비의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어떤 장치를 앞으로 개선해야 할지 판단하는 것도 가능하다. 고효율 전기 기기에 대한 안내와 분산전원 시설의 이용 가능 시간 등 전력 판매 사업자가 제공하는 유익한 전력 컨설팅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특히, 여름철 냉방 부하나 겨울철 난방 부하로 인해 전력 수요가 높아지는 시점에 전력 판매 사업자가 미리 계약한 약정에 따라 원격에서 자동으로 냉난방 기기의 전력 소비를 제어하는 것과 같은 수요반응(Demand Response)을 통해 최대 수요의 증가를 억제할 수 있으며, 이러한 수요반응을 통해 고가의 발전시설에 대한 투자 부담을 회피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그리드를 통한 전력-IT 융합은 전력망의 운영에도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력망 고장 감시, 원격 모니터링 및 제어 등 전력망의 운영이 자동화될 뿐만 아니라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의 분산전원 설비의 효과적인 연계가 가능하며, 소비자 역내에 전력 저장 장치 등이 보급될 경우, 전력망의 수급 상황에 따라 지능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한편, 스마트그리드 기술은 IT 강국인 우리나라에는 또 하나의 성장 기회이기도 하다. 배전자동화시스템(DAS), 송변전자동화시스템(SCADA), 원격자동검침 및 원격제어시스템(AMR/AMI) 등 전력-IT 융합 솔루션과 스마트미터 디스플레이(In-Home Display), 스마트 박스, 스마트 홈게이트웨이, 홈/빌딩 에너지관리시스템(HEMS/BEMS) 등 소비자의 전력 효율화 관련 신규 장비에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국내 IT 기술이 융합된다면,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1879년 에디슨이 전기를 발명한 이래 전력 산업은 20세기의 산업과 문명 전반을 이끌어 왔다. 전력 에너지는 모든 공장의 불빛을 밝혀 왔으며, 전자 산업에 이어 20세기 후반 정보화 및 인터넷 혁명을 일어나는데도 근간이 되어 왔다. 이와 같은 산업과 생활의 핵심 인프라로서 역할을 수행해 온 전력 산업은 21세기 녹색 시대와 더불어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를 맞고 있다. 20세기 말 모든 산업의 지형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킨 인터넷 혁명이 녹색 시대, 전력의 모습을 바꾸는데 또 다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토머스 프리드먼이 그의 책 `코드 그린'에서 에너지 인터넷으로 명명한 혁명이 그것이다. 저장된 전기를 되팔아 재활용하는 전기자동차, 시장 가격에 따라 자동으로 출력을 조정하는 가전제품, 청정 전력원 이용 요금제, 자동으로 연계되는 분산 발전 및 저장장치 등 그가 그리고 있는 에너지 기후 시대의 모습은 전기와 IT가 만나서 이루는 새로운 미래의 모습이다. 이러한 미래를 가능하게 하는 융합의 시작점에 전력 산업계와 IT 산업계가 함께 서 있다. 관련 사업자와 정부 모두 `스마트'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경제의 발전과 전력 소비 기기의 보급 확산 등으로 전력 소비는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2008년 정부는 2020년의 전체 전력 사용량을 2006년 대비 35% 증가한 471,706GWh로, 최대 전력 수요는 27% 증가한 7,530만kW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미 지난 겨울 최대 수요가 6,896만kW를 기록해 당초의 전망 수준인 6500만kW를 크게 웃돌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그 증가 추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전력 소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발전소를 건설해야 하는데, 이에 따르는 시간과 비용은 매우 크다. 통상 1기의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최소 2년에서 최대 10년이 걸리며, 투자비 역시 4000억에서 많게는 1조 5000억 이상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반면, 건설 부지의 제한 및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인해 새로운 발전소를 건설하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탄소 배출량 규제와 신재생에너지 사용 의무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전력 소비 증가에 따른 지속적인 시설 투자와 탄소 배출의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력의 공급 측면뿐만이 아니라 효율적인 소비 유도를 통한 수요의 조절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스마트그리드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이러한 환경 변화 때문이다. 스마트그리드는 기존의 전력망(그리드)에 지능(스마트)을 도입함으로써 전력망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생산에서 거래, 전송, 분배, 그리고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력 서비스의 전 가치 사슬 상에 정보기술(IT)이 도입되면, 자원 이용에 대한 현황 정보가 정확히 파악되고 우선 순위가 높은 부분에 전력 사용을 할당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전력 자원 이용의 최적화가 가능하다. 특히, 전력 사용 현황에 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소비자에게 제공되면 시장 상황에 따라 적절한 신호를 통해 전력 수요가 반응하게 함으로써 최대 수요를 제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연중 최대 수요에 맞춰 발전 시설을 건설할 수밖에 없는 전력 서비스의 특성을 고려할 때, 막대한 인프라 투자비용과 탄소 배출 관리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전력 시장에 IT 기술이 융합됨으로써 전력 소비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이용 가능하게 되는 경우의 혜택은 마치 인터넷을 통해 각종 상거래와 상품에 대한 정보가 원활히 공유될 때 소비자의 선택이 보다 합리적으로 이뤄지는 것과 같다. 전력시장 상황에 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제공됨으로써 소비자는 어느 시점에 `전기`라는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지 비교하여 구매를 선택할 수 있다. 실시간 요금(Real-time Pricing: RTP)에 기반한 전기요금 정보 제공이 이러한 `비교 쇼핑'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스마트미터를 통해 소비자는 가정 또는 건물 내에서 사용하는 전기 설비의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어떤 장치를 앞으로 개선해야 할지 판단하는 것도 가능하다. 고효율 전기 기기에 대한 안내와 분산전원 시설의 이용 가능 시간 등 전력 판매 사업자가 제공하는 유익한 전력 컨설팅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특히, 여름철 냉방 부하나 겨울철 난방 부하로 인해 전력 수요가 높아지는 시점에 전력 판매 사업자가 미리 계약한 약정에 따라 원격에서 자동으로 냉난방 기기의 전력 소비를 제어하는 것과 같은 수요반응(Demand Response)을 통해 최대 수요의 증가를 억제할 수 있으며, 이러한 수요반응을 통해 고가의 발전시설에 대한 투자 부담을 회피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그리드를 통한 전력-IT 융합은 전력망의 운영에도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력망 고장 감시, 원격 모니터링 및 제어 등 전력망의 운영이 자동화될 뿐만 아니라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의 분산전원 설비의 효과적인 연계가 가능하며, 소비자 역내에 전력 저장 장치 등이 보급될 경우, 전력망의 수급 상황에 따라 지능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한편, 스마트그리드 기술은 IT 강국인 우리나라에는 또 하나의 성장 기회이기도 하다. 배전자동화시스템(DAS), 송변전자동화시스템(SCADA), 원격자동검침 및 원격제어시스템(AMR/AMI) 등 전력-IT 융합 솔루션과 스마트미터 디스플레이(In-Home Display), 스마트 박스, 스마트 홈게이트웨이, 홈/빌딩 에너지관리시스템(HEMS/BEMS) 등 소비자의 전력 효율화 관련 신규 장비에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국내 IT 기술이 융합된다면,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1879년 에디슨이 전기를 발명한 이래 전력 산업은 20세기의 산업과 문명 전반을 이끌어 왔다. 전력 에너지는 모든 공장의 불빛을 밝혀 왔으며, 전자 산업에 이어 20세기 후반 정보화 및 인터넷 혁명을 일어나는데도 근간이 되어 왔다. 이와 같은 산업과 생활의 핵심 인프라로서 역할을 수행해 온 전력 산업은 21세기 녹색 시대와 더불어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를 맞고 있다. 20세기 말 모든 산업의 지형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킨 인터넷 혁명이 녹색 시대, 전력의 모습을 바꾸는데 또 다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토머스 프리드먼이 그의 책 `코드 그린'에서 에너지 인터넷으로 명명한 혁명이 그것이다. 저장된 전기를 되팔아 재활용하는 전기자동차, 시장 가격에 따라 자동으로 출력을 조정하는 가전제품, 청정 전력원 이용 요금제, 자동으로 연계되는 분산 발전 및 저장장치 등 그가 그리고 있는 에너지 기후 시대의 모습은 전기와 IT가 만나서 이루는 새로운 미래의 모습이다. 이러한 미래를 가능하게 하는 융합의 시작점에 전력 산업계와 IT 산업계가 함께 서 있다. 관련 사업자와 정부 모두 `스마트'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