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사는 워킹맘은 쉴 틈이 없다. 오죽하면 아침에는 회사에 일하러 나오고 저녁에는 집으로 일하러 간다고 할까. 회사 일 처리만으로도 머리가 복잡한 데,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는 다시 갖가지 집안 일로 어지럽다.
이처럼 바쁜 일상에서 인터넷이 그나마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아파트 관리비나 가스요금 같은 것을 인터넷 뱅킹으로 처리하는 것은 물론 철마다 필요한 아이들 옷이나 식료품이나 학용품도 인터넷에서 구입할 수 있다. 아마 워킹맘 치고 단골 쇼핑몰과 은행 서너 개쯤 즐겨찾기에 등록해놓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얼마 전 휴대전화에 낮선 번호가 떴다. 막내 학교의 반대표 엄마로, 공동구매 대금 입금이 안됐다며 송금을 부탁하는 전화였다. 오라는 것도 아니고 돈 보내라는 일이니 바로 보내겠다고 흔쾌히 말하고 나서 시계를 보니 회의시간이 코앞이다. 빨리 처리하자고 거래 은행에 들어간 것까지는 좋았는데, 아뿔싸 은행용 공인인증서가 없다. 항상 가방에 넣어 다녔는데 그날 따라 다른 가방을 들고 온 것.
할 수 없이 증권용 공인인증을 꺼내들고 평소에 잘 이용하지 않는 증권사 사이트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웬 일, 왜 이렇게 설치할 것이 많은지, 돈 3만원 보내려고 이 고생을 해야 하나. 울며 겨자 먹기로 하라는 대로 다 설치했건만 이젠 자꾸 브라우저가 다운된다. 아까 열어놓은 은행의 보안 프로그램과 뭔가 충돌이 나는 모양. 회의 시간을 가리키는 시계바늘은 시간을 넘어 달리고 내 이마에는 식은땀이 난다.
아! 참을 수 없는 공인인증, 보안 프로그램의 무거움이여.
공인인증서의 의무화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30만원 미만의 물건을 구입하거나 전자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스마트폰 확산으로 촉발된 공인인증 사용 찬반 논의는 일단락 됐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일반 PC에서 공인인증을 사용하는 문제로까지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공인인증서 사용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공인인증서가 기밀성, 무결성과 부인방지 기능을 함께 갖는 우수한 보안 수단으로 이미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정착된 제도라는 점에 무게를 싣는다. 또 반대하는 쪽은 공인인증이 액티브X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웹접근성 준수라는 추세에 맞지 않고 새로운 디바이스나 기술을 신속하게 수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양 쪽 모두 일리가 있는 말이다.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확산되는 추세에는 공인인증 무용론이 힘을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당장 대형 금융사고라도 나면 당장 은행과 정부의 책임론이 거세질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도 어려운 실정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공인인증서나 보안프로그램의 적용이 이용자의 인터넷 활용을 제약하는 정도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굳이 웹 접근성이니 웹 표준이니 하는 거창한 명분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미 사용자들이 내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은 금융당국이나 정책담당자들이 귀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특히 인터넷이나 정보기기 활용이 많고 이에 대한 지식이 높은 사람일수록 그렇다.
도둑으로부터 내 재산을 지키는 보안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대문 입구까지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제부터라도 이용자를 활용 능력 면에서 세분화하거나 이용 금액 면에서 세분화하는 등 수준별로 적절한 보안 정보와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손쉽게 인터넷의 혜택을 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안전하고 활용성 높은 인터넷 환경의 구현은 인터넷강국을 위해 우리가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바쁜 일상에서 인터넷이 그나마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아파트 관리비나 가스요금 같은 것을 인터넷 뱅킹으로 처리하는 것은 물론 철마다 필요한 아이들 옷이나 식료품이나 학용품도 인터넷에서 구입할 수 있다. 아마 워킹맘 치고 단골 쇼핑몰과 은행 서너 개쯤 즐겨찾기에 등록해놓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얼마 전 휴대전화에 낮선 번호가 떴다. 막내 학교의 반대표 엄마로, 공동구매 대금 입금이 안됐다며 송금을 부탁하는 전화였다. 오라는 것도 아니고 돈 보내라는 일이니 바로 보내겠다고 흔쾌히 말하고 나서 시계를 보니 회의시간이 코앞이다. 빨리 처리하자고 거래 은행에 들어간 것까지는 좋았는데, 아뿔싸 은행용 공인인증서가 없다. 항상 가방에 넣어 다녔는데 그날 따라 다른 가방을 들고 온 것.
할 수 없이 증권용 공인인증을 꺼내들고 평소에 잘 이용하지 않는 증권사 사이트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웬 일, 왜 이렇게 설치할 것이 많은지, 돈 3만원 보내려고 이 고생을 해야 하나. 울며 겨자 먹기로 하라는 대로 다 설치했건만 이젠 자꾸 브라우저가 다운된다. 아까 열어놓은 은행의 보안 프로그램과 뭔가 충돌이 나는 모양. 회의 시간을 가리키는 시계바늘은 시간을 넘어 달리고 내 이마에는 식은땀이 난다.
아! 참을 수 없는 공인인증, 보안 프로그램의 무거움이여.
공인인증서의 의무화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30만원 미만의 물건을 구입하거나 전자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스마트폰 확산으로 촉발된 공인인증 사용 찬반 논의는 일단락 됐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일반 PC에서 공인인증을 사용하는 문제로까지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공인인증서 사용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공인인증서가 기밀성, 무결성과 부인방지 기능을 함께 갖는 우수한 보안 수단으로 이미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정착된 제도라는 점에 무게를 싣는다. 또 반대하는 쪽은 공인인증이 액티브X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웹접근성 준수라는 추세에 맞지 않고 새로운 디바이스나 기술을 신속하게 수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양 쪽 모두 일리가 있는 말이다.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확산되는 추세에는 공인인증 무용론이 힘을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당장 대형 금융사고라도 나면 당장 은행과 정부의 책임론이 거세질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도 어려운 실정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공인인증서나 보안프로그램의 적용이 이용자의 인터넷 활용을 제약하는 정도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굳이 웹 접근성이니 웹 표준이니 하는 거창한 명분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미 사용자들이 내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은 금융당국이나 정책담당자들이 귀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특히 인터넷이나 정보기기 활용이 많고 이에 대한 지식이 높은 사람일수록 그렇다.
도둑으로부터 내 재산을 지키는 보안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대문 입구까지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제부터라도 이용자를 활용 능력 면에서 세분화하거나 이용 금액 면에서 세분화하는 등 수준별로 적절한 보안 정보와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손쉽게 인터넷의 혜택을 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안전하고 활용성 높은 인터넷 환경의 구현은 인터넷강국을 위해 우리가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