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뿐인 스마트폰 OS 업그레이드

쇼옴니아 등 잇단 연기… "판매 급급 사후지원 소홀" 소비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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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가 스마트폰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약속대로 지키지 않아 사용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판매에만 급급하고 사후지원에 소홀하다는 게 주된 지적이지만, 업그레이드는 무조건 무료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KT를 통해 판매 중인 스마트폰 `쇼옴니아'의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가 또다시 연기됐다. 당초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윈도모바일 6.1 운영체제를 탑재한 T옴니아2와 쇼옴니아를 출시하면서 연말까지 이동통신사와의 협의를 거쳐 6.5 버전으로의 업그레이드를 약속했다.

하지만 당초 약속과 달리 삼성전자와 KT는 업그레이드 일정을 올 3월로 바꿨다. 이어 T옴니아2에만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고 쇼옴니아는 다시 이번 달로 업그레이드 일정을 연기했다. 삼성전자는 쇼옴니아 고객들의 불만을 감안, 업그레이드를 서두르고 있지만 이 작업이 이동통신사와 공동으로 진행해야하는 부분이 많아 여의치 않다고 밝히고 있다.

노키아도 사용자들의 지적에 따라 `5800 익스프레스뮤직'의 펌웨어 업데이트를 올 3월 중으로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스마트폰은 PC와 마찬가지로 운영체제가 핵심으로, 애플리케이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운영체제의 업그레이드가 필수다. 소비자들이 업그레이드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제조ㆍ서비스업체에 불만을 토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일반 PC와 달리 이동통신사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전화통화 등과 관련된 최적화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휴대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와의 협력이 절실하다. 운영체제 업그레이드에 시간과 절차가 많이 소요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통상 스마트폰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는 해당 제품을 개발했던 인력이 다시 담당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기간과 인력을 100으로 잡았을 때 60∼70% 가량이 운영체제 업그레이드에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는 국내 휴대폰 제조사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휴대폰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는 전담 인력이 상주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모델을 개발했던 인력이 전적으로 담당한다"며 "해당 인력이 신제품 개발이라도 담당하고 있다면 업무가 두 배로 늘어나 작업이 더디게 진척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외 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된 북미와 유럽에서는 대다수 사용자가 스마트폰 사용법에 익숙해 이동통신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각각의 스마트폰에 맞는 업그레이드를 제공한다. 또 애플도 새 아이폰 운영체제가 나올 때마다 사용자들이 스스로 업그레이드를 하도록 지원한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이 지나치게 최신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과 업그레이드는 무조건 무료라는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인 개화기에 접어들면서 향후 업그레이드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당장 이 달 중으로 SK텔레콤과 모토로라가 `모토로이'에 대해 안드로이드 2.1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제공할 방침이고, KT와 LG전자도 `안드로원'의 안드로이드 1.6 업그레이드를 준비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조건 최신 제품을 선호하는 국내 시장의 특수성이 반영된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마케팅에 급급해 성급하게 업그레이드를 약속한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향후 부분 유료 업그레이드 등의 정책을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z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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